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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마을 모래톱이 온통 검은 녹조 사체로 뒤덮혔다. 영주댐 준공이후 일어난 변화의 하나다. 이전에도 녹조 사체는 보였으나 부분적으로 조금 보이는데 비해 이렇게 강 전체를 뒤덮듯이 퍼지는 것은 영주댐 이후 일어나는 큰 변화 중의  하나다.
▲ 무섬마을의 수난 무성마을 모래톱이 온통 검은 녹조 사체로 뒤덮혔다. 영주댐 준공이후 일어난 변화의 하나다. 이전에도 녹조 사체는 보였으나 부분적으로 조금 보이는데 비해 이렇게 강 전체를 뒤덮듯이 퍼지는 것은 영주댐 이후 일어나는 큰 변화 중의 하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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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진행된 대구환경운동연합 내성천 생태기행엔 단체 회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사)세상과함께 환경위원회의 김강민 운영위원이다.

(사)세상과함께는 생명의 소중함을 기본정신으로 활동하며 어려움에 처한 국내외 아이들과 이웃을 돕고 생태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사단법인이다. 현장 활동가를 지원하는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을 3회째 운영하고 있으며, 삼보일배와 오체투지 정신을 기리고 알리고자 현재 백서를 제작 중이다. 

내성천을 직접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김강민 운영위원은 영주댐으로 인해 내성천에서 벌어지는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힘을 보태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김 위원은 최근 기자에서 그간 내성천에서 벌어진 여러 문제와 내성천 회생 방안에 대한 질문을 보내왔다. 그 질문과 답변을 통해 내성천과 영주댐의 현재 상황과 문제점, 모래 강 내성천을 되살려내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곧 닥칠 영주댐 준공, 어떻게 할 것인가?
 
아름답던 모래톱이 풀과 나무와 같은 식생으로 점점 뒤엎이고 있다. 급기야 회룡포 앞 모래톱까지 번졌으나 예전군에서 수목제거사업을 정기적으로 벌이는덕분에 저 모습이라도 유지하고 있다.
 아름답던 모래톱이 풀과 나무와 같은 식생으로 점점 뒤엎이고 있다. 급기야 회룡포 앞 모래톱까지 번졌으나 예전군에서 수목제거사업을 정기적으로 벌이는덕분에 저 모습이라도 유지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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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 하류의 3/4가 예천군에 있고 회룡포, 선몽대 등의 국가명승지가 손상되고 있는데 예천군민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영주댐 방류 반대 시위 때문에 방류를 못했는데, 영주댐 방류와 내성천 보존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여론으로 커지지는 않았는가?
"지난해에 안도현 시인이 중심이 되어 영주댐 방류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적이 있지만, 청원 수가 미미해서인지 그 이후로 이렇다 할 활동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른 쪽(방류 반대)의 구체적 활동 또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반대 여론이라 할 만한 활동은 아직 일어나고 있지 않다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 국립생태원의 '내성천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 보고서'가 습지 등급을 높게 매긴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과 모래가 예년처럼 흘러내리지 않아서 모래 위에 식생들이 들어와 자라는 것인데, 그것을 보고 습지 등급을 매기는 자체가 난센스다. 내성천은 모래강의 고유성으로 평가를 해야지 습지 등급으로 평가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환경부도 이런 사항들을 모르지 않을 텐데 습지 등급 운운하는 건 내성천의 생태 악화 상황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영주댐에 물이 차 있다. 만수위의 30% 정도 물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댐법에는 댐사업의 완전한 준공 전에는 물을 채우지 못하게 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주댐 전체 사업은 준공을 못하고 있다.
 영주댐에 물이 차 있다. 만수위의 30% 정도 물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댐법에는 댐사업의 완전한 준공 전에는 물을 채우지 못하게 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주댐 전체 사업은 준공을 못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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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 준공을 막을 수 있는 방법, 혹은 준공 이후에 계획이 어떻게 되나?
"준공 전에 담수한 물을 빼도록 만들어야 한다. 댐법에는 준공 전에 물을 채우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영주지역 주민들의 요구 때문에 시험담수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채우는 것은 불법이므로 이 점을 문제 삼을 것이다. 기자회견과 고발 등의 수단을 통해서라도 담수를 중단케 하고 물을 뺀 상태에서 영주댐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려 한다. 그런 한편 주민들을 만나 내성천 국립공원화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내성천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려 한다."

- 영주댐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물이 샌다, 균열이 몇백 군데 생겼다, 댐이 기울었다, 연암지역에 지어졌기 때문에 댐이 무너질 것이다, 주로 이런 문제제기인데 현실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은 상황이라도 본다. 낙동강 보도 준공 전에 누수 현상을 보였고 당시 그것을 강하게 문제제기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보수공사를 통해서 간단히 해결해버렸다. 보는 보 설계기준에 의해서 모래 위에 댐보다 더 허술하게 지어졌으나 우리의 기대와 달리 16개 보 중 어느 하나 무너진 것이 없다.

하물며 더 오랜 기간 댐 설계기준에 의해서 암반 위에 지어진 영주댐의 경우, 일부 하자가 있다 하더라고 낙동강 보에서 보았듯이 보수공사를 통해 하자를 없애면 그만이기 때문에 댐 붕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따라서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 물을 채우자는 주장은 자칫 영주댐 완공의 길을 더욱 도울 뿐이라 생각한다."

홍수조절용 댐 대신에 내성천 국립공원을 대안으로 
 
영주댐의 모습. 2002년 5월 현재 만 수위의 30%까지 물이 채워져 있다.
 영주댐의 모습. 2002년 5월 현재 만 수위의 30%까지 물이 채워져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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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생태기행에서 김종원 박사님(계명대 전 교수)은 댐을 그대로 두더라도 완전히 개방해서 모래와 물이 그대로 흐를 수 있도록 두면 된다고 했는데, 4대강을 반대하는 교수 중에서도 영주댐을 두고 내성천도 살리는 방식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홍수조절용 댐으로 이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나 본데, 이건 김종원 교수가 이야기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성천은 사실상 홍수가 일어나야 모래강의 고유성을 되찾을 수 있는데(상류의 모래가 하류로 세차게 흘러 내려갈 수 있으므로) 댐으로 홍수를 막아버리면 지금과 같은 내성천을 받아들이자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니 홍수조절용 댐은 내성천의 회생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절대로 대안이 될 수가 없다. 댐을 그대로 두더라도 수문을 완전히 열어서 물과 모래가 유통하도록 만들어주는 방식은 하나의 대안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영주댐의 흑역사를 알리는 교육용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2017년 여름 당시의 모습이다. 영주댐에 물을 채우면 매년 여름마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라는 영주댐의 목적은 절대 달성될 수가 없다.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 2017년 여름 당시의 모습이다. 영주댐에 물을 채우면 매년 여름마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라는 영주댐의 목적은 절대 달성될 수가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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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도 녹조가 극심한데, 녹조 독성에 대해서 최근 경남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와 관련 다른 단체나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나? 녹조에 관해 좀 더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경남지역에서는 아주 모범적으로 싸움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경남교육감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교육청 차원에서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상황인 것 같다. 경남에 이어 대구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대위(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지역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서 싸워나가고 있다. 주로 대구교육청과 대구시를 상대로 기자회견과 항의 방문 등을 하며 여론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향후 각 단위별 성명서 발표, 대시민 캠페인, 낙동강 주변 농산물 불매운동 등을 통한 여론전을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영주댐에서도 양수장을 가동하여 영주댐 물로 농사짓는 지역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곳 또한 녹조 독소 농상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심각한 문제를 영주지역에도 알려나가려 한다."

- 내성천과 주민 화합의 장을 제공하겠단 목표로 영주시장이 내세운 국가백년정원 공약이 한참 상류에 있는 영주댐 처리에 영향을 미칠까?
"내성천 국립공원화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인위적인 정원이 들어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다. 내성천을 가급적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가는 과정이 내성천의 미래에 의미가 있고, 그것을 통한 국립공원화가 내성천의 '오래된 미래'가 되리라 생각된다."
 
전형적인 모래강의 독특한 특징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낵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국가에서 보호하도록 하자는 것이 내성천을 사랑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영주댐체 준공 전인 2013년 10월의 내성천 모습.
 전형적인 모래강의 독특한 특징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낵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국가에서 보호하도록 하자는 것이 내성천을 사랑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영주댐체 준공 전인 2013년 10월의 내성천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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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해체하고 내성천을 살리는 길

- 영주댐으로 수몰된 지역의 주민들이 지금 영주댐을 지키자는 입장인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자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성천 국립공원화라는 우리 대안도 설명해주면서 접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 분들 대다수가 이미 내성천은 죽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영주댐이 사라지고 혹은 수문이 완전 개방된 상태로 큰물이 몇 번 지나가면 내성천이 이전 모습에 가깝게 돌아오리라는 김종원 교수님의 견해를 적극 소개하면서 그들을 설득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타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서 추가로 해주시고 싶은 말씀 부탁한다. 
"대구에서는 '내성천 Before After展'을 기획하고 있다. 6월 24일~26일까지 3일간 전시를 하려고 한다. 이런 기획 등을 통해 내성천의 가치를 알려나가는 작업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시회에 주민들(특히 수몰지 주민들)도 초대해서 내성천의 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내성천 국립공원화에 대한 여론을 더욱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몰지 주민들의 여론이 중요하리라 여겨진다. 그들을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성천 영주댐 공사 전후 비교 사진. 저 아름답던 내성천이  영주댐으로 인해 아래와 같이 망가졌다.
 내성천 영주댐 공사 전후 비교 사진. 저 아름답던 내성천이 영주댐으로 인해 아래와 같이 망가졌다.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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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053-426-3557)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낙동강과 내성천을 오가며 낙동강 내성천 회생의 길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내성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질의 응답 형식을 통해 풀어봅니다.


태그:#내성천, #영주댐, #내성천 국립공원, #홍수조절용 댐 , #김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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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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