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확장해내며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는 <뜨거운 씽어즈>가 이번에는 '야외 버스킹'까지 도전했다. 5월 9일 방송된 JTBC <뜨거운 씽어즈>에서는 본격적인 합창을 위한 세 번째 미션이자 처음으로 관객들과 함께하는 실전무대로 버스킹에 도전하는 '뜨씽즈X비긴 어게인'이 펼쳐졌다.
 
<뜨씽즈> 멤버들은 오랜만에 실내를 벗어나 4월의 눈부신 햇살과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어느 날, 포천의 한탄강으로 집결했다. 녹화일 기준으로 백상예술무대 공연을 앞둔 합창단은 엄청난 관객앞에서 치러질 공연을 앞두고 실전 예행연습 차원에서 관객과 함께하는 버스킹 무대를 준비했다. 최대철의 아내와 아들, 서이숙의 모친 등, 단원들의 가족들도 함께했다.
 
가족 앞에서 선보인 무대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서이숙의 모친은 딸을 꼭 닮은 활기 넘치는 텐션으로 "우리 서이숙 예쁘게 봐 달라"고 인사했다. 동년배인 김영옥은 "다른 어떤 관객 몇백 사람보다 내 친구 한 분 계신 게 더 든든하다"며 이숙맘을 반겼다.
 
최근 <뜨씽즈> 공식 강제 러브라인으로 엮이고 있는 김광규는 이날도 서이숙과 나란히 팔짱을 끼고 등장한 데 이어, 주변의 부추김에 떠밀려 이숙맘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이숙맘은 "우리 딸 다음으로 제일 잘하더라"고 김광규를 칭찬했다. 김광규는 모자를 벗으며 합창곡 'This is me'의 하이라이트 파트를 열창하는 쇼맨십으로 화답했다.

MC를 맡은 전현무는 짓궂게 즉석에서 김문정 음악 감독에게 돌발적으로 요들송을 주문했다. 김문정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 동요 대회 수상경력을 자랑하며 의외로 간드러진 목소리로 요들송을 소화해냈다. 그동안 늘 김문정의 평가를 받아왔던 단원들은 "소프라노 감이다.(우현)", "절대로 안 자르겠다.(김영옥)"며 김문정의 말투를 흉내낸 평가로 웃음을 자아냈다.
 
첫 버스킹 주자로 나선 장현성은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는 <원스>의 OST로 유명한 명곡 'Falling Slowly'를 직접 기타 연주까지 하며 열창했다. 장현성은 "극중에서 주인공들이 서툴지만 연습을 통하여 음악적으로 조금씩 교감해가는 장면들이, 합창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뜨씽즈>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최정훈은 장현성의 자기소개 무대를 회상하며 "힘을 빼고 담담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노래나 무대의 경치와도 잘 어우러졌다"고 호평했다.
 
서이숙-윤유선-우미화-이서환은 혼성4인조팀 'F(플라워)4'를 결성하여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열창했다. 김문정 감독이 스페셜 반주자로 동참했다. 서이숙은 엄마 앞에서 처음으로 하는 공연에 유독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이숙맘도 그런 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서이숙은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을 동경해왔다"면서 자신의 끼와 재능은 "엄마한테 물려받은 것"이라고 고백했다. 말투와 성격까지 엄마와 꼭 빼닮았다는 서이숙은 "한 해가 가지는 목표가 후회를 덜 남기자는 것이다. 그래서 틈만 있으면 고향에 가서 엄마와 놀려고 한다"며 모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숙맘은 멀미 때문에 차타는 걸 힘들어해서 서이숙의 공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서이숙은 노래 중간에 내레이션으로 "엄마 앞에서 노래하니까 참 좋다"고 고백했고 이숙맘은 그런 딸을 향하여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화답했다. 서이숙은 노래를 부르다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컥했다가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노래를 이어나갔다. 단원들과 관객들은 함께 각자의 가슴속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며 먹먹한 감정에 휩싸였다.
 
김문정은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라는 가사가 마치 어머니에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종일관 흥이 넘치던 이숙맘도 눈시울이 붉어진 딸의 모습을 한참 응시하며 "따님 잘했어요?"라는 질문에도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최대철의 아내 최윤경씨는 "엄마라는 단어가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말이다. 너무나 행복해하는 이숙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저희 시어머니가 생각났다. 오늘 야외 무대에 함께 모시고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래를 듣는 내내 눈물을 훔쳤던 김영옥은 주변의 요청에 따라 즉석에서 '꽃밭에서'를 열창했고 가사에 몰입하여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

최대철은 솔로무대로 나섰다. 최대철의 중학생 아들인 최상문 군은 무대를 앞둔 아버지에게 물을 전달하는 효심을 보였으나 쑥쓰러움에 포옹을 거부하고 돌아서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최대철은 자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방문을 닫고 우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빠는 짠했다. 그럴 때가 있다. 아빠도 많이 울어봤다. 그러니까 힘내라. 약속 잘 지키고 거짓말 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주길,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라는 진심어린 부성애를 전했다.
 
이날은 <뜨씽즈> 막내가 아닌 아버지의 마음으로 무대에 임한 최대철은 이은미의 '녹턴'을 선곡했다. "멋있다. 항상 잘하는 것 같다"는 자녀들의 칭찬에 최대철은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대철은 아내에게도 한 마디 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사랑합니다"라고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했다.

김영옥-나문희 "우리는 별이 지면 함께 울던 사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분위기 전환을 위하여 출격한 권인하-김광규-전현무 '3큐리'팀은 나란히 가죽재킷을 입고 등장하여 '퀸 메들리'로 숨겨놓은 록스피릿을 선보였다. <뜨씽즈> 공식 박치에 영어 울렁증까지 있는 김광규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다가 결국 초반부에 노래를 중단하며 관객들의 박장대소를 자아냈다. 알고보니 영어 가사를 한글표기로 연습했던 김광규와 달리 현장의 가사 프롬프터는 영어 그대로 나오며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것. 결국 제작진이 프롬프터를 한글 가사로 바꾼 후에야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팀워크는 끝까지 엉성했지만 흥과 쇼맨십이 살아있던 무대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열렬하게 호응했다. 단원들은 김광규의 토속적인 영어 발음을 안주삼아 놀리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전현무는 노력과 연습량을 증명하듯 김문정과 단원들로부터 노래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김영옥은 "처음엔 그지같이 부르더니, 점점 좋아진다"며 칭찬과 디스를 넘나드는 입담으로 전현무를 쥐락펴락했다. 전현무는 "개인적으로 음악 감독님들보다 나문희-김영옥 선생님에게 인정받은 게 더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김영옥-나문희와 최정훈이 혼성 트리오로 '봄날은 간다'를 열창했다. 김영옥과 나문희 두 사람과는 무려 70년 세월을 함께한 공통적인 애창곡이자 가장 자신있어 하는 노래로 중창 미션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부를 기회는 없었다.
 
김영옥은 "모르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세대와 함께한 친구같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나문희는 연습실에서 노래 가사를 곱씹다가 돌연 눈시울을 글썽였다. 나문희는 "진짜 우리는 별이 지면 함께 울던 사이"라며 가족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김영옥과의 지난 세월들을 회상하고 먹먹한 감정을 드러냈다.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열창에 특히 동년배인 이숙맘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까지 치며 가장 열렬하게 호응했다. 윤유선은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이라는 대목이 마치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렸다"는 소감을 밝혔고, 함께 노래했던 최정훈도 "저 역시 그 대목에서 마음이 울컥했다"며 고백했다. 김문정은 "박자-음정이 이렇게 잘맞는다는 게 놀랍다"면서 60년 지기의 내공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특별한 초대손님으로 야외버스킹에 걸맞게 '비긴어게인'의 대표적인 보컬리스트인 박정현이 깜짝 등장했다. 박정현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노래라는 '미아'를 열창하며 "합창에 도전하는 여러분들이 종종 길을 잃었다는 기분이 종종 들 수도 있지만, 꼭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시라는 응원의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단원들은 클래스가 다른 박정현의 보컬에 "역시 가수는 가수다"라며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박정현은 <뜨씽즈> 단원들의 첫 무대였던 자기소개 공연을 언급하며 "각자가 나답게 '무대는 내꺼야'라는 듯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무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냥 너무 좋았다"고 고백하며 아낌없는 팬심을 드러냈다. 박정현의 찐팬이자 동갑내기인 박준면은 함께 즉석에서 '나의 하루'를 열창했다. 성덕의 꿈을 이룬 박준면은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눈시울을 글썽였다.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박정현과 권인하는 스폐셜 듀엣 무대로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선보였다. 오랜 음악활동에도 불구하고 정작 함께할 기회가 없었다는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호흡으로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권인하는 "가슴이 뛴다. 음정-박자 등 모든 합이 맞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잘맞아서 오늘 너무 행복했다"며 미소를 지었고, 박정현도 권인하의 손을 마주잡으며 "저도 행복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무대였다. 이 노래의 영혼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광규와 서이숙 커플도 즉석에서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열창하며 초반에는 코믹한 분위기로 시작했으나 뒤로 갈수록 의외로 나쁘지 않은 호흡을 선보이며 특유의 케미를 확인했다. 이어 다음주에는 박정현과 최정훈, 정영주와 박준면 등 실력파들의 무대에 '형님 라인' 우현과 이병준이 함께하는 유쾌한 댄스 무대 등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뜨거운씽어즈 박정현 꽃밭에서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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