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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4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4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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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발표와 관련하여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유는 이번 발표 내용이 대선공약과 비교했을 때 너무 후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약을 복기해 보면 아래와 같았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기존 정부안(방역 지원금)과 별개로 600만 원을 추가하여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

윤석열 당선자는 대선 유세현장에서는 물론, 대선 후보 간 토론회에서도 분명히 위와 같이 밝혔다. 즉, 현 정부의 '방역 지원금'은 (1차 100만 원, 2차 300만 원) 부족하니 자신이 당선되면 바로 600만 원을 더 얹어 주겠다고 밝힌 것이다. 소상공인들 또한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수위가 발표한 내용은 이와 많이 달랐다. 

이번 로드맵 발표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무조건 600만 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손실 정도를 따져 '차등 지급' 하기로 했다며, 따라서 상황에 따라 최대 600만 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상황에 따라서는 600만 원이 아니라 60만 원 또는 6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까지 세부사항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려진 바 없다. 일단 여기서 소상공인들의 마음이 크게 상했다.

더욱이 대선공약집을 통해 발표한 일명 '코로나19 손실보상 3대 패키지'에서는 지난해 7월 이전의 손실에 대해서도 소급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선 '피해 보상 소급적용'을 쏙 뺐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이다.

과학적 추계가 보지 못하는 것들

서울시 모 지역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A씨의 사연은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의 국수 가게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영업 제한에 피해를 보았던 대표적인 접객 전문업소였다.

"코로나 이후 매출이 30% 이상은 떨어졌어요. 국수는 늦은 시간까지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대표적 요깃거리거든요. 그런데 늦은 시간대에 영업을 못 하니 타격을 받은 거죠. 그래서 작년 4월 호구지책으로 없는 돈 끌어모아 만두 기술을 배우고 필요한 주방 기물도 구매해서 만두를 국수와 같이 팔았죠. 코로나 이전 매출은 회복 못 했지만, 재작년보다는 매출이 올라갔어요. 이 때문에 손실보상에서 제외되었어요. 더군다나 이전 손실은 소급적용이 안 되잖아요. 그러니 방역지원금만 받고 손실보상금은 전혀 못 받은 거죠.

그런데 우리 가게 근처 배달 전문 치킨점은 이번 코로나 기간 중 장사가 잘 됐거든요. 근데 그 가게 배달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다 그만둔 거예요. 그래서 매출이 떨어졌죠. 덕분에(?) 거긴 손실보상을 받았어요. 코로나로 매출 떨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누군가는 어쨌든 매출이 올랐으니 못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요. 망한 사람도 부지기수인데 그것도 감지덕지하라는 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언짢은 거예요. 새로운 메뉴에 들어간 돈과 시간, 에너지를 따지면 현실은 마이너스거든요. 이번 영업 제한만 아니었으면 굳이 힘들게 만두를 추가하지 않았을 겁니다.

영업 제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발버둥친 나는 대상자가 아니라고 하고, 코로나가 아닌 내부 사정으로 매출 떨어진 사람은 보상금을 주니 억울한 기분은 어쩔 수 없죠. 그나마 이번 대선 때 후보들 모두가 앞다투어 피해 소상공인들 지원해 주겠다고 해서 사실 그걸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28일 발표한 것 보니 허탈하더군요.

이번에 발표한 '피해지원금'은 방역협조에 대한 지원금인데도 손실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면 난 또 대상이 안 될 것이고 이전 손실에 대한 소급적용은 아예 언급도 안 됐으니 모든 기대가 물거품이 된 거죠."


한 편의 '부조리극'과 같은 국수 가게 사장 A씨와 그의 이웃 치킨점의 사례는 사실 소상공인 업계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설사 '알파고'를 동원해 과학적 추계를 한들 '온전한 손실보상'이란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정치인의 소명은 표리부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인수위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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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형편이 괜찮으신 분은 돈을 받으면 소고기를 사서 드시고 형편이 어려운 분은 그 돈 받아서는 가게를 운영할 수도 없고…"

안철수 위원장은 이번 로드맵 발표 중 1호 공약 수정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가 현재 소상공인들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었다. 딱 5년 전 그러니까 19대 대선을 앞둔 2017년 2월 8일, 당시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JTBC에 출연한 안철수 위원장은 켄 로치 감독의 명작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 생명과 시민의 권리, 사람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기본 소명이다."

이 영화는 영국의 경직된 복지 시스템과 타성에 젖어 '긍휼'이라는 단어를 망각한 관료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당시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봤다면서 국민의 권리와 자존심을 지켜 주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말한 것이다. 그랬던 사람이 5년 뒤 현실 정치 현장에서는 국민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발언을 한 것이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원래 정치인이란 표리부동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그의 망언이 소상공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니다. 공짜로 소고기 먹는 몇 명의 자영업자가 용납이 안 돼 만들었다는 이번 정책(차등 지원)이 다수 자영업자의 희망을 와장창 깨버리는 가혹하고 절망스런 현실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공약이란 대통령 후보가 국민에게 '내가 이렇게 일하겠다'라고 말하는 제안서라고 본다. 국민이 그 공약을 토대로 대통령을 선출했다면, 그 공약은 제안서에서 계약서가 될 것이다. 그것도 국민에게 고용되는 5년짜리 근로계약서 말이다. 그런데 그 계약서의 서명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첫 번째 계약 조건이 깨진 것이다.

계약은 신의성실이 기본 의무라고 한다. 그런데 뭔가를 시작도 하기 전에 그 신의가 깨졌다. 안정된 국정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런데 1호 공약 파기로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는 금이 갔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들은 희망은 실현하지도 못하고 희망고문만 당하다 쓰러지게 생겼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이러하다면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 어떤 신의와 성실을 기대할 수 있을지 정말 의문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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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에서 자영업자 그리고 시급제 노동자와 법인대표로 일하며 느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은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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