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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민주당 주도의 일명 '검찰정상화법안'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금, 사법기관인 검찰과 입법기관인 국회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1년 발간된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에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4명은 각각 형사법학자, 사회운동가, 검사, 교수 출신이다. 역대 정권과 정치 검찰의 오욕의 역사,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지닌 검찰의 무소불위, 공안 검찰과 폭력 검찰의 탄생, 검찰의 사법적 통제와 시민 감시 등을 기록했다.

책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검찰의 역할과 위상 변화를 정권 흐름에 맞춰 보여준다. 국민들에게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조직의 속내를 드러낸다. 왜 검찰이 막강한 권력조직이 되었는지, 왜 검사들이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집단'이란 평을 듣기도 하는지 설명한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검찰은 영원하다?
 
대한민국 검찰은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하면서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무소불위의 권한과 권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은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하면서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무소불위의 권한과 권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 삼인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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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저자들은 이승만 정권에서의 정적 제거 조력자, 박정희 정권의 독재 권력 추앙과 간첩 조작, 전두환·노태우 군사정부의 고문사건과 조작 은폐, 김영삼 정권의 죽어가는 권력 깃털 뽑기 사례 등을 열거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적한다. 

"일반 시민이 긴급조치를 위반하면 검찰은 어김없이 징역 15년 형을 구형했다. 대한민국 검찰은 긴급조치가 요구하는 가장 높은 형량을 구형하고 법원은 검찰의 주문과 똑같은 형량을 선고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반복되었다."

"우리나라 검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무소불위 권한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검찰 권력은 없던 죄도 만들 수 있고 평범한 시민도 범죄자로 몰락한다. 인명은 재천이 아니라 검찰에 있을 정도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검찰은 영원하다는 게 일반 정설이 되었다."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게 대한민국 검찰 권력의 역사다. 특정 정치 세력을 죽이는 일, 특정 기업을 망하게 하는 일, 노동조합을 무너뜨리는 일, 집회와 시위를 하는 시민을 가두는 일 등등. 검찰은 합법이라는 미명 아래 이 같은 일을 자행해왔다. 

검사동일체, 서울대 법대 출신 최고의 엘리트 집단, 우리 사회 최고의 권력자 검찰은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고의 영웅 집단으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런 엘리트 순혈주의는 패거리 담합 문화로 변질되기도 했다. 국민들에겐 가혹하고 검사들에게만 관대한 특유의 정치 집단을 형성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한 검찰개혁은 노무현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87년 민주항쟁 이후 자유와 공정, 정의와 상식이 상당 부분 발전했다. 그러나 검사들의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검찰은 시대정신과 역행한, 국민들이 불신하는 국가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책은 지난 2009년 노무헌 전 대통령 서거 사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KBS 정연주 사장 사건,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을 비판한다. 

"2008년 촛불집회에서처럼 시민을 폭행한 경찰관은 단 한 명도 처벌하지 않으면서도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2000명 가깝게 처벌하는 일 등을 통해 검찰은 한국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권력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대형 비리 사건에 대한 특수수사를 전담하면서 정치ㆍ경제ㆍ사회 영역의 주요 인사나 기업 또는 단체가 관련된 주요 (범죄) 정보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 기소권 독점이 왜 사법개혁의 중요한 단초가 되는지도 되짚는다. 즉 반공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됐던 인간 파괴 고문 공작,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건 처리, 미네르바 사건 등등.
 
"검찰은 수사와 기소라는 권한을 아무런 제한 없이 쓸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마음껏 써왔다. 죄가 없는 게 뻔해도 수사를 진행하고 기소를 감행해서 당사자를 괴롭힌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중략) 정권의 의중을 좇은 충성의 대가로 검찰 조직은 기득권을 보장받고 사건 담당자들은 승진하여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되었다. 나아가 검찰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면서 정의(定義)하는 권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정치검찰'에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까

이제 5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이 마무리된다. 검찰이 독점했던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가 부패와 경제 수사로 한정된다.

검찰공화국을 민주공화국으로, 정치검찰을 국민의 검찰도 되돌려 놓아야 한다.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검찰 권력을 견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다시, 책의 문장을 인용해본다. 

"검찰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검찰을 이용해 집권과 정권 유지를 하려는 권력층과 그에 호응해 충성을 맹세하고 반대급부를 얻어내려는 검찰이 쥐락펴락하는 형국이 계속될 것이다. 이는 일부 정의로운 검사들에 의해 개선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극단적인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몇몇 검사를 처벌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검찰 바로 세우기가 시급한 까닭이 여기 있다."

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김희수 외 지음, 삼인(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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