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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시정연설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시정연설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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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을 임명 강행했다. 야당들은 두 사람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윤 대통령은 예견했던 인사권을 행사했다. 국회를 찾아 야당에 '협치'를 부탁한 지 하루 만이다.

이로써 장관 18명 가운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제외한 16명이 새 정부 국무위원으로 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야당과 소통, 협치를 내팽개쳤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0일 예정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 총리 인준안이 부결된다면 여야 사이에 '강대강' 냉각 전선은 불가피하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민생과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답답한 형국이다.

역대 보수정권보다 후퇴한 인사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윤석열 정부 첫 인사를 짚어볼 때가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신함'도 '감동'도 없다. 대통령 측은 능력과 전문성을 우선했다고 하지만 국민들 눈에는 과거로 회귀다.

욕하면서 배운다고 했던가. 문재인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들이기에 이건 또 뭔가 싶다.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한 건 새로움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정부 지향점을 보여주는 첫 인사부터 고리타분하다. 획일적이며, 관료적이다. 뭉뚱그려 말하자면 '꼰대 정부'와 같다. 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서육남)이 장악한 1기 내각에서는 역동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역대 보수정권보다 후퇴한 게 아닌가 여겨진다. 
 
지역과 출신, 성향, 학벌이 비슷한 이들끼리 운영하는 조직은 경쟁력이 있을까.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니올시다'다. 동종교배가 이종교배보다 취약하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동종교배로 인한 결과는 열성이다. 내각과 대통령실 면면을 들여다보면 동종교배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육남'도 문제지만 검찰 출신 전진 배치와 심각한 성비 불균형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검찰 출신 인사는 유독 두드러진다. '검찰공화국'이 저잣거리 정치 언어에 그치길 바랐지만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부터 법무부장관과 차관, 법제처장, 공직기강비서관, 법률비서관, 인사비서관, 총무비서관까지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기에 믿을 수 있고 일사불란하다는 이점은 인정한다. 그런데 '에코쳄버(반향실)'에 갇히기 딱 좋은 형국이다. 반향실 안에서는 크로스체크가 어렵다. 반대 목소리도 기대할 수 없다. 게이트키핑 없이 비슷한 생각을 지닌 이들끼리 결정한 정책이 국민들 삶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면 섬찟하다. 선한 의지가 선한 결과로 이어진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더 많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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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은 어디에

문재인 정부 실책은 좋은 반면교사다. 소득주도 성장, 비정규직 정규직화, 탈원전, 부동산 정책, 임대차 3법은 취지와 달리 심각한 왜곡을 가져왔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이들끼리 결정한 정책을 필터링하지 않은 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인사에서 다양성은 생명이다. 새 정부 첫 인사는 다양성 측면에서 실패했다. 우리와 달리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내각을 구성하는 나라는 많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이끄는 내각은 '페미니스트 내각'으로 불린다. 장관 24명 중 15명이 여성(60%)이다. 30대 장관도 7명으로 내각 평균 나이는 49세다. 칠레는 2006년부터 세계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꾸렸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또한 '동수 내각'이다. 여성이 외무, 외교, 국방장관을 맡았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이후 지난해 3기 정부까지 연속으로 동수 내각을 구성했다. 장애인, 무슬림, 동성애자까지 포진한 '무지개 내각'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윤석열 정부 내각 평균 연령은 60.6세다. 약속했던 30대 장관은 없고, 여성은 단 3명, 대부분 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이다. 최연소 장관이라는 한동훈도 49세다. 이런 내각에서 참신한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또 크로스체크는 제대로 될지 의문은 꼬리를 문다.

밀고 나가는 '경로의존성' 참사는 없길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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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정하면 밀고 나가는 '경로의존성'과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확증편향'이 우려된다. 1986년 1월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는 '경로의존성'이 갖는 문제점을 드러낸 사례다. 발사 73초 만에 공중 폭발해 비행사 7명이 전원 사망한 이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기술진은 O링이 냉각되면 연료가 유출돼 폭발 위험이 있다며 발사 연기를 주장했지만 경로의존성에 사로잡힌 나머지 묵살됐다. 결과는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
 
맥킨지는 2020년 '다양성 승리'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5개국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경영진의 성별 다양성 수준이 높은(상위 25%) 기업들이 낮은(하위 25%) 기업들보다 평균 이상 수익을 낼 가능성이 무려 25%나 높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 2018년 연구 결과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종과 성별 등 다양성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혁신적이며 수익도 19%나 높았다. 다양성은 조직을 건강하게 하는 핵심 요건이자 경쟁력마저 좌우한다. 어차피 꾸린 내각이니 운영이라도 파격적이며 역동적이길 기대한다. 부디 챌린저호와 같은 참사는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임병식씨는 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전 국회 부대변인)입니다. 이 글은 한스경제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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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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