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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된 을지OB베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을지OB베어 투쟁위원회
 강제철거된 을지OB베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을지OB베어 투쟁위원회
ⓒ 김아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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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가 선정한 오래된 노포인 '을지OB베어'가 젠트리피케이션의 희생양이 됐다. 건물주에게 원하는 만큼 임대료를 올려주겠다고 했으나 결국 강제집행에 의해 간판은 물론 식기 등이 회수됐다.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충무로 '을지OB베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집행으로 42년간 장사해오던 삶의 터전을 잃었으나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건물 지분을 가진 만선호프에 상생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갈등은 2018년 시작됐다. 임대계약 연장과 관련하여 건물주는 세입자인 을지OB베이어에 명도소송을 냈고 1, 2심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가게를 비워야했으나 2022년 1월 만선호프 사장 B씨가 을지OB베어가 장사하는 건물 일부를 매입하며 지분을 갖게 됐다.

양사는 보증금, 임대료 인상과 함께 몇 년간 진행됐던 강제집행 비용 등을 을지OB베어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상호 합의를 하였으나 돌연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서 지난 4월 21일 새벽 3시경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을지OB베어가 지난 4월 21일 강제집행으로 철거됐다. 을지OB베어 투쟁위는 건물 지분을 갖고 있는 만선호프와 상생의 대화를 나누고싶다고 밝혔다.
 을지OB베어가 지난 4월 21일 강제집행으로 철거됐다. 을지OB베어 투쟁위는 건물 지분을 갖고 있는 만선호프와 상생의 대화를 나누고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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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OB베어는 지난 2015년 서울시 지정 '서울미래유산'이자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로 선정된 노포이다. 그러나 투쟁위는 "백년가게 육성사업 취지와는 무관하게 백년가게로 지정받은 노포들이 백년 간 장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을지OB베어 사태는 단지 한 가게의 생존의 문제를 넘어 골목의 생태계를 부수며 독점적으로 골목을 장악할 수 있는 제도가 낳은 비극"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행법대로라면 '을지OB베어'같은 노포를 지킬 수 없다고 했다. 2018년 10월 16일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 계약갱신 요구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했으나 을지OB베어는 42년간 영업한 가게로 법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현행 상가법인 10년 이상 영업한 가게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임차인에게 기간에 제한이 없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더라도 상가법에는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8가지나 된다. 투쟁위는 "국회에서 임차상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상가법의 개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가운데)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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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을지OB베어 사장은 "법으로 따지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면서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3~5평 남짓한 여러가게들이 저만의 색을 유지하여 만들어낸 문화유산이고 전통이다. 그런데 이 골목이 만선호프 골목이 됐다"고 개탄했다.

최 사장은 "오늘 투쟁식이 저희 을지OB베어의 시작이다. 굽히지 않고 중단하지 않겠다. 연대해주시는 분들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을지OB베어를 지키는 일이 노가리 골목을 지키는 일"이라며 "서울시, 중구청장, 중기부 장관과 함께 상생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겠다. 돈의 얼굴을 한 서울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을 한 서울을 원한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도시정비뉴스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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