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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주당 공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현근택 변호사(왼쪽부터).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주당 공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현근택 변호사(왼쪽부터).
ⓒ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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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오영훈 의원이 확정됐다. 현역 국회의원인 오 의원이 제주도지사 후보가 되면서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제주시을 지역구에선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동시에 치러지게 됐다. 

오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마자 전략공천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전략공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현근택 변호사다. 

제주 출신은 맞다, 그러나

김한규 전 비서관은 대기고를, 현근택 변호사는 제주일고를 졸업했다. 모두 제주 출신은 맞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제주가 고향이지, 제주 지역 정치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김 전 비서관은 서울대를 나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거쳐 하버드 로스쿨에서 유학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2018년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와 이해찬 당대표 캠프에서 활동했고, 지난 총선 때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됐다가 낙선했다.

이후 2021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발탁됐다가 오 의원이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하자 28일 비서관직을 사임하고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근택 변호사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계속해서 용인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에서 활동하다가 2018년 용인시장 예비후보로 나왔지만 경선에서 패배했다.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이재명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현 변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성남 지역 후보로 거론됐지만, 제주에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전해진다. 

김 전 비서관이나 현 변호사 모두 민주당 중앙당 입장에서는 미래가 촉망되는 능력 있는 출마 후보군이다. 민주당 중앙당에서 보면 제주가 고향이니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내세우기 딱 좋은 적임자들이다. 

그런데 제주도민들 입장에서는 두 사람을 진짜 제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고향을 떠나 육지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전략공천하면서 두 사람 중 한 명을 내려보낸다는 말이 파다하다. 지역에서는 "또다시 육지에서 내려오나"면서 반발하고 있다.

지난 제주시갑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중앙당은 송재호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송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싱크탱크와 인수위 역할이었던 국정기획자문 위원,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이 이유였다. 

하지만 송 후보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부인과 친인척 관계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기 전에는 원 전 지사의 도지사 선거를 도왔던 인물이었다. 

당시 지역에서는 원희룡의 '괸당'이자 캠프에 있던 사람을 전략공천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기자는 도대체 왜 이런 전략공천을 했는지 관계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우리가 지역을 잘 모르니, 그쪽 출신이자 우리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전략공천하는 거지"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2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제주도지사 선거 당내 경선에 나섰던 오영훈 의원과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원팀'을 선언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경선에서는 오영훈 의원이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결정됐다.
 2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제주도지사 선거 당내 경선에 나섰던 오영훈 의원과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원팀"을 선언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경선에서는 오영훈 의원이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결정됐다.
ⓒ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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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민심 읽을 수 있나

지역 민심 대신 중앙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주 출신을 우대해 전략공천 하는 방식이 과연 옳을까?

오영훈, 위성곤 의원 두 사람 모두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도의원을 거쳐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지방의회 의원을 반드시 거쳐야만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를 오래 떠난 사람보다는 지역 민심을 잘 아는 것이 당연하다.

낙하산 공천은 선거를 통해 당선됐어도 지역 사정에 어두워 주변 사람에 휘둘리거나 '지도부 해바라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제주시을 지역구에는 출마할 후보가 없는 것도 아니고, 험지라 부를만한 열세 지역도 아니다. 굳이 육지에서 꽂아주는 낙하산 공천을 할 이유가 없다.  

선거는 지역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만약 지역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고 마음대로 하다가는 2016년 총선 때 호남지역을 국민의당이 차지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위에서 내려오는 전략공천이 반복된다면 누가 지역에서 활동하고 제주도민을 위해 애를 쓸까? 육지에서 정치 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전략공천 받는 편이 훨씬 빠르고 편하니 굳이 지역에 내려와 밑바닥부터 일할 필요가 없게 된다.

민주당 중앙당은 직접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공천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뽑아준다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김한규 전 비서관이나 현근택 변호사를 전략공천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면, 차라리 경선을 치르게 해 제주도민의 설득을 구해야 한다고 본다.

제주 출신 정치인들도 제주에서 출마하려면 최소 몇 년은 제주로 집도 옮기고, 지역에서 활동해야 한다. 지역에서 출마하려는 정치인이 도민에게 보여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금배지 달려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 '땅 팔아 대학교 보냈더니 남아 있는 귤밭을 유산으로 받아 전원주택 짓겠다'는 심보 같아 보인다.

민주당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진짜 제주 도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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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취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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