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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거시기한 이슈'는 광주전남 지역 언론 보도에 주목하고 시민들에게 중요한 이슈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자 합니다. 차마 말하기 껄끄러운, 민감하고 애매한 주제일수록 더 깊이 천착해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격주에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편집자말]
"시민들께서 시장의 청렴도, 현대아이파크 붕괴, 중앙공원 개발에 대해 토론하라 하셨지만 저는 광주의 미래, 산업과 경제에 대해서만 토론하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강기정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세 차례 TV토론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이용섭 후보의 (TV토론) 막판 네거티브 공세에 대항해 본인은 '과거보다 미래'를 보는 후보라고 주장하며 한 말입니다.

참혹한 사고를 겪고 다시 화두로 떠오른 안전 문제는 지방선거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기는커녕 그저 묻어두어야 할 과거의 일, 네거티브 공세의 일환 정도로 전락했습니다. 과거 문제는 덮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논리로서 정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월 2일 오전 8시 7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건물에 매달려 있던 25t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9일 기울어진 채 매달려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모습(사진 왼쪽)과 이날 이 구조물이 떨어져 일부가 건물에 걸쳐 있는 모습(오른쪽).
 2월 2일 오전 8시 7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건물에 매달려 있던 25t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9일 기울어진 채 매달려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모습(사진 왼쪽)과 이날 이 구조물이 떨어져 일부가 건물에 걸쳐 있는 모습(오른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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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를 독점해 온 '민주당'은 근본적 책임이 없는 것일까요? '시민의 안전권 보장'은 정치가 풀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과제입니다. 그러나 현대아이파크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에서조차 사고의 책임을 정확히 묻고 재발방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갈 정치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참사를 겪고 또 지켜봤던 시민들의 아픔은 책임을 방기하고 묻어두려는 정치 구도 안에서 그렇게 하나의 '금기'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200일 사이 두 번의 최악 참사...광주시민 '트라우마'

광주에서는 작년과 올해 두 번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재개발 공사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로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진 학동 참사와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6명의 하청노동자가 매몰돼 숨진 붕괴사고입니다. 고작 200여일 사이에 연달아 벌어진 처참한 사고에 시민들은 큰 충격과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두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모두 차량 통행량,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많은 시민들이 매일 지나치는 곳입니다. 사고 현장을 지나는 시민들은 여전히 끔찍했던 그 날의 기억과 마주할 때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두 사고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지 않아 처벌을 피했고 영업정지 처분은 효력이 중단됐습니다. 학동 참사는 과징금 4억이라는 처벌만 내려져 솜방망이 조치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인근 상인에 대한 피해보상은 어떻게 진행할지, 입주 예정자들에 대한 보상 등 후속 조치는 어떻게 할지조차 아직 깜깜한 안개 속입니다.
  
붕괴사고 후 100여 일이 지나도록 그대로 멈춰있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건설 현장.
 붕괴사고 후 100여 일이 지나도록 그대로 멈춰있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건설 현장.
ⓒ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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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해관계 속 '금기'돼선 안 돼

두 사고의 유가족들이 모인 '학동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아이파크붕괴 희생자가족협의회'는 4월 22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광주는 학동참사와 화정동 참사를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만 마치 없었던 일처럼 인명수습 이후 나머지 피해나 추모 등 사후 해결 과제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또한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더욱 관심도는 떨어지고 정치계 또한 마치 금기처럼 아무도 언급하지 않음에 통탄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두 참사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광주시와 정치권에도 책임을 묻고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구의 정치인들이 모두 같은 지붕 아래 있기 때문일까요? 광주시장과 사고 발생 지역의 구청장들, 그리고 시의원과 구의원까지 거의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지금까지 치열했던 이번 6.1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두 사고와 관련한 논의를 찾아보기 힘들었지요.

강기정 예비후보는 '안전 컨트롤타워 시스템 구축'을, 이용섭 예비후보는 '위기에 강하고 안전한 광주' 공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양 참사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함께, 그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론 없이 안전분야 전반의 포괄적인 대책을 각자 내놓는 데만 그치고 말았지요.

지역언론이 문제점을 꾸준히 보도하고, 참사 100일을 맞아 종합적인 분석과 진단을 내놓아도 묵묵부답인 상황. 이런 상황일진데, 강기정 후보가 이 사고들을 '과거'로 치부한 것에 비판이 나올 수야 있겠습니까?

그러나 본선은 이제 시작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선 서로 쉬쉬하던 이슈가 전면으로 나와야 할 때입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놓고 책임 규명과 열띤 재발방지책 논의를 밀어붙여야 할 적기입니다.

이제는 언론도, 지역 내 야당도, 시민사회도 입을 떼고 기성정치에 대고 물어야 합니다. 과연 연달아 일어난 지역의 대형 참사에 대해 정치와 행정의 책임은 없는지, 앞으로는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어떻게 개선하고 보완할지 물어야 합니다. 토론해야 합니다.

광주아이파크희생자가족협의회 안정호 대표는 '광주시민 호소문'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러다 또 무고한 시민이 죽습니다. 정치인 여러분 제발 굽어 살피시고 애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제발 잊지 말아 주십시오. 수십 명의 사람이 무고하게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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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해왔습니다. 현재는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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