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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편의 논문이 일본 열도를 흔들었다. 마스다 히로시 동경대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는 2040년 안에 일본 내 896개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할 수 있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내용은 일본 뿐만 아니라 저출생,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한국에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마스다 보고서' 이후 한국고용정보원은 2016년부터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란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이라고 정의한다. 합계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고령자 인구는 늘어나자 소멸위험 경고등이 켜지는 지역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30년 뒤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으로 0.98을 기록한 데 이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급기야 2021년 0.8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0.7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0점대 출산율을 기록 중인 유일한 국가다. 

2021년 8월 19일 감사원이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2017년 5136만 명에서 50년 뒤인 2067년엔 3689만 명으로, 100년 뒤인 2117년엔 1510만 명으로 감소(-70.6%)할 것이라고 한다. '재앙적 소멸'이라 할 정도로 충격을 준 이 보고서는 저출생 고령화 여파로 100년 뒤,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96%가 소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절벽은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표가 말해준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책 <인구 미래 공존>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인구가 경제나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임계점을 넘어서면 대응이 어렵고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준다는 데에는 이처럼 학자들 간에 이견이 없었다"며 "그 임계점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그 임계점에 다다른 것이 분명하다"(48쪽)고 진단한다. 

사회경제의 핵심변수가 된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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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미래 공존> 표지 .
ⓒ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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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동의 진폭이 가파르고 속도가 빠를수록 그 여파는 크고 변화에 적응할 여유가 없다. 책 <인구 미래 변동>은 사회경제정책의 전 분야에서 '인구 문제'를 중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구 문제를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단순한 차원으로 접근하면 낭패다.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마련된 이후 지금껏 200조 원이 넘는 돈을 썼지만,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출산의 대가로 현금성 지원을 약속하는 지자체들이 늘었으나 인구증가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곳을 보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는 '돈을 준다고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정서가 팽배한 것이다. 저출산의 기저에는 심리적 요인 이외에도 주거, 일자리, 교육, 복지 등 사회경제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현재의 추이라면 인구 감소가 갑자기 인구 증가로 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산술적인 숫자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인구 감소가 가져올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치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인구 감소의 영향은 전 지역, 전 세대에 균등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지역은 인구가 감소하고 특정 지역은 인구가 몰린다. 특정 연령대는 줄어드는 반면에 특정 연령대는 늘어난다. 인구감소에 따른 영향은 지역별, 계층별, 세대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고 그 여파도 심각하다.

인구 문제가 야기하는 불균등과 격차는 사회 갈등의 핵심 요인이 된다. 예컨대, 도시의 과밀화와 농촌의 과소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야기되는 문제들,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른 복지 비용의 상승과 부담에 관한 문제 등은 인구 구조의 왜곡으로부터 기인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는 2020년부터 20년간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빨라질 것이다. 제도가 먼저 준비되고, 그에 맞춰 천천히 인구변동이 따라가는 상황이라면 좋겠지만 한국의 현실은 그 반대이다. 인구가 먼저 변하고 제도가 뒤를 쫓기에도 벅차다. 인구와 사회제도가 동시에 요동치고 있다.

그러므로 인구 변동 문제에 대응하는 포괄적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인구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격차를 줄이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인구구조가 계속 변한다면 오늘의 분석과 전략이 내일 유효할 수 없다. 그때는 변화할 인구 조건을 예상하고 현재의 분석과 전략이 미래의 인구 조건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파악해, 필요한 경우 정책의 반향이나 전략을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인구는 현재의 사회제도와 전략의 지속가능성을 알려주는 등대가 될 수 있다." (124쪽)

아직 시간은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인구변동을 고려한 미래 대응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완화. 인구 변화가 가져올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구사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설계하고 담당할 역할이다. 

둘째, 적응. 인구 변화가 바꿔놓을 미래 모습을 예측하고 현재의 조건들이 미래에도 잘 작동할 것인지 검토해 변화시키는 것이다. 공공의 영역 뿐만 아니라 시장의 영역에서도 미래를 예측해야 대처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셋째, 기획. 인구 현상을 활용해 새로운 정책과 기회를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미래 전략이다. 예를 들어 학령인구 감소를 기존의 학교와 교사의 기능과 역할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급격한 인구 변동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화-적응-기획' 전략을 복합적으로 구사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판단의 기준을 미래에 놓자"(276쪽)고 제안한다.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여야 한다. 현재 수립된 제도와 정책의 영향은 기성세대보다 미래세대가 더 많이 받는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시간이 있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25~59세 인구가 2500만 명 이하로 떨어지고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가 되는 2030년 이후부터 '인구절벽'은 현실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2030년까지 인구감소의 시간표는 정해졌으나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도 있으니 절망하기는 이르다. 지금이 바로 인구 변동에 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 것이다. 

인구 미래 공존 - 인구학의 눈으로 기획하는 미래

조영태 (지은이), 북스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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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시골 농촌에서 사려깊고 유쾌하고 유능한 동료들과 함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좌충우돌하는 마을학교를 운영하면서 날마다 협동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작지만 커다란 변화는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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