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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1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허수아비를 앞세운 채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는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는 등 국가 부도 상황에 빠져 있다. 2022.4.18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1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허수아비를 앞세운 채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는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는 등 국가 부도 상황에 빠져 있다. 2022.4.18
ⓒ 연합뉴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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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스리랑카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중부 람부카나 지역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포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태로 알려져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대변인은 이날 시위대가 철길과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의 해산 경고를 무시하고 주유소에 불을 지르려고 하는 등 통제 불능 상태가 되자 실탄을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람부카나 지역에 무기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독립 이후 최악... 스리랑카 경제는 왜 무너졌나 

최근 스리랑카 전역에서는 생필품 부족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항의하며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들끓고 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 270여 명이 숨지는 부활절 테러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살아나던 관광산업은 이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예 무너져버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스리랑카 정부의 누적된 경제 정책 실패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9년 수십 년 간의 내전이 끝나갈 무렵 스리랑카는 해외 수출 대신 내수 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쟁력 없는 내수 상품 탓에 오히려 해외 수입은 더 늘어났고, 이로 인해 무역 적자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외화가 부족해지자 스리랑카 정부는 화학비료 수입을 금지했고, 이마저도 대대적인 흉작으로 이어지면서 식량 부족까지 초래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해 스리랑카 경제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된 상황이다.

IMF 손길 기다리는 스리랑카... 대통령은 퇴진 거부 
 
지난 4월 17일 경남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경제파탄 주범 라자팍스 퇴진을 위한 경남 스리랑카 이주민 결의대회”
 지난 4월 17일 경남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경제파탄 주범 라자팍스 퇴진을 위한 경남 스리랑카 이주민 결의대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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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현지에는 석유가 부족해 주유소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고, 대중교통도 사실상 마비됐다고 한다. 스리랑카의 한 주민은 BBC에 "예전에는 버스 배차 간격이 15분이었는데, 지금은 1~2시간에 달한다"라며 "때로는 버스를 타도 연료가 없어 중간에 멈추기도 한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분노한 수천 대의 차량과 버스 운전자들도 타이어를 불태우고 수도 콜롬보로 가는 주요 고속도를 차단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4월 초 스리랑카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나 라자팍사 대통령은 사임을 거부했다.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통행금지, 비상조치 발동, 소셜미디어 금지 등을 내렸으나 여론의 거센 반발에 철회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형제인 마린다 라자팍사 총리를 제외한 내각을 전원 해산하고, 야권에 연정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또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2조9천억 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라자팍사 대통령이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서, 시위대와의 유혈 충돌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그:#스리랑카, #고타바야 라자팍사 , #국제통화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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