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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이 주인공은 새엄마인 배 선생과 그녀가 데려온 의붓여동생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산다. 그런데 이 가정은 다른 어느 가정처럼 평범하거나 화목한 가정이 아니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가정에서 그는 가장 잔혹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를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빵집으로 쫓기듯 도망치게 만들었다.
 
'위저드 베이커리' 책 표지
 "위저드 베이커리" 책 표지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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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장르인 이 소설은 기묘한 환상과 현실이 조합되어 서글픈 현실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헤쳐나가야 할 힘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김이나 작사가의 추천평처럼 '잔혹하고 차가운 얼굴을 한, 너무도 따뜻한 구원의 서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에게 상처와 핍박을 가하는 '잔혹하고 차가운 얼굴'이 있다면, 주인공의 따스한 마음과 이해심이 스스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말을 더듬는 것은 그의 부정할 수 없는 결핍이다. 그는 학교 교사로부터도 친구들로부터도 조롱을 받거나 소외를 당한다. 가정에서의 핍박도 고통스러운데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조차도 그에게는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친구라고 부를 만한 누군가가 있기를 해, 나의 더듬거리는 말마디의 행간 속에서 아무것도 묻지 않고 두 팔 벌려 줄 누군가가 있기를 하냐고. - 본문 19쪽

그런 그에게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의 점장과 밤에는 파랑새로 변하는 알바생 소녀는 처음으로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한때 이 세상에서 아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 억울한 생명을 죽게 만든 점장과 시종일관 도움을 주는 파랑새는 주인공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다.

소설 속 설정이지만 그런 구원이 마법의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건 인생의 역설처럼 느껴진다. 그런 존재는 마법 같은 세상 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이나 작사가의 추천평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소설 속에서의 '따뜻한 구원의 서사'가 뭐냐고 의문을 던지며. 그런데 작가의 말처럼 결국 우리를 구원하는 건, 지금까지 거쳐온 고통들, 상처를 직면하면서 계속해서 버티며 나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었고,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주해야 했던 겪어야 했던 것들과 함께 내 삶도 흘러왔다.

굳이 따뜻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내가 내 삶을 긍정할 때 결국 따뜻한 온기가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 같다. 주인공이 파랑새 소녀를 다시 마주하고 흘리는 눈물도, 다시 '위저드 베이커리'를 향해 달리는 주인공도 결국 스스로가 구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마법처럼 환상을 자아낸 것이 아닐까.     

아무리 현실이 절망적이고 힘들어도 '무엇보다 가장 바라는 건 찬란한 문장을 얻는 거예요'라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며 나만의 구원을 찾아내고 그것을 향해서 달려보자. 그렇다면 어느 순간 우리들의 눈앞에 마법의 쿠키를 파는 '위저드 베이커리'가 나타날 것이다. 단, 선택의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것을 명심할 것!

덧붙이는 글 | 브런치 https://brunch.co.kr/@lizzie0220/325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은이), 창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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