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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주)대교와 단체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3월 11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주)대교와 단체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 전국학습지산업노조 대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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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교사로 일한 지 어언 29년 만에 단체교섭의 날을 맞이했다. 전국 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 특수고용노동자인 대교 눈높이 학습지 노동자는 2000년 노동조합 설립 이후 22년 만에 (주)대교와 지난 3월 11일 단체교섭 상견례 및 단체교섭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22년 동안 노동조합은 부정영업, 수수료 변경, 일방적인 제도 개악, 조합원 해고, 지부장 부당해고 등 회사의 탄압에 맞서 오랫동안 투쟁해왔다. 2006년, 최근한 지부장 300일 해고 복직 투쟁은 조합원과 연대 동지들 덕분에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동안 회사와 현장 문제로 현안 교섭을 진행하기는 하였으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단체교섭을 거부당했다. (주)대교는 "대교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며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만 교섭에 나오겠다"라며 단체교섭을 3년여를 거부해 오다 2021년 10월 14일 대법원(2021두42610)의 대교 눈높이 학습지 교사 등(대교와 위탁사업자 계약을 체결한 자)의 노조할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 이후 단체교섭 협상에 나왔다.

2021년 10월 실무교섭을 시작한 뒤 2022년 3월 11일 상견례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현재는 실질적인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학습지노조 대교지부와 (주)대교의 기본협약 체결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절차적 과정과 실제적 내용을 모두 담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학습지노조 대교지부와 (주)대교의 이번 단체교섭은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AI 온라인 학습지 시장 확대로 인한 대면 학습지 시장의 축소, 이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보장 문제,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 마련 등 노동조합과 회사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먼 길을 돌아 2022년 3월 25일 드디어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이번 단체교섭이 대교 학습지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권리 확대에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주)대교는 학습지 업계 선도 기업답게 신의성실 교섭으로 임하길 바란다. 또 노사가 상생하는 단초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단체교섭을 시작함에 앞서 대교가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재계약 심사제도로 인해 7월 조합원들의 집단 해고를 앞둔 상황이다. 하지만 사측은 대교지부의 단체교섭 기간 내 조합원 해고 금지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에게 회사의 경영 위기 책임을 떠넘기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교에만 있는 재계약 심사제도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하는 것도 서러운데 재계약을 할지 말지를 심사하는 제도이다. 10년, 20년 청춘을 다 바쳐 일한 눈높이 학습지 노동자에게 포상을 주진 못할망정 회사에서 내쫓겠다는 제도나 다름없다. 당연히 재계약 심사제도는 폐지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학습지노조 대교지부는 (주)대교에 성실하게 교섭할 것을 촉구하고, 더불어 대교 눈높이 학습지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일으키는 재계약 심사제도 폐지 투쟁을 전개하며 단체교섭에 임하고 있다. 또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며 조합원들과 연대 단위 노조들을 조직하여 학습지 공동행동의 날과 대교 본사 앞 조합원 결의 대회도 진행할 것이다.
 
단체교섭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대교 눈높이 학습지 노동자들
 단체교섭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대교 눈높이 학습지 노동자들
ⓒ 전국학습지산업노조 대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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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걸고 가는 것이 있다. 조합원의  일방적인 해고다. 해고는 살인이다. 20여 년 넘게 일한 조합원들의 계약해지는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 노사가 파행으로 가지 않도록 대교가 조직원들을 감싸 안고, 노동조합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으로 나가길 바란다. 앞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학습지노조 대교지부는 조합원과 단결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하나, 단체협약 체결로 소중한 일터를 지키자!
둘, 단체협약 체결로 고용을 보장받자!!
셋, 단체협약 체결로 차별 없는 대우 쟁취하자!!!
넷, 단체협약 체결로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자!!!!
조합원의 힘으로 '재계약 심사제도 폐지'하고 '단체협약 체결'하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난숙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 지부장이 쓴 글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비정규노동> 5,6월호 '여기, 현장' 꼭지에도 실렸다.


태그:#학습지교사,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노동조합, #단체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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