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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가에는 하얀 모란과 빨간 모란이 곱게 피었다.
 돌담 가에는 하얀 모란과 빨간 모란이 곱게 피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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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진다. 모란이 뚝뚝 떨어지는 찬란한 슬픔의 봄이 지나간다. 23일 찾아간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 영랑생가에는 모란꽃잎이 하나둘 시들어가고 있었다. 꽃피는 시간이 짧은 모란은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이내 시들곤 한다.

발걸음을 재촉할 걸 그랬다. 사나흘만 서둘러 찾아왔더라면 찬란한 기쁨의 봄을 맞이할 뻔했다. 아쉬움도 잠시, 영랑생가를 돌아보니 아직 모란꽃이 지천에 피었다.
 
연초록 이파리가 돋아나는 감나무와 모란꽃의 대비가 아름답다.
 연초록 이파리가 돋아나는 감나무와 모란꽃의 대비가 아름답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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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생가 마당에 심어진 모란 한 그루에도 모란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영랑생가 마당에 심어진 모란 한 그루에도 모란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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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노래한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는 1935년 시문학사에서 펴낸 〈영랑시집〉에 이렇다 할 제목도 없이 그냥 45번이란 숫자로 실려 있다.

영랑생가 사립문을 들어서면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가 새겨진 돌로 만든 예쁜 시비가 있다. 그 곁에는 때마침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 전문이다.
 
돌로 만든 예쁜 시비 곁에는 때마침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돌로 만든 예쁜 시비 곁에는 때마침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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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영랑 김윤식 선생 동상이다. 세계모란공원에 있다.
 영랑 김윤식 선생 동상이다. 세계모란공원에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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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 가면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가 있다. 해마다 4월이면 모란꽃이 만개해 상춘객들의 가슴을 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심으로 물들이곤 한다.

영랑생가 뒤란 대숲 사이로 오르면 세계 모란공원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는 세계 8개국에서 가져온 50종류의 모란이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피어나곤 한다.
 
꽃 중에 꽃이라는 모란꽃은 볼수록 곱고 화려하다.
 꽃 중에 꽃이라는 모란꽃은 볼수록 곱고 화려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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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모란공원에 피어난 노란 프랑스 모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모란공원에 피어난 노란 프랑스 모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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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생가는 1948년 영랑 선생이 서울로 이사한 후 사유지였으나 강진군이 1985년 12월 매입하여 1986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후 2007년 10월에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됐다.

남도 답사 1번지 강진의 봄은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에서 무르익는다. 군동 금곡사 벚꽃길에서 피어난 봄은 영랑생가의 모란꽃으로 그리고 남미륵사의 철쭉으로 만개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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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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