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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거시기한 이슈'는 광주전남 지역 언론 보도에 주목하고 시민들에게 중요한 이슈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자 합니다. 차마 말하기 껄끄러운, 민감하고 애매한 주제일수록 더 깊이 천착해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격주에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기자말]
보수 정부가 탄생하면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5월 18일 망월동 국립묘지입니다.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은 하는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지 안 부르는지, 또 기념사에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 등 5·18을 대하는 대통령의 자세에 온 관심이 집중됩니다. 

올해 5·18은 굵직굵직한 정치 일정과 맞물려 맞이하게 됩니다. 다가오는 5월 10일,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립니다. 일주일 뒤인 5월 17일 광주 금남로에서는 5·18 전야제가 열리고 이튿날 5·18 기념식이 거행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날인 5월 19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됩니다.  2주 후인 6월 1일 지방선거 투표가 있습니다.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대통령 선거에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는 정치의 격랑 속에서 맞이하게 되는 겁니다.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이 될 5·18 기념식에서, 새 정부가 5·18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눈과 귀가 쏠립니다. 이번 정권이 5·18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앞으로 정국의 방향이 정해질 수도, 또 지방선거의 향방이 갈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통합 상징 된 5·18...여전히 고개드는 왜곡

5·18 민주화운동은 '국민통합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부겸 총리는 5·18 기념사를 통해 '국민통합'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올해 2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5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 정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합이라는 키워드는 전·현 정부 간에 공감대를 이루는 지점입니다. 5·18을 매개로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씻어내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품게 합니다.
  
조선일보 4월 12일 자 39면 하단 광고 캡처.
 조선일보 4월 12일 자 39면 하단 광고 캡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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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력 신문에서 또다시 활보 중인 '5·18 북한군 개입설'은 통합의 새 물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합니다. 지만원씨는 조선일보 4월 12일 자 신문지면 광고를 통해 "5·18은 북한이 저지른 전쟁 범죄"라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를 필터 없이 그대로 게재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언론이라면 허위사실을 포함한 광고는 애초 배제해야 했으나, 조선일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돈을 받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건데, 부끄러운 저널리즘입니다.
  
선거 향방 가를까 노심초사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 과정이 시끄럽습니다. 5·18에 대한 시각이 문제가 돼 공천 배제된 김진태 전 의원이 당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 김 전 후보가 2019년 2월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공청회'를 주최한 잔상이 여전히 짙게 남아 있다는 방증입니다.

"광주 폭동",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 같은 망언을 잊기란 어렵습니다. 본인은 직접적 발언이 없었다고 항변하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국 선거에 영향을 끼칠만한 사안', '국민통합 저해 우려'라며 컷오프 사유를 밝혔습니다. 결국 김 전 의원은 "앞으로 다시는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라고 사과했죠.

5·18 망언 이후 하나마나 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던 당시 국민적 분노는 상당했습니다. 향후 자유한국당의 연전연패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부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역사 왜곡과 5‧18 폄훼를 정치적 수사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이제 민심은 준엄한 심판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1.7.17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1.7.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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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정부의 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망명 중이던 1983년 3월 5일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연설하는 동영상이 지난해 공개됐습니다. 그의 시각은 80년 5월로부터 3년 뒤였던 그때뿐 아니라 현재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습니다.
 
광주의 한을 푸는 것은 총질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보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 회복을 통해서 풀어주는 것만이 국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단결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중략) 광주의 한을 민주 회복을 통해 풀어주는 것만이 다 같이 구원받고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국민통합정부'를 자처하는 새 정부는 5·18 정신을 바로 세우고,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야만 국민통합에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2021년, 전두환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과 한마디조차 없이 퇴임하고도 33년이나 생존하면서도 잘못했다는 반성 하나 없이 말입니다. 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그 사람은 사라지고, 우리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서 42번째 5·18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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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해왔습니다. 현재는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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