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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성취하는 신성한 행위이다. 그러나 노동인권의 문제는 오랜 기간 과도한 견제와 제한을 받아왔다. 정부와 기업, 기득권 언론에 포위된 노동인권은 늘 탄압의 대상이었다. 특히 청주는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이 밀집되어 있어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근무조건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산재 사망 사건이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노동자들 입장에서 상담하고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전무하였고, 그 필요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2010년 7월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마음 놓고 노동 문제를 상담하고, 비용 걱정 없이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 지역사회와 함께 노동 의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연대의 공간! 고통받는 사각지대 노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청주 지역에도 그 씨앗을 뿌리기 위해 모였다. 철거민 투쟁, 4대강, 촛불집회 등 사회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인권을 중심에 두고 소외된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우직한 행보를 보인 김인국 신부님, 노무사인지 활동가인지 법 투쟁과 현장 투쟁, 조직 활동 3박자에 능통한 조광복 노무사님, 지역의 조직된 노동자들과 시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청주노동인권센터를 설립했다.

10여 년 동안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센터를 찾았다. 이들 대부분은 식당, 마트, 사내협력업체, 사회서비스 부문, 작은 규모의 공장 등 다양한 직종의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고, 민간서비스 영역, 사회서비스 영역, 공공부문을 가리지 않는 비정규 노동자들이었다. 조직된 노동조합의 상담도 중소영세 비정규 사업장, 택시·사회서비스 사업장 등이 대부분이었다. 반대로 법률 지원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정규직 노동조합이 센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흔쾌히 후원하기도 했다. 매년 1000여 건 이상의 상담과 100여 건 이상의 법률 지원 활동을 했다. 상담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감사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고 넘친다.

"상담은 변화를 품은 씨앗이다." 조광복 노무사의 말이다. 그랬다. 상담 내용이 다양해짐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공유할만한 사례들이 증가하였고, 상담 법률 지원을 받은 분들이 센터 회원으로 가입해 회원 조직적 측면과 센터 활동의 폭은 점차 확대되었다. 센터는 100%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상담·법률 지원 활동을 매개로 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아졌다. 회원 확대와 회원 사업, 여러 종류의 통계자료 내기, 지역 내 비정규직 지도 그리기, 노동인권 교육 자료 활용, 조직 진단, 노동조합 조직화 지원, 지역 노동인권 의제와 정책 제안을 위한 연대 활동 등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이슈를 제시하였다.
 
2021년 3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 기자회견
 2021년 3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 기자회견
ⓒ 청주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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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로 해결한 휴게시간의 함정

휴게시간과 관련된 사례를 들여다보려 한다. 청주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60대 요양보호사 한 분이 찾아오셨다. 24시간 격일 근무를 하면서 법이 정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근무하고 있음에도 휴게시간 10시간을 넣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었다.

법률 지원을 통해 400여만 원의 체불금품을 확인했고, 이 사례를 바탕으로 인맥 지도 만들기, 따끈따끈 캠페인(따뜻한 밥 한 끼와 근로기준법 준수)을 진행했다. 당시 요양시설은 열악한 근무조건과 저임금으로 이직률이 높았기 때문에 퇴직한 요양시설의 체불임금 진정을 넣었고 그 수가 최초 300여 명에 이르다 보니 지역 거의 모든 사업장이 이에 해당했다. 체불임금 진정과 청주시 위탁 요양병원 노동조합 결성과 투쟁, 교육과 지역 선전전, 기자회견을 통한 공론화 작업은 10여억 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을 확인하여 지급했다.

요양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과 해고자 복직, 새로운 수탁자 선정으로 이어졌으며, 이 여파는 지역 대부분의 요양보호사 임금과 처우가 개선되는데 일조했다. 정부와 기업, 기득권 언론의 반노동 삼각동맹에 맞선 센터와 노조, 진보언론(충북인뉴스)의 노동자 연대가 만들어 낸 큰 성과였다.

강고해진 사용자들의 동맹 

그 사이 사업주들의 동맹은 강고해졌다. 네트워크를 만들고 사업과 직원들을 공유하고 요주의 인물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는 지역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부터 무료 노동과 봉사를 강요받는다. 취업하면 비밀유지 각서와 임금체불에 대한 포기각서를 써야 하고, 실제 쉴 수 없는 휴게시간을 근로계약서에 명시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휴게시설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시설장들이 모여 감시단속업무로 고용부 승인을 얻어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노무사와 컨설팅을 한다. 또한, 사회복지사에게 지급하는 대우·위험·장려수당을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지급기준이 사회복지사 개인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고 그 지급 여부나 지급 금액 등을 사용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으며, 해당 금원을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것일 뿐임으로 임금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에 포함해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센터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임금이나 처우와 관련해 문제 제기하면 소위 '찍히기' 때문이다.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시설 취업조차 어려워진다. 노동조합을 만들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는 지역적 차원으로 여론을 환기시키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다.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에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선전전과 여론화 작업을 통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지자체장과 면담을 요구한다. 토론회를 진행하고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현재 진행형이다.

그 외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실태 고발과 기자회견, 기획연재 보도와 실태조사 및 토론회를 통해 의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으로 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및 네트워크 구성, KT 반인권적 인력 퇴출 프로그램 실체 폭로 및 대법원 확정판결, 매그나칩 반도체 사망 노동자 산재 인정, 청주 시내버스 노조 위원장 선거 개입, 사문서 위조, 버스 내 CCTV를 이용한 불법 녹음을 통한 센터 회원 감시 등 심각한 인권 침해 발생에 따른 기자회견 및 천막농성, 불법파견·정규직 전환 투쟁 지원, 엘지하우시스 직장 내 따돌림·괴롭힘 피해자 기자회견과 면담을 통한 문제 해결, 공공기관 여성 노동자 부당 전보·괴롭힘 기자회견 및 면담 원직 복직, 아동복지시설 폐쇄 및 법인 인허가 취소, 사회복지시설 직장 내 괴롭힘, 보조금 횡령 의혹 진정 및 기자회견 등 상담을 통해 지역사회에 무수히 많은 의제를 던지고 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청주노동인권센터는 노동인권이 존중받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천 리를 가는 소걸음(牛步千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창립선언문 중-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김태윤 청주노동인권센터 소장이 쓴 글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비정규노동> 5,6월호 '특집' 꼭지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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