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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 가족 이사 작전> 책 표지.
 <흰뺨검둥오리 가족 이사 작전> 책 표지.
ⓒ 비글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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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았던 당차고 귀여운 '오리' 가족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최종수 생태사진작가(경남도청)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펴낸 <흰뺨검둥오리 가족 이사 작전>(비글스쿨 간)이다.

그 시작은 2016년 봄날이었다. 흰뺨검둥오리 한 쌍이 창원 소재 경남도청 뜰에 있는 연못에 나타난 것이다.

거기서 1000m 가량 떨어진 냇가에 살던 어른 오리들이었다. 그때부터 해마다 오리 한 쌍이 같은 곳으로 날아와 주변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돌보다 더 넓은 냇가로 데리고 가기도 했다.

오리 부부는 왜 하필 도시에, 그것도 사람이 많이 오가는 건물 앞에 둥지를 틀었을까. 아직 아장거리는 새끼들을 데리고 자동차가 달리는 큰길을 지나, 높은 길가 턱을 넘어 1000미터에 이르는 먼 거리를 다시 떠나야 했다.

오리 가족이 '이사'할 때는 도로를 지나기도 했다. 그 때 경찰관이 뒤따르며 차량으로부터 보호를 하기도 했다. 최종수 사진작가가 오리 가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 것이다.

이 책은 오리 가족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까닭과 모습, 위험을 무릅쓰고 씩씩하게 이사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또렷하게 실어 놓았다.

사진과 설명을 보면, 오리 가족의 동화처럼 따뜻하고 영화처럼 흥미로운 여정을 느낄 수 있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당시 연못에 둥지를 틀었던 오리 부부는 사람들이, 길고양이나 까치 같은 천적에게서 둥지를 보호해 주리라 여겼던 것 같다. 최종수 사진작가는 "그러니까 사람을 믿어서, 사람 곁을 찾아오는 셈이죠"라고 했다.

 
오리 가족의 이산ㄴ '아슬아슬', '조마조마'했다. 도시에서 태어난 새끼 오리들은 경남도청 연못에서 헤엄도 배우고, 사냥도 배우면서 무럭무럭 자랐던 것이다.

새끼들이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엄마 오리는 이사할 준비를 한다. 연못에서 더 넓은 냇가로 가려고 준비를 했던 것이다.

최종수 작가는 "얼추 자랐다고는 해도 아기 오리들에게 자동차가 오가는 큰길, 도로와 인도 사이 턱, 길옆으로 난 물길은 너무 험난해요"라며 "게다가 언제 어디서 새끼들을 노리는 황조롱이가 나타날지도 몰라요. 오리 가족은 무사히 이사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했다. 

최 작가는 "다행히 오리 가족이 이사하는 걸 보고는 많은 사람이 도와주었어요. 막내 오리가 물길에 빠졌을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조심스레 꺼내 주었고요, 도로를 건널 때는 경찰관 아저씨가 나서서 차를 멈춰 세워 주었어요"라고 했다.

덕분에 오리 가족은 1000미터에 이르는 먼 거리를 무사히 거슬러 올라 이사를 잘 끝낼 수 있었던 것이다. 

최종수 작가는 "오리 가족이 도착한 냇가는 엄마 오리가 살던 곳이에요. 이곳에서 아기 오리들은 어엿한 어른으로 자라, 엄마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기억을 더듬어 경남도청 주변 연못으로 다시 돌아오겠지요"라고 했다.

이어 "천적에게서 둥지를 보호해 주고, 안전하게 이사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이 있는 '고향'으로 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최종수 사진작가는 36년 동안 새를 관찰해 왔으며, 특히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에 터 잡고 살거나 계절마다 찾아오는 새를 꾸준히 촬영해 오고 있다.

그는 자료를 모아 <주남저수지 생태사진전>을 세 차례 열었고, <새와 사람>, <탐조여행 주남저수지>, <우포늪 가는 길>, <우포늪의 새>, <새들의 둥지 속 365일>, <버드 홀릭> 등 여러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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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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