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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이 코로나에서 벗어나 시나브로 정상화되나 싶었는데 느닷없는 '복병'을 만났다.
 학교 교육이 코로나에서 벗어나 시나브로 정상화되나 싶었는데 느닷없는 "복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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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닫혔다 열리기를 반복했던 학교 교문이 2년 남짓 만에 완전히 열렸다. 그동안 취소됐던 교내 행사도, 학교 밖 체험 활동도 이젠 별 제약 없이 실시할 수 있게 됐다. 마스크를 벗지 못해 열 수 없었던 체육대회도, 단체 수학여행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젠 운동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다. 땀 범벅이 된 얼굴로 교실에 들어올 때 다시 쓰게 할 걸 생각하면 적잖이 난감하지만, 잠시나마 마스크로부터 해방된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한 모습이다. 그들의 마스크를 벗은 얼굴이 낯설기까지 하다. 

듣자니까, 5월 말쯤이면 모둠활동도 가능해지고 선후배끼리 모이는 동아리 활동도 허용될 모양이다. 지금껏 여럿이 모이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다 보니, 수업은 죄다 일방적인 강의식이고 동아리 활동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학교는 종일 적막만 흐르는 죽은 공간이었다. 

교실 안팎의 풍경부터 달라질 참이다. 방역 지침상 밀폐된 실내에서 밀접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책상을 멀찍이 떼어놓아야만 했다. 지난 두 해 동안은 교실에서 모둠활동을 하기는커녕 짝꿍조차 없었다. 책상마다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자위하곤 했다. 

머지않아 예전처럼 서로 마주 보며 토론을 벌이고,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모둠끼리 퀴즈를 풀며 환호성을 지르는 풍경도 금세 익숙해질 테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렬로 맞춰진 책상 배치를 어떻게 모둠별로 재구성할지 고민 중이다.

고1 아이들조차 '인강' 들어야 한다며 연일 아우성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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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도 '인강'을 들을 수 있도록 평상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 사용을 허용하면 좋겠어요."

학교 교육이 코로나에서 벗어나 시나브로 정상화되나 싶었는데 느닷없는 '복병'을 만났다. 갓 입학한 고1 아이들조차 '인강'을 들어야 한다며 연일 아우성치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인강'은 수능을 코앞에 둔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어떻든 공부하겠다는 아이들의 바람을 막을 순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일과 중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학생회의 동의를 얻어 학급 담임교사가 등교 직후 일괄 수거한 다음 방과 후에 다시 가져가게 되어 있다.

분실 우려가 있어 학년 교무실마다 전자기기 보관 금고도 운영 중이다. 담임교사가 반 아이들의 전자기기를 매일 수거하고 분출하는 건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데도 일과 중 전자기기의 휴대를 금지한 건 소지가 허용되던 과거에 워낙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무선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딴청을 피우는가 하면, 친구들끼리 SNS를 주고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심지어 '도촬'과 '녹취'도 서슴지 않은 경우마저 있었다. 기실 일과 중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 지금도 별도로 '공기계'를 챙겨와서 몰래 사용하는 아이가 적지 않다. 

이를 모르지 않는 아이들은 스스로 '조건'을 내걸었다. '인강'을 듣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전자기기를 일정 기간 압수해도 좋다는 것이다. '공기계'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실효성이 없을뿐더러 학부모까지 끼어들어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학칙의 상위법인 학생인권조례에는 아이들의 전자기기 소지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교육활동과 수업권 보장을 위해 민주적이고 합리적 절차를 거친 학칙으로 사용을 규제할 수 있다고 덧붙여놨을 뿐이다.

과거의 개인적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수업에 집중하는 경우는 거의 보질 못했다. 모두 스마트폰을 끄고 가방 속에 넣게 한 뒤라야 비로소 고개를 들어 서로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매일 야간자율학습 시간 고3 교실의 풍경

어쩌면 '인강'을 듣는 대신 몰래 게임을 하고 SNS를 주고받는 건 지엽적인 문제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인강'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다. 모두가 책상에 앉아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 화면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는 매일 야간자율학습 시간 고3 교실의 풍경이라 딱히 새삼스럽진 않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를 거치대에 세워놓고 나란히 앉아 똑같은 자세로 미동도 없이 쳐다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뭇 기괴하기까지 하다. 칠흑 같은 밤 섬뜩한 고요 속에 교실의 조명만 대낮같이 환하다. 

아이들은 예습도 복습도 '인강'으로 한다고 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즈음엔 교과별 시험 범위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맞춤형 수업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들에겐 '인강'이 수업의 표준이었다. 선생님들 모두가 '인강'처럼 수업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근래 들어 '인강'을 들으며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들이 부쩍 늘었다. 학년 초 교과서와 함께 받게 되는 교사용 지도서는 '퇴물'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이따금 발표 수업을 하는 경우 보고용 수업지도안을 작성할 때나 잠깐 활용될 뿐 꺼내 보는 교사는 거의 없다. 거칠게 말해서, 이른바 '1타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흉내 내기 위한 연습이 곧 수업 준비다. 설명 방식은 물론, 복장과 말투까지 닮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공교육은 사교육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도 이런 현실에서 비롯됐다. 솔직히 아무리 발버둥쳐도 학교 수업은 '인강'을 따라갈 수 없다. 교사의 자질과 역량 차이라기보다는 조건과 환경의 차이다. 수업의 조건도 다르고, 공고한 학벌 사회라는 환경은 사교육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더욱이 '인강'을 흉내내기 급급한 수업이라면 더 말해서 무엇 할까. '인강'을 따라 할 거라면 더는 학교 수업이 필요 없다. 수업 시간에 대형 프로젝션 TV로 '인강'을 반복해서 보여주면 된다. 어차피 '인강'처럼 수업해달라고 요구하는 마당에 '사본'보다 '원본'이 더 나을 것이다. 

'인강'이 점령한 교실
 
수업 시간에 무선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딴청을 피우는가 하면, 친구들끼리 SNS를 주고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수업 시간에 무선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딴청을 피우는가 하면, 친구들끼리 SNS를 주고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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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은 '인강'과 달라야 한다. 아니, 다를 수밖에 없다. 대놓고 '인강'처럼 수업해달라는 건, 학교를 향해 학원이 되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럴 거면, 굳이 막대한 세금을 들여 학교를 세우고 운영할 이유가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과연 수업 시간에 모둠활동이 가능할까 싶다. 아이들끼리 마주 보고 토론을 벌일 수 있을지, 또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인강'이 점령한 교실에서 모둠활동과 프로젝트 과제, 심지어 짝꿍이라는 말조차 어느덧 낯선 용어가 됐다.

지난 2년 동안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하고 뛰어노는 법을 잊어버린 듯하다. 그들에겐 수업은 '인강' 하나면 족하고, 손에 스마트폰만 쥐고 있으면 친구도 필요 없다. 일과 중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할 경우, 마스크를 벗게 한들 운동장에서 뛰어놀 아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을 성싶다. 

단언컨대, 이는 학교 교육이 직면한 대표적인 '코로나 후유증'이다. 그런데도 교육부에서는 마치 '인강'처럼 수업하라는 듯 교실에 빔프로젝터와 인터넷 무선 공유기, 전자칠판 등 온갖 값비싼 장비를 들이고 있다. 정작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인강'보다 교사와의 살가운 만남이고, 스마트폰보다 왁자지껄한 또래 친구들과의 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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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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