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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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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과징금으로 경감해주면서 법률 자문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의 이번 처분을 둘러싸고, 시민사회 등에서 '현대산업개발 봐주기'라며 반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 혐의로 현대산업개발에 부과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철회하고, 과징금 4억원을 부과한다고 공고했다. 영업 활동이 전면 중지되는 영업정지에서 단순 과징금으로 처벌 수위가 대폭 낮아진 것이다. (관련기사:'학동참사' 현대산업개발, 행정처분 대폭 경감 왜?)

이번 결정을 두고 현대산업개발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자 서울시가 해명에 나섰다. 서울시는 별도 자료를 통해 "처분대상자(현대산업개발)의 과징금 변경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별표6)에 따라 영업정지를 강행할 재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학동참사 낸 현대산업개발, 과징금으로 수위 완화 서울시 "법률 자문 안받아"

법령을 준수한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자세히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별표6(일반기준)에 따르면, 과징금을 받은 건설사업자가 과징금 부과를 원치 않으면 영업정지를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 조항을 영업정지를 받은 건설사가 과징금으로 변경을 요청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으로 재해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시행령 별표는 건설사업자가 과징금 부과를 원하지 않는 경우 영업정지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반대로 해석하면 영업정지를 원치 않는 사업자에 대해 과징금 부과로 변경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량권 남용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서울시는 법령 해석에 쟁점이 없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법률 자문조차 받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법률자문은) 거치지 않았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쟁점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해명과 달리 이번 결정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변호사)은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바꿔주는 것은 엄청난 특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을 역으로 해석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서울시가 봐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려고 없는 법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다른 지자체 사례를 확인해보니 이런 사례는 드물다"면서 "행정처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청문 절차 등을 제대로 거쳤지를 들여다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징금 변경은 엄청난 득혜, 조항 임의적으로 해석할 문제 아냐"

과거 판례를 보면 서울시의 결정은 더욱 설득력을 잃는다. 지난 2017년 4월 대법원 판결을 보면, 시행령의 영업정지 변경 조항과 관련해, "행정처분 대상자가 과징금 처분을 원하면 반드시 과징금 처분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현대산업개발의 과징금 변경 요청을 들어주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정이다.

광주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도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는 애초에 내린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산업개발의 과징금 부과 요구에 응한 것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봐주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잇따른 비판에도 서울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행정처분의 적법성 유지와 대외 구속력을 지닌 법령 준수를 위해 과징금으로 변경 처분했다"며 "현대산업개발에 면죄부를 주거나 배임에 이르는 행정행위를 한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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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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