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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목사가 마을카페 '하늘사닥다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내어주는 섬 대횡간도가 24일 휴일을 맞아 북적인다. 사단법인 여수지역발전협의회(이사장 박계성, 아래 지발협) 20여 명 회원들이 찾아온 탓이다.

이 단체가 매월 한 차례씩 탐방하는 여수권역 7번째 섬 대횡간도는 50여 가구 80명 정도 주민이 살고 있다. 지발협 여수365섬탐방 TF팀에서 준비해 준 자료에 따르면, 대횡간도는 0.34㎢ 면적에  61가구 110명이 산다고 안내하지만 그 새 벌써 차이가 난다.

돌산읍 작금항에서 임대 보트를 이용한 교통편은 불과 10분 거리도 못 된다. 이곳은 금오도 '비렁길'처럼 탐방로가 별도로 다듬어진 곳이 아니다. 마을 길과 들 길, 풀 덮힌 산 길, 자갈이 안내하는 해안 길, 거친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보호수 팻말과 함께 깊은 숲속 나무 그늘이 나타난다.
 
마을 동편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또 다른 숲은 300년 된 후박나무 등이 우거졌다.
▲ 횡간도 후박나무 숲 마을 동편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또 다른 숲은 300년 된 후박나무 등이 우거졌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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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위용의 소나무는 멀리서도 우뚝 솟은 가지를 볼 수가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사무소 측에서 2009년 특별히 관리해 숲을 이루고 있는 후박나무도 수령이 300년, 마을 중앙의 정자와 샘터를 그늘로 감싸 준 느티나무도 300년 수령 안내판을 달고 있다. 자연의 숲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거지지만, 사람 사는 집들은 빈 집이 늘고 있다. 어느 섬마을 풍경과 다를 것 없이 횡간도에 사는 사람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줄어들고 소멸돼 가는 섬에서의 '발버둥'
 
작음 섬 횡간도 교회 목사다. 그는 마을카페 ‘하늘사닥다리’ 에서 무료로 커피 대접을 한다.
▲ 바리스타 목사 이기정  작음 섬 횡간도 교회 목사다. 그는 마을카페 ‘하늘사닥다리’ 에서 무료로 커피 대접을 한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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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간도 교회 이기정 바리스타 목사는 찾아온 20여명 손님들에게 혼자 커피를 일일이 준비하느라 바쁘다. 그윽한 커피향이 하늘사닥다리 카페에 가득 찰 즈음, 모든 손님들 앞에는 커피잔이 놓였다. 그때서야 그는 바리스타 일손을 멈추고 태블릿 피시 화면을 보여주면서 입을 열었다.
     
"횡간도도 점차 주민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마을의 역사는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라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마을 어르신들의 사진을 4년 전부터 찍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얼굴이죠. 살아온 삶이 바로 얼굴인 거죠. 그 얼굴들을 다 모아서 마을 '인생박물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스토리를 담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횡간도분들이 다 사진으로 걸리는 그런 '인생박물관'을 준비중입니다."

그는 '인생박물관'을  왜 사진으로 채우려고 하는지 설명하면서 그런 노력도 점차 소멸되어 가는 횡간도 섬마을을 살리려는 발버둥이라고 말했다. 바리스타 목사의 커피를 마신 방문객들은 가져간 선물을 전달하기도 하고, 지발협 전 임원 한 분은 마을 산책길 포장용 야자수 매트 기부를 약속하기도 했다.
 
마을 박물관에 전시될 과거의 사진이다.
▲ 과거 횡간도 사진 마을 박물관에 전시될 과거의 사진이다.
ⓒ 이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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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발협 박계성 이사장은 여수권역 섬 탐방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섬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여수의 전체 365개 섬을 넘버링해서 '생일섬'으로 선포하고 섬을 전국적으로 또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발전과 연계되는 귀중한 자원으로 삼고자 꾸준히 섬 탐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식 회원도 '생일섬' 선물 제도를 얘기했다. 부동산처럼 땅을 분양하는 게 아닌 상징적인 선물로 주는 제도를 제안했다.

"365섬은 세계적인 자원이라고 본다. '365 생일섬'을 선포하고 이 섬들을 각각 생일을 맞은 분들에게 선물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세계 각국 어느 나라 사람이건 자신의 생일에 해당하는 섬을 신청하면 그 섬을 선물하는 그런 게 구상되고 이뤄졌으면 좋겠다."
       
다육이의 둥지가 된 낡은 신발의 변신
 
보건소 맞은 편 집은 폐신발을 활용한 다육이들이 담 벼락을 온통 장식하고 있다.
▲ 담벼락의 다육이 화분 보건소 맞은 편 집은 폐신발을 활용한 다육이들이 담 벼락을 온통 장식하고 있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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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닥다리 카페를 나와서 마을 길을 걷는데 신기한 담벼락을 만났다. 버려진 신발을 활용해 다육이 화분들을 모아 놓아 전시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장화에서부터 어린이 신발은 물론 학생용 운동화까지 다양한 신발들에서 다육이가 자라고 있었다. 횡간도에 사시는 장옥순(68)씨는 지금 고추밭에서 모종 심고 오는 길이라며 농사 짓는 틈틈이 다육이들을 가꾸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전부터 했으니까 10년 넘었네요. 금오도에서 다육 식물을 구해 와 몇 그룰 심었는데 잘 자라더라구요. 어느날 신발을 버리지 않고 심었더니 멋있고 괜찮아요. 동네 신발로는 부족해서 여수시내 사는 친구들에게 특별한 신발일수록 좋다고 버릴 신발들을 모아서 보내달라고 부탁해 계속 이렇게 화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모양 좋은 작은 바구니들도 구해서 사용하기도 하구요."

낡아 버려질 신발들이 작은 화분으로 재활용되는 모습을 보고 회원들은 "저런 게 바로 창의적인 예술이다"라며 감탄을 자아냈다.    

섬마다 해양쓰레기는 상상을 초월
 
우리 상표의 쓰레기도 세계 도처에 있을 것이다.
▲ 횡간도 해변의 일본, 중국 상표의 쓰레기들 우리 상표의 쓰레기도 세계 도처에 있을 것이다.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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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섬이라고 모든 곳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이 네 번째 횡간도 방문이라는 김유남 회원은 "이번 방문은 여유있고 정감 넘치며, 시골에서 어린 시절 살았던 추억도 되살아나고 멋진 봄나들이였다"고 말했지만 해양쓰레기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이전 세 번의 방문이 해양쓰레기 수거 자원봉사였는데, 일반 탐방에서도 밀려오는 쓰레기가 여전한 것을 보고 손발 걷어부치고 쓰레기를 치우고 싶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멋있는 해변에는 육지에서 밀려온 온갖 쓰레기들, 어부들이 버린 폐어구들, 심지어 일본과 중국에서 밀려온 생활 쓰레기까지 상상을 초월했다. 포구 한 켠 쓰레기 더미를 벗어나면 청보리 밭도, 건너 예쁜 섬 소횡간도, 두라도, 나발도, 화태대교도 보이는 전망 좋은 섬인데 말이다.
 
횡간도 청보리 밭
 횡간도 청보리 밭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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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간도에는 공동체와 자연과 아기자기함이 있었다. 탐방을 통해서 방문객들은 공동체를 중시하며 노력을 기울이는 목사님 한 분의 횡간도 사랑을 만났다. 곳곳에 보호수 팻말을 달고 마을을 지키는 노거수들의 의연함도 보았다. 아기자기한 신발의 변신으로 아름다움을 맘껏 펼쳐보이는 할머니 예술가는 방문객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마을길 지나는 방문객
 마을길 지나는 방문객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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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여수지역발전협의회의 4월 횡간도 방문 기념촬영
 사단법인 여수지역발전협의회의 4월 횡간도 방문 기념촬영
ⓒ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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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복지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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