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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중인 김준형 교수
 강연중인 김준형 교수
ⓒ 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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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질서 변화와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주제로 한 강연이 26일 오후 7시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부평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초청 강사는 대북 및 대미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김준형 교수로서, 그는 제5대 국립외교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동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준형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하여 1991년의 냉전체제 붕괴, 2001년의 9.11테러, 2008년의 금융위기, 2019년의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세계사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거대한 변화의 분기점이라고 진단하면서 사태의 진행 양상에 따라 세계 질서도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형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는 교훈으로 다음 여섯 가지를 꼽았다.
 
1) 세계는 지정학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전쟁의 문턱이 낮아졌다.
2) 신냉전체제의 시작은 아닐지 몰라도, 탈냉전제제의 종언임은 분명하다.
3)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승리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다.
4) 대한민국은 도덕적 판단과 실용적 국익 외교 사이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5) 우크라이나는 한국 사회의 이념과 도덕적 판단의 시험지일 수 있다(흑백론과 마녀사냥을 극복할 필요가 있음).
6) 북-중-러 동맹과 한-미-일 동맹의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배후에서 작동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속에는 군사적 대결뿐만 아니라 경제와 무역, 통화, 기술, 체제와 가치 기준 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으므로 정서적 접근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분석과 판단으로 국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 노선을 바라보면 억제력 강화에 기반한 남북 교류, 선(先)비핵화 후(後)보상 등을 중심으로 하는 대북정책 그리고 동맹을 강화하는 대미 외교와 역사‧무역을 포괄하는 일괄타결식 협상을 추진하는 대일 외교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정책과 다를 바가 없다며 김 교수는 우려를 표명했다.

'선(先) 핵 포기, 후(後) 보상'을 주장하는 미국과 '선(先) 신뢰 확인, 후(後)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안보 딜레마와 상호 불신에 때문에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뚜렷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경우에 따라서는 결기 있게 남북 협력 의지를 표명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을 극복해야 한다며, 1) 북을 악마화함으로써 협상할 수 없는 상대로 인식하는 것, 2) 북한은 붕괴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3)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하고 적극적 해결 의지를 포기하는 것, 4) 북한이 아직도 이밥에 고깃국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는 착각, 5) 시간은 북한에 불리하다는 잘못된 판단 등을 예로 들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전략은 평화전략이어야 한다며, 분단된 한반도에서 남과 북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 미-중 전략경쟁과 안보 포퓰리즘에 이용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평화전략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카드로서 이를 활용하여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국가로서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강연은 4.27남북정상공동선언 4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4월 23일 열린 4.27 킬로미터 평화만보 인천시민 걷기대회와 함께 마련된 행사다. 두 행사 모두 6.15공동선언인천본부, 인천자주평화연대, 인천노무현대통령추모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를 주관한 인천자주평화연대의 이성재 상임대표는 "우리가 자주와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만큼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 국제정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판단하여 걷기대회와 강연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는 참석자들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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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김준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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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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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인천자주평화연대, #김준형교수, #4.27판문점선언, #부평아트센터,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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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학박사, 번역가.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번역서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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