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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제공
▲ 수원시 탄소중립그린도시 홍보자료 수원시 제공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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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400억 원 투입.

올해 초 환경부의 큼지막한 공모사업이 떴다. 탄소중립 그린도시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되면 국비 65%를 포함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만큼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경기도만 해도 31개 시군 가운데 10곳이 신청했다. 경기도는 그 중 2곳을 추천해 올렸고 전국적으로 지역 예선을 통과한 24개 지자체가 서류를 접수시켰다. 환경부는 서류심사를 통해 그 중 8곳만 남겼고 마침내 최종 PPT 발표 경쟁이 시작됐다. 수원시 김영희 기후변화정책팀장은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중립 도시는 어느 개별 사업 하나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일상의 혁신들이 조화롭게 통합되어야 성공합니다. 시민 참여가 관건이고요. 저희는 고색동 주민의 일상을 이런 식으로 바꿔나가겠습니다."

그들이 제출한 계획의 일단은 이러했다.

밤 9시, 주민들이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수거된 음식물은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퇴비로 만들어진다. 폐수가 중요한데, 전기분해를 거쳐 그린수소로 만들면 수소 전기차 100대를 가동시키는 연료가 된다.

다음날 아침 7시,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에도 시민들은 기후변화적응 정류장에서 수소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출근한다.

8시, 아이들은 도심 숲길이 조성된 기후안전 통학로를 따라 학교를 간다.

9시, 태양광으로 가동되는 행정타운과 산업단지에서 업무가 시작되고

10시, 업무보고는 종이를 쓰지 않는 탄소중립 행정시스템으로 이뤄진다.

12시 점심시간, 근처에 전기차 충전이 되는 맛집이 어디인지 수원시 탄소중립 라이프 앱을 통해 검색하며 탄소포인트도 적립하고,

오후 2시, 저장된 빗물을 도로에 뿌려 폭염을 식히는 쿨링시스템이 가동된다.

고색동에서 시작되고 있는 수원의 실험

이렇게 도시의 일상을 바꾸려는 수원의 실험이 고색동에서 시작되고 있다. 지난 4월27일 환경부는 수원시와 충주시를 '탄소중립 그린도시' 대상지로 선정했다. 수원시 고색동에는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국비 240억 원과 도비 48억 원, 시비 112억 원 등 총 4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환의 미래가 준비되고 있을까?

지난 11일, 총괄 책임을 맡은 유문종 수원시 제2부시장을 수원시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문종 수원시 제2부시장
 유문종 수원시 제2부시장
ⓒ 노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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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합이 치열했다. 선정 비결은?

"정말 치열했다. 경기도에서만 10곳이 지원했는데 부시장인 나도 직접 경기도에 가서 발표에 임했다. 이러니 과열을 우려한 환경부에서는 아예 실무선 3인만 발표에 참여할 수 있게 못 박았다. 우리 실무진들이 고생 많았다. 두 달 밖에 안되는 빠듯한 준비일정 속에서 무려 7번에 걸친 전략회의를 하며 내용을 보완했고 발표도 팀장(기후변화정책팀)이 직접 하며 전달력을 높였다.

선정비결의 핵심 이유는 민선5기부터 '환경수도'를 선언하고 공격적인 온실감축 노력을 자발적으로 해온 성과물들이 결실을 맺었다고 본다. 수원시는 지난 2013년 주민들과 함께 화성행궁 근처를 차없는 거리로 만든 생태교통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2017년 지속가능발전도시선언 이후 기초 지자체에서는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온실가스 배출현황 분류체계)를 구축하여 감축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런 노력을 통해 지역 중심 탄소중립의 이행과 확산모델을 만들기에 수원시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 이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선정 된 지금부터 본 게임이다. 부시장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하고 주관은 담당부서(기후에너지과)에서 하지만 관련된 모든 부서가 참여해 디테일한 5개년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하는 수순에 있다."

-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 목표 딱 한 가지만 꼽는다면?

"2026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이다. 수원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약 575만 톤이고 사업 대상지(수원시 고색동)는 19만5천톤으로 전체의 약 3.5%이다. 그 중 가정, 공공, 상업건물(56.3%)과 도로수송(33.5%) 부문의 배출량이 90%에 이르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시는 에너지 전환분야 3개 전략과 흡수원 확대와 기후변화 적응 그리고 자원순환 촉진과 사회전환 프로그램을 포함 7개의 전략사업을 추진해 2026년까지 온실가스를 약 30% 감축할 계획이다."

- 대상지 선정이 궁금하다. 분당선 고색역 반경 2km 지역, 왜 고색동인가?

"이 곳이 향후 수원시 모든 권역으로 탄소중립 도시모델을 확신시켜가는 모델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통같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행궁동같은 전통 가옥 중심이면 일반화가 곤란한데 고색동은 아파트부터 저층건물, 단독주택, 상업지구와 고색산업단지가 다 있다. 여기에 권선구청과 서부경찰서, 복지센터, 기후변화체험관 등 행정타운이 있어 에너지 전환모델이 용이하다. 그리고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처리시설이 있어서 우리가 정말 혁신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음식물쓰레기 폐수를 활용한 수소전기차 모델을 실험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았다. 우리는 고색동 한 곳만 탄소중립으로 만드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수원 전역으로 확산되는 '표준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고색동을 택했다."

- 구체적인 로드맵은?

"크게 다섯 가지 축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다. 하나는 건물의 온실가스 저감이다. 공공건물과 학교 등을 대상으로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건물 에너지 사용량 30%를 저감하고자 한다.

둘째는 에너지 전환인데, 사업대상지 내 모든 공공건물의 옥상과 주차장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플러스 에너지 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 업무 빌딩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저층 주거지 태양광 발전 지원 사업과 에너지 효율개선사업을 연계해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고자 한다.

셋째는 음식물 쓰레기 수소버스 가동이다. 음식물 자원화시설에서 발생하는 음폐수를 활용하여 미생물 전기 화학적 기술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그린수소를 공공기관 차량, 쓰레기 수거차량에 활용하고 수요 응답형 수소전기버스를 수원역과 사업대상지 거점을 운행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겠다.

넷째는 탄소흡수원 확대인데, 국공유지 및 미조성 공원에 다층식생 방식과 바이오차를 적용하여 탄소 흡수원을 확충하고자 한다. 또 주택 쿨루프(천정개선), 학교 주변 도로 쿨페이브먼트(도로 도색 개선)를 조성해 도심 열섬을 완화시키고, 폭염, 한파, 미세먼지에도 안전한 스마트 정류장을 조성해 기후 취약계층의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섯째는 시민 참여인데, 탄소중립 라이프 앱(App)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정보, 사용패턴을 확인하여 에너지 사용량 10%를 절감하는 시민 참여형 탄소중립 실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후위기는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가지 않은 길"
 
수원시 고색동 일대 탄소중립그린도시 조감도
 수원시 고색동 일대 탄소중립그린도시 조감도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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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보니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다. 어려움도 많이 만날 것 같은데...

"사실이다.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다. 건축법상 아파트를 소유한 주민의 7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임대가 아닌 소유주민의 70%,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구조물 변경에 대한 건축법도 적용받는다. 만일 필요시 50% 동의로 조정할 수 있게 끔 지방정부에 조정권한을 준다면 더 많은 현장에서 다양한 재생에너지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지금도 수원시는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제도적 제약에 대해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지역 에너지 센터 협의회 등 지자체 협의체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 화석연료는 중앙집권적인데 반해 재생에너지는 기본적으로 자치분권형이다. 에너지 분야 자치분권의 필요성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사실 탄소중립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다. 가지 않은 길을 가다보니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에너지 분야 자치분권의 문제는 중앙정부의 힘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서도 보장되어야 할 사안이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400억 공모에 수많은 지자체가 몰렸다. 지자체가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려면 중앙정보의 공모사업이나 목적성 사업에 의존해야하는데, 각 지자체들이 자율적으로 실정에 맞게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게되면 얼마나 많은 혁신이 이뤄질까 싶은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자치 분권의 문제는 전환의 미래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 주민이 중심되는 탄소중립이 핵심이라고 보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계획은?

"수원은 생태교통페스티벌, 수원시민햇빛발전소 등 다양한 거버넌스 경험이 풍부하다.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행동네트워크 등 시민네트워크가 함께 할 것이고 행정의 중간조직인 수원도시재단이 시민 공동체와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에 지역에너지센터를 통해 시민의견 수렴 및 교육 홍보 활동을 통해 참여와 함께 사업 체감도를 높이려 한다.

이러한 전통 위에 시민참여형 앱을 얹고자 한다. 탄소관리 비서 '씨엔'이라는 탄소중립 라이프 앱을 통해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과 AI를 통한 예상 요금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 DR, 시민 DR과 같은 탄소중립 미션을 통한 인센티브를 지급으로 일상 속 탄소중립이 체감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 인터뷰 내내 '자치분권'이라는 말이 가장 강렬하게 와 닿는다.

"모든 정책은 현장에서 대안을 찾아야 실현된다. 현장에서 멀어질 수록 그럴싸하지만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기후위기는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가지 않은 길이다. 그런데 빠른 시간안에 가야하는 길이다. 그 무엇보다 시민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앙보다는 지방이 중요하고 그곳이 고색동이든 저층주거단지이든 아파트이든 기본적으로 '분권'의 문제가 핵심이다. 현장의 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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