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MCU의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다수 풀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49만 관객을 동원하며 '마블페이즈4'에 접어 들어서도 여전한 위력을 과시 중이다. 여느 MCU 영화가 그러하듯 이번 작품 역시 공개 전후를 기점으로 정보를 담은 유튜브 영상이 등장했다.
 
MCU는 마블페이즈4에 이르러 마블 시리즈(드라마)와의 연결을 통해 세계관 확장을 선보이고 있다. '인피니트 사가' 이후 MCU의 양대 산맥 히어로인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시리즈에서 하차하며 기존 히어로의 변화와 정리, 새로운 히어로의 등장이란 과제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방법이다. 디즈니의 자체 OTT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시리즈를 공개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며 극장가의 MCU 열풍과 같은 현상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세 가지 측면에서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와 연결점을 지닌다. <로키>가 보여준 멀티버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했고, <완다비전>을 통해 스칼렛 위치가 된 완다를 빌런으로 등장시켜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다. 여기에 <왓 이프>가 보여준 멀티버스의 상상력으로 완성된 다른 지구의 히어로를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의 매력 역시 선보였다.

아는 만큼 보이는 한계
 
 <완다비전> 스틸컷

<완다비전>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하나의 작품에 다른 작품들의 요소를 조합해 쾌감을 주는 방식은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MCU의 역사가 지닌 최고의 미덕이다. 시리즈의 영웅들이 하나로 뭉쳐 전율을 선보였던 <어벤져스>나 다른 시리즈의 스파이더맨을 한 작품에 모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를 통해 그 저변을 넓힌 MCU는 멀티버스란 무기도 장착하며 매 영화마다 이런 쾌감을 선사할 수 있는 길을 닦아 놨다.
 
다만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가 지닌 한계 역시 언급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관련된 하나의 밈이 등장했다. 완다가 스칼렛 위치로 흑화 한 걸 모르고 찾아간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을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지 않았다'라는 대답으로 코믹하게 바꾼 것이다. 이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완다비전>을 관람하지 않았다면 왜 '어벤져스'였던 완다가 빌런이 되었는지 관객 입장에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최근 공개된 <문나이트>를 비롯해 <미즈 마블>, <쉬헐크> 등 새로운 MCU의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마블 시리즈로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디즈니플러스는 MCU 팬들을 향한 상술이자 필수 OTT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MCU의 인기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해당 콘텐츠를 통한 제대로 된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중이다.

유튜브를 찾는 이유
 
 <문나이트> 스틸컷

<문나이트> 스틸컷 ⓒ 디즈니플러스

 

그 이유는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여있는 MCU 시리즈의 구조와 그 방대한 역사가 유튜브를 찾는 첫 번째 이유라면 두 번째 이유는 시장변화에 있다.

MCU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류는 히어로물로 넘어갔다. 이 현상은 시장에서 선택권 제한과 연결된다. MCU에 대한 관심이 아닌 블록버스터 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는데 대략적 내용 파악을 위해 유튜브를 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마블 유니버스가 보여주는 작품성과 별개로 개개의 작품이 인스턴트로 취급될 위험을 지니고 있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유튜브의 흐름처럼 MCUTUBE(약 10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MCU Tube의 트위터)는 마블 작품을 정보로만 남긴다.

온전한 작품의 이해와 평가보다는 쿠키영상이 더 큰 인기를 끌며 캐릭터의 등장과 조합 그리고 변화가 소비양상으로 떠오른다. <완다비전>이 에미상 후보에 오를 만큼 신선한 형식과 높은 작품성을 보여줬다는 점보다 완다의 흑화가 더 화젯거리가 되는 것이다.
 
MCUTUBE 현상은 다수의 작품을 봐야만 하는 MCU의 세계관을 관객이 따라잡고 극장을 향하게 만든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동시에 세계관을 단편적인 정보로만 받아들이게 만들며 마블 시리즈를 관람할 이유를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와 시리즈 사이의 연계가 더욱 촘촘해질수록 더 많은 이들은 디즈니플러스가 아닌 유튜브로 향할 것이다. 세계관 확장을 추구하는 MCU가 지닌 일종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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