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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온라인판의 10일자 기사 <"尹 축하" vs "文 환송"... 무지개는 누구를 위해 떴나> 캡처
 서울신문 온라인판의 10일자 기사 <"尹 축하" vs "文 환송"... 무지개는 누구를 위해 떴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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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이 아니라 샤머니즘"
"우리 딸 소풍기념으로 무지개가 떴다."


페이스북 계정 '기레기 추적자'가 서울신문 온라인판에 올라온 기사 <"尹 축하" vs "文 환송"... 무지개는 누구를 위해 떴나>를 캡처해 '전격 과학적 기사'라는 말을 덧붙여 게시하자, 위와 같이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밖에도 기상 현상에 불과한 무지개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떴는지 따지는 '황당 기사'에 대해 허탈함과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국회 등의 인근엔 무지개가, 임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는 햇무리가 뜬 것이 화제가 됐다. 햇무리는 햇빛이 대기 중 수증기에 굴절돼 태양 주변으로 둥글게 무지개처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무지개나 햇무리는 흔히 볼 수 없고, 때마침 대통령의 취임과 퇴임에 맞춰 떠올랐으니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지자들 역시 마음을 담아 '좋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사가 무지개나 햇무리가 실제로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 양 보도하는 것은 '객관·공정'이라는 언론의 기본 원칙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어 비판 받아 마땅하다. 

무지개와 햇무리에 과도한 의미 부여한 언론 

무지개나 햇무리가 뜬 상황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담아낸 '사진 기사', 혹은 취임식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무지개가 뜬 상황을 기사에 언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부 기사는 무지개와 햇무리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서울신문뿐만이 아니었다. 강원일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취임사 도중 하늘의 무지개... 일부 참석자들 감격 눈물>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뒤돌아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맑았던 하늘에 때아닌 무지개가 뜬 것이 아닌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 출범을 축하라도 하듯이 말이다"라며 무지개의 의미를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무지개 드리운 尹 취임식... 시민과 주먹인사, 朴·文에 폴더인사>에서 "윤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울려 퍼지던 그때, 관중들의 머리 위로 별안간 무지개 한 자락이 드리웠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들,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라면서 취임식을 영화처럼 묘사하는 '도구'로써 무지개를 이용했다.

그밖에도 시사매거진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 도중에 무지개도 축하메시지 보내>, 키즈맘 <취임식 도중 '무지개' 뜬 하늘... "좋은 징조"> 등 노골적으로 '무지개=윤석열 대통령 취임 축하'로 연결 짓는 기사들도 있었다.

로이슈는 <[단독] 인천 미추홀구 상공, 용 형상 무지개 빛깔 구름 출현>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정부 출범을 축하라도 해 주는 듯 홀연히 나타난 일곱 색깔 용 형상 구름은 약 20여 분간 그 형태를 유지하다 사라졌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尹 취임식 '무지개', 文 고향엔 '햇무리' 떳다... "하늘도 돕나?">(제목 '떳다' 오타-기자 말), 머니S <"서울엔 무지개·양산엔 햇무리"... 尹·文 하늘도 환영?> 역시 무지개가 윤 대통령의 취임과 문 전 대통령의 퇴임을 하늘이 환영하고 있다는, '객관적 정보'가 실종된 기사에 가까웠다. 

심지어 민영통신사인 뉴시스는 <尹 대통령 취임식에 '무지개'... 文 사저 양산은 '햇무리'>라는 기사 말미에 "일각에서는 '햇무리는 예로부터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여겨졌다', '무지개는 길조, 햇무리는 비가 오기 전 생기는 현상으로 흉조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라고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온라인 상의 편향된 정치적 주장을 옮겨 적기도 했다. 

"정치적 의도와 상업적 의도 결합... '무속 유튜브'와 뭐가 다른가"
 
뉴시스 <尹 대통령 취임식에 '무지개'... 文 사저 양산은 '햇무리'> 보도 화면
 뉴시스 <尹 대통령 취임식에 "무지개"... 文 사저 양산은 "햇무리"> 보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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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사들이 과거에 빈번했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정권에 잘 보이려는' 기사들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회수를 위해 정치 이슈마저 연성화시키는 '황색 기사'의 특징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 소장은 "유명 언론사에서도 '무지개 의미'를 언급하는 보도들이 나온다. 정치적인 의도와 상업적인 의도가 섞여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에는 (정치 뉴스 중에서도) 무조건 정권을 아부하고 찬양하고 잘 보이려는 기사보다는, '이것도 기사냐'라면서 욕하면서도 보는 '상업적 어뷰징' 기사의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언론사들이 기사 가치도 없으며, 아무렇게나 보도하는 소위 'B급' 기사들을 사회초년생 기자 혹은 인턴들을 소모시키면서 쓰게 만든다. 기자 입장에서도 불명예일 수밖에 없다"라며 '저질 기사'를 양산하는 언론사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언론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라며 "기자들이 클릭만 유도하는 기사를 쓰는 것이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것 같다"라며 "거의 모든 이슈의 연성화가 이뤄지고 있어서, 어제 본 '무속 유튜브'의 쇼츠(짧은 동영상) 영상과 포털에 뜬 기사들의 차이점을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유 교수는 "언론이 너무 가볍고 천박하다. 기자로서의 권위를 포기하면 대중도 기자를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기자들이 알아야 한다"라며 "이런 온라인판에만 실리는 기사들을 쓰는 기자들은 따로 있다. 기자들 간에도 일종의 '계층 분화'가 일어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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