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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일, 김해금곡고등학교 전교생들은 전북 완주에 위치한 '다음타운커뮤니티'를 다녀왔습니다. 김해시 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 준비한 '2022년 김해시 꿈꾸는 농촌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갈 때만 해도 저는 '다음타운커뮤니티'가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김해에서 완주까지 먼 거리를 갔습니다. 도착하여 '다음타운커뮤니티' 모여라땡땡팀이 준비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이곳 사람들의 활동을 정리한 책이 있기에 샀습니다. 그 책이 바로 <공동경비부엌 모여라땡땡땡>이었습니다.
 
모여라땡땡땡은 함께 모여서 활동하는 행위와 장소를 모두 포함한다. 땡땡땡(000) 자리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함께 모여 모과차를 만들 때는 모여라 모과차'가 된다. 때때로 DIY 생리대를 만드는 모임이 있을 때는 모여라 '바느질' 이런 식이다. 책의 제목을 정할 때도 애를 먹었다. 과연 한 단어로 우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 기획회의를 하며 수다를 떨면서 제목을 툭툭 던졌다. 영화나 책 제목을 패러디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공동경비부엌이 던져졌다. 운영비를 함께 모으고 우리의 취지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 단어였다. 유레카! - 서문 중
  
2021.11.19/키키 별나 시루 바비 수작 햇살 슨베 로제 하하/소일/14,000원
▲ 공동경비부엌 모여라땡땡땡 책표지 2021.11.19/키키 별나 시루 바비 수작 햇살 슨베 로제 하하/소일/14,000원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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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땡땡땡은 복잡하고 소비중심적인 도시를 벗어나 사람,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분들의 모임입니다. 저는 직접 현장을 다녀오고 책을 다 읽었지만 '모여라땡땡땡'을 한 마디로 딱!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정해진 틀이 없는 모임이라고 해석됩니다. 당연히 이 책은 공저입니다.

각 분야를 맡고 계신 전문가 같은 비전문가분들이 자신의 경험을 한 장씩 맡아 적으셨습니다. 큰 흐름은 '요일식당'입니다. 요일별로 한 팀씩 식사를 준비하고 판매를 합니다. 매일 메뉴가 다르고 철마다 재료가 다릅니다. 더 많이 벌려고 하는 식당이 아닌 나를 돌보고 지역을 살리기 위한 식당입니다. 하지만 요리하시는 분들의 마음가짐은 프로 셰프십니다.

책은 총 9장으로 엮였습니다. 1장은 별나님이 쓰신 '요일식당 멤버를 소개합니다' 2장은 시루님이 쓰신 '사장이 되는 시, 공간' 3장은 수작님이 쓰신 '누군가를 위한 요리, 변화의 시작, 4장은 바비님이 쓰신 '나, 연장 쓰는 언니', 5장은 햇살님이 쓰신 '농사 짓고, 밥을 짓다', 6장은 슨배님이 쓰신 '쉼표가 필요해', 7장은 로제님이 쓰신 '고돼도 괜찮아, 환경문제라면', 8장은 하하님이 쓰신 '은밀하게 의리있게, 더불어 사는 맛', 마지막 9장은 키키님이 쓰신 '요일식당 운영이 돼요?'라는 글입니다.

'모여라땡땡땡'은 본명을 쓰지 않습니다. 각자의 별칭으로 서로를 칭합니다. 대부분 구성원들은 원주민이 아니라 외지에서 어떤 인연으로 들어오신 분들입니다. 말 그대로 이웃사촌입니다. 갈등이 있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특별한 갈등이 없었다고 합니다. 갈등은 욕심에서 시작되는 바, 그만큼 이분들은 큰 욕심보다 함께 사는 삶에 더 정성을 쏟으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키키님은 이 공간을 이렇게 정의하셨습니다.
 
모여라땡땡땡은 3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전업주부, 비혼자, 경단녀, 그리고 다둥이 엄마의 '연대'가 일궈낸 공간이다.(본문 중)
 
이것이 '모여라땡땡땡'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여라땡땡땡'은 그만큼 다양한 사연을 가진, 다양한 분들이,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위해 자발적이고 유쾌하게 모여서 이뤄낸 공간입니다.

'요일식당'이라는 공통된 공간을 위해 9명이 풀어내는 내용은 다릅니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요리전문가들이 아니었기에 식당을 함께 함에 당황스러움과 설렘을 느끼셨지만 한해, 한해 식당을 운영하며 자신의 색을 음식으로 표현하고 계십니다. 저희가 갔을 땐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맛이 훌륭했습니다.
 
이쯤에서 나는 왜 이곳에서 함께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윤을 남기기 위한 매일식당이 아닌 요일별로 나눠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 좋다.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의 가치관, 성향을 존중해주는 곳이라서 좋다. 문화생활도 즐기고 함께 여행도 다닌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는 점이다. 물론 스트레스가 없다면 이 또한 모순이겠지만 약간의 긴장은 나를 발전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활력소이므로 감당이 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이 있으리라 믿고, 다름을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하는 올바른 공동체가 될 거라 확신한다. (본문 중)
 
우리학교에서 학생들과 '다음타운커뮤니티'를 방문한 이유는 학생들과 in 서울, in 도시가 아니라도, 지역에서, 농촌에서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저는 봤습니다. 학생들에게 공간을 설명하시는 분들의 건강한 표정을, '모여라땡땡땡'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그리고 외지손님을 대하는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협동조합이 긴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청년을 위한 정책과 예산은 쏟아지지만 지속가능한 유지는 돈에 비례하지는 같지 않습니다. 소비자로 사는 삶에서 생산자로 사는 삶을 산다는 것이 힘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이 모든 것을 떠안고 살아갑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로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모여라땡땡땡'과 이 책을 읽으며 귀촌하여 사는 또 다른 방법을 확인했습니다. 귀촌을 생각하시는 분들, 함께의 가치를 느끼고자 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 실천교육교사모임에도 게재합니다.


공동경비부엌 모여라땡땡땡 - 시골에서 만난 여자들 달달짭짤 실험을 하다

키키, 별나, 시루, 바비, 수작, 햇살, 슨배, 로제, 하하 (지은이), 소일(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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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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