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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마음의 거리까지 동반하게 되어 더 아픈 현실이다.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다 보면 표정을 읽을 수 없으니 교감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마스크를 쓰기 전에는 과연 마음 거리두기가 없었을까? 환경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코로나는 자연과의 거리두기도 심각함을 보여 주었다.
 
그림책 '마음버스' 표지와 ‘마을버스’의 ‘ㄹ’을 배우고 온 곰가족
 그림책 "마음버스" 표지와 ‘마을버스’의 ‘ㄹ’을 배우고 온 곰가족
ⓒ 천개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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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등으로 유명한 김유 작가의 새 그림책 <마음버스>(소복이 그림, 천개의바람)는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아이들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이 그림책은 마음 거리두기 문제에 한글 교육까지 결부되어 있어 한글 교육 전문가이기도 한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강원도 바닷마을 작업실에서 지내고 있는 작가와 24일 줌으로 비대면 인터뷰를 해 보았다.
  
- 그림책 <마음버스>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마음으로 소통하는 이야기와 제가 좋아하는 글자놀이를 담아 쓰게 되었어요. 요즘은 이웃들과 소통을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말 한 마디 몸짓 하나에도 우리는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말이에요.

마을버스의 'ㄹ'이 'ㅁ'으로 바뀌는 건 한 끗 차이인데요, 그 한 끗 차이가 생각보다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요. 아, 이렇게 한글에서 자음 모음을 바꿔 놀이를 하는 것은 제가 어릴 때부터 즐기던 거예요.

어린 시절 심심하고 외로울 때 했던 놀이가 지금 저를 이렇게 작가로 만들어 주었고요. 그리고 책 마지막 부분에 한글 공부를 하는 아빠 곰과 아이 곰이 나와요.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힘들면 곰들이 한글을 배우려고 할까라고 독자분들이 이런 부분도 읽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그런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니까 더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요.
"네, 독자분들이 충분히 상상하고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었어요."

- 마을버스를 자주 타는 편인가요?
"지금은 자주 타지 않지만, 직장 생활할 때는 날마다 마을버스를 탔어요. 바닷길을 걷는 걸 좋아해서 속초에서 고성까지 걷는 날들이 있는데, 돌아올 때 버스를 타고 오기도 해요. 마을버스를 타면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들이 타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 모양을 바꾸거나 새로운 옷을 입었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도 인사를 건네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 강원도에 작업실을 둔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2017년 여름 무렵부터였어요. 바닷마을에 작업실을 두었는데, 도시에서 오래 살다 보니까 처음에는 향수병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2018년 봄에 속초에서 첫 봄을 맞이하고, 그때 영랑호에 핀 벚꽃들을 보면서 마음에도 꽃이 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무렵 <마음버스>를 집필했고요."

- 2018년에 쓴 작품이 지금에서야 나온 이유는요?
"마음이 맞는 출판사와 그림 작가님을 만나서 잘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책으로 안 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요. 인연을 만나려고 오래 기다렸던 것 같아요. 책을 만드는 과정 내내 천개의바람 출판사와 소복이 작가님이 마음을 많이 써 주신 덕분에 책이 조화롭게 잘 나왔다는 생각을 해요."

- 소복이 작가님 그림풍과 내용이 잘 어울려요.
"네, 그림책에서는 그림에서 느끼고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따로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잘 담아 주셨어요. 소복이 작가님의 열정과 정성에 저도 감동했어요."

- 순수 그림책으로는 처음인데, 그동안 책을 몇 권 내셨죠?
"동화책들이랑 언니 김응 시인과 함께 쓴 책들을 합치면 16권이고요, <마음버스>가 17번째 책이자 제 그림책으로는 첫 번째 책이에요."

- 앞으로 그림책에 더 관심을 두겠네요?
"네, 그림책 글도 그렇고 동화도 새로운 기법이나 소재를 많이 찾고 싶어요."

- 그동안 나온 책 중에 가장 인기를 받은 작품은 뭔가요?
"어린이들이 특히 더 좋아하는 책은 자신을 이입하고 또 주인공을 응원해 주기도 하는 <겁보 만보>와 <무적 말숙>이에요. 제 개인적으로 조금 더 애틋한 책은 아무래도 첫 책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예요."

-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가 나온 뒤로 많은 작품 활동을 하셨는데, 전업 작가로만 지내시는 거죠? 어린이 독자들 반응은 어떻게 확인이 되나요?
"네, 계속 글 쓰고 독자들을 만나며 지내고 있어요.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초대를 받아 가면 어린이들이 제 책을 가슴에 품고 환영을 해 줘요.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의젓한 질문들도 있고, 과분할 만큼 큰 응원을 주니 저는 그런 시간 속에서 에너지를 얻어요. 그 힘으로 다음 작품을 쓸 수 있고요."
 
 손가락으로 ㄹ(리을)과 ㅁ(미음)을 만들어 보이는 김유 작가  @김슬옹
▲ 손가락으로 ㄹ(리을)과 ㅁ(미음)을 만들어 보이는 김유 작가  손가락으로 ㄹ(리을)과 ㅁ(미음)을 만들어 보이는 김유 작가 @김슬옹
ⓒ 김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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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동화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거죠?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는데, 저는 시나 소설보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도 쓰고 싶었고요. 동화를 읽고 쓰면서 다시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었거든요. 어릴 때 하지 못했던 것, 가지 못했던 곳을 마음껏 해 보고 여행할 수 있으니까요. 외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런 결핍을 치유하며 제가 다시 성장한 것 같아요."

- 김유 작가만의 책을 쓰는 관점이나 철학, 색깔은 뭘까요?
"제 작품에는 제 자신이 있고, 어린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어른의 눈과 목소리가 아닌 어린이가 있는 작품을 쓰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가 어린이의 마음으로 어린이의 눈으로 살아야겠죠. 어린이들은 왜곡하지 않고 상상을 좋아하고 뚝딱뚝딱 놀이도 만들어요. 저도 그렇게 동심을 갖고 살면서 글을 쓰고 싶어요."

- 첫 책이 나오고 10년 가까이 되었으니, 이제 중견작가라고 해야 되나요?
"나이는 중년에 접어들었는데요, 첫 책을 냈을 때처럼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 앞으로 작품 계획은요?
"올해 단편동화집과 <겁보 만보> 3탄이 나오고요, 내년에 나올 책들도 출판사에서 작업 중이에요. <마음버스>처럼 한글을 소재로 한 그림책 글도 쓰고, 바닷마을에서 지내며 보고 느낀 것들도 작품에 담고 싶어요."

- <마음버스>가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반응이 뜨거워요. 책 나오고 전달받은 독자들의 마음이나 평이 있나요?
"<마음버스>가 한글 교육에도 쓰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마음버스>를 읽고 한글놀이, 말놀이를 하며 한글을 익힌다고요. <마음버스>가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글을 알리고 또 외국인들도 한글을 쉽게 배우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 끝으로 <마음버스>를 만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세종대왕님이 소통을 위해 한글을 만드신 것처럼 <마음버스>에도 한글 받침 변화를 통해 서로 사람들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로 마음까지 멀어졌는데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인사를 나누며 소통의 물꼬를 트면 좋겠습니다."

마음버스

김유 (지은이), 소복이 (그림), 천개의바람(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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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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