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형택 언론노조 SBS 본부 위원장
 정형택 언론노조 SBS 본부 위원장
ⓒ 정형택 제공

관련사진보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노조) 18대 위원장으로 정형택 현 위원장이 선출되었다. 지난달 31일 SBS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8대 SBS 위원장 선거 개표 결과 정형택 후보가 득표율 97.4%(739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2003년 SBS에 기자로 입사한 정형택 위원장은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그리고 뉴미디어국 비디오머그팀장, 보도국 서울지방경찰청 취재팀장 등을 거쳤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17대 위원장 잔여 임기를 마쳤다. 지난 20일 정 위원장과 전화 연결해 지난 9개월의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 SBS 노조 위원장 재선에 성공해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 지 20일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새롭게 18대 집행부가 정상적으로 들어선 만큼 조합 활동을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상무집행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또 취임과 동시에 석 달 안에 대의원대회를 진행하게 노조 규약이 돼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조합 규약대로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고요.

그것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었던 일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고 이힘찬 PD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위를 꾸려나가는 것, 또 <시사특공대> 이재익 PD 교체 건과 관련해 공정방송과 관련된 경우 진행자 교체는 사측이 임의로 해서는 안된다는 걸 제도화하기 위한 재발 방지책 마련 등에 대해 사측과 계속 교섭해오면서 지난 20일간 나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 지난해 당선 인터뷰 때 재선을 묻는 질문에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하셨잖아요. 어떻게 재선하시게 된 건가요?
"저 스스로 조합원들을 대표해 노조 위원장으로 나서기에 부족함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난해 위원장에 나서게 된 것도 노조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 하나뿐이었거든요. 비상한 상황에서 노조 지도부가 제대로 서지 못하는 건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어렵게 결심하게 됐고요.

지난해 조합원들께서 함께해 주셔서 위기 상황을 끝낸 만큼 조합 정상화 위해서라도 제가 아니라 훨씬 더 능력이 뛰어난 집행부가 서길 바랐지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2차까지 입후보 절차를 진행했는데 후보로 나서는 분이 없었고 결국 또 지난해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위기 상황을 끝내고 정상적으로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는 게 노조가 강건해지고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건 노조의 또 다른 위기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노조를 지키고 싶고 그렇게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에 이르게 됐고요. 때문에 부족하지만, 위원장의 짐을 다시 지기로 했습니다."

- 지난 보궐선거에서 경선을 진행한 거로 기억하거든요. 상대 후보가 이번엔 생각 없다고 하던가요?
"지난 경선 때 나왔던 후보님은 중간에 희망퇴직을 하셔서 퇴사하셨고요. 이번에는 1, 2차 공고 때 후보로 입후보하신 분이 없었습니다."

- 재적인원 1068명 중 759명(투표율 71.1%)이 투표에 참여해서 97.4%(739표) 득표율로 당선되셨잖아요. 17대 위원장 활동에 대한 평가일까요?
"지난 임기 돌이켜 보면 특히 파업 가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합원들께서 그런 제 부족함을 압도적인 표로 채워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 민주노조에 힘을 실어준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 이유는 사측과 힘의 균형을 맞춰서 대등한 노사관계를 설정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조합원의 삶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9개월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세요?
"부족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를 지키고 싶었고 또 공정방송의 가치를 우리 일터에서 지키고 싶은 마음이 다였거든요. 취임하고 석 달이 지나자마자 단체 협약이 해지가 됐고 또 그렇게 76일간 무단협 상황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단 하루도 회사에 나오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

무단협 상황, 또 그걸 해소하기 위해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쳤고요, 또 파업 찬반투표를 했고, 파업 출정식까지 해서 보도 기능을 세운다는 파업 지침 1호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SBS 노조 역사를 통틀어서도 이렇게 급박했던 적이 몇 번이나 될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위기 상황이었는데 정작 저는 또 경험이 없었고 준비도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위원장을 시작했는데 벌어진 상황은 너무나 위태로웠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혼자였으면 못 했을 거고 그래서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준 전임자들한테 정말 각별한 고마움을 갖고 있습니다.

노조 집행부의 힘만으로는 어려웠을 때 함께 그 난관을 타개하는 데 힘을 실어줬던 SBS 직능단체장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노조랑 정말 굳건히 결속해서 힘을 실어주셨거든요. 그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난 9개월을 평가한다면 이분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당한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걸 안팎으로 증명"

- 성과는 뭘까요?
"성과라고 한다면 SBS 노동조합이 강건해서 파업을 압도적으로 결의할 수 있고 조합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싸울 수 있는 힘을 사측에 분명하게 보였다는 거죠. 언제든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 그리고 우리 미래를 사측이 빼앗으려고 한다면 SBS 조합원들은 노조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쳐 사측과 싸울 수 있고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걸 안팎으로 증명했다는 게 우리가 거뒀던 성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파업 직전까지 간 것이 효과 있었다고 보세요?
"내 걸 지키려는 의지가 없거나 아니면 싸울 수 있는 힘이 없다고 판단되면 상대는 더 가혹하게 나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지키는데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조합원들이 압도적인 파업 찬반 투표 가결 통해 실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힘도 사측을 상대로 보였기 때문에 협의라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아쉬운 점은 뭘까요?
"지난 투쟁은 우리의 권리를 더 확장시키는 게 아니죠. 오히려 사측이 빼앗아 가려고 하는 것들로부터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는 싸움이었어요. 기존 단협에서 보장돼 있었던 권리들을 오롯이 다 지켜내지 못한 것이 결과론적으로는 제일 아쉬운 거죠.

경영진에 대한 강력한 견제 장치였던 사장 임명 동의제도가 사라지게 됐고, 그런 부분에서 조합원들의 굳센 투쟁 결의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인 저의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기존의 우리 권리를 다 지켜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합원들께 여전히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수평적 노사관계 설정, SBS 미래발전협의체 상설화, 조합원이 주인인 노동조합·조직 강화 특위 신설, 조합원 복지 확대·조합원 대출, 안식월 추진 등을 공약했던데 이건 어떻게 나온 건가요?
"지난 17대에 대한 반성과 성찰에서 출발한 거고요. 노사 갈등과 위기는 노사의 힘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사측은 노조 집행부가 바로 서지 못했을 때 도발과 위기를 불러왔었거든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수평적인 노사관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평적 노사관계 설정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힘이 더 강건해야 하고 그러려면 조합원이 주인인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조직의 힘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특위를 신설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거고요.

이런 노조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키고, 조합원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SBS 사측이 벌이는 여러 경영 활동이나 자회사 개편 같은 일련의 경영 행위들이 우리의 권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우리 스스로 살피고 그 방향을 종사자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노사가 SBS의 미래를 함께 결정하는 '미래발전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던 거고요.

그리고 지난해 위기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는 데는 부족했던 점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투쟁을 끝낸 18대 때는 조합원들의 삶을 살뜰히 챙길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것들도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습니다."

- 공약 중 중요한 건 뭐라고 보세요?
"조합원이 주인인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이 중심이 된단 얘기는 노조 집행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해 방향을 정하고 또 그렇게 정해진 방향에 대해 조합원의 당연한 의무로서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조합원이 노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조합원의 삶을 살뜰히 챙겨서, 조합원들이 조합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노동조합을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고 그렇게 해야 수평적인 노사관계 설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을 조합원이 중심이 되는 조직으로 만드는 데 최선 다할 생각"

- 조합 울타리를 든든하게 세우겠다고 하셨던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신규 조합원 발굴을 통해서 더 많은 분이 조합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는 거고요. 실제로 최근 작가 직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신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 중 노조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계세요. 더 넓게 노조 울타리를 쳐서 우리 일터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이 조합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부분이고요."

- 이번에 박정훈 사장이 3선에 성공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두 가지 면이 있을 거라고 봐요. 회사의 사정을 잘 알고 또 오랜 경험이 있는 만큼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SBS의 미래를 넓히는 데 일정 부분 도움 되는 측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돼요 또 반대로 보면 박정훈 사장 본인이 회사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결국 소통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지난 위기 상황에서도 노조를 배제와 경계의 대상으로만 삼았는데 그게 아니라 노조를 소통과 협의의 대상으로 인식해야 종사자와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또 사장 임기가 길어질수록 팀장급들 이상에서는 아무래도 사장의 눈치를 보게 되는 조직의 관료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 이재익 PD 하차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노조가 이재익 PD 하차 건 관련해서는 청취자에 대한 공식 사과, 이 PD의 복귀 그리고 재발 방지책 마련 등 세 가지를 요구했었는데, 이재익 PD 원복은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청취자 사과는 라디오센터장이 라디오 구성원에게 유감 표명을 한 것으로 가름한다고 얘기하고요. 그다음에 재발방지책 관련돼서는 노조와 조합원들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이 됐어요."

- 이재익 PD 복귀는 아예 안 되는 건지 아니면 아직 여지가 남아 있나요?
"노조에서는 그 부분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측에서는 인사 사안이다, 인사권을 행사한 거라고 하고 있어서 실현은 안 되고 있습니다. 현재 복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앞으로 2년 노조 어떻게 이끄실 생각이세요?
"노동조합을 더 강건히 하고 조합원들이 조합 활동에 참여하는 게 당연한 의무이면서도 나한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조합원이 중심이 되는 조직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현재 SBS에서 중요한 문제가 뭐라고 보세요?
"정권 교체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고, 또 SBS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규제라든지 또 조직 개편 같은 변화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당연히 종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고 특히 종사자의 근로조건이나 노동환경에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SBS 안팎에서 이뤄지는 변화들이 구성원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노조가 더 면밀히 살피고, 노동의 가치나 노동자의 권리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노조가 앞장서서 지켜낼 것입니다."

- 지금 중요한 것 중 하나는 SBS 예능본부가 상암으로 이전하는 것일 거 같아요.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사측에서 업무 공간의 효율화 그리고 제작 환경에서의 시너지를 이유로 예능본부 이전을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필요에 대해서는 예능본부 조합원들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하지만 드라마본부처럼 이전 이후 분사를 목표로 할 경우에는 당연히 근로환경의 변화, 노동조건의 변화가 수반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노조와 종사자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고요. 그리고 그러한 모든 과정에 구성원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게 노동조합의 분명한 입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 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