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김지훈 감독(가운데)과 설경구, 성유빈, 천우희, 김홍파 배우가 18일 오전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27일 개봉.

▲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김지훈 감독(가운데)과 설경구, 성유빈, 천우희, 김홍파 배우가 18일 오전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27일 개봉. ⓒ (주)마인드마크


학교폭력 문제를 가해자 시점에서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8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언론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와 출연 배우들이 저마다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영화는 한 사립고교에서 따돌림과 괴롭힘 문제로 한 학생이 사망하면서 해당 사실을 은폐하려는 가해자 측 부모와 진실을 밝히려는 피해자와 기간제 교사의 분투를 다루고 있다. 동명의 연극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개인적으로 학부모가 되면서 우리 아이가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라고 있던 때에 원작을 만났다"며 "우리 아이가 가해자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당시 기억을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행복해야 하는데 그 안에 폭력이 존재한다는 게 가슴 아팠다"며 "(촬영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 아프다. 사회 문제로 확대되어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변호사이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아버지를 연기한 설경구는 "지금도 반복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기할 땐 아들이 끝까지 가해자가 아님을 믿고 임했던 것 같다"며 "끊임없이 공감을 얻고 개선돼야 할 문제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 같다는 암울한 예감이 든다. 이런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설경구 설경구 배우가 18일 오전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27일 개봉.

▲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설경구 설경구 배우가 18일 오전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27일 개봉. ⓒ (주)마인드마크


현장에서 설경구는 기간제 교사 역을 한 차례 고사한 천우희를 설득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무턱대고 전화해서 졸랐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막무가내 애걸한 게 괜찮은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천우희는 "선배 덕분에 의미 깊은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현장에 갈 때마다 이걸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생각하곤 했다. 많은 선배님들 스태프분들이 영화를 사랑하고 연기를 사랑하는 진심을 매번 느껴서 감사했다"고 화답했다.
 
가해자 조부이자 전직 경찰 고위 간부 역의 김홍파는 "공과 사 구분이 분명하고 청렴한 사람인데 손자의 미래를 생각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마지막 재판 장면 때 차마 얼굴을 못들겠더라"며 "감독님이 얼굴 좀 들라고 했는데도 스스로가 부끄러워 들 수 없더라. 마지막까지 얼굴을 파묻고 촬영했던 것 같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강한결을 연기한 성유빈은 "(강한결 또한) 괴롭힘을 당했으니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 생각했다. (연기했을 때) 제정신이 아니기도 했다"며 "실제로 제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행동을 하든 온전한 정신으로 하는 건 아닐 것 같다"고 당시 감정을 말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17년 여름 모든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 중이었지만 배우 오달수 관련 성추문 문제가 불거지며 개봉이 무기한 미뤄졌다. 증거 불충분 처분이 난 이후 오달수는 영화 <이웃사촌>으로 복귀했고, 해당 작품 또한 개봉일을 잡게 됐다. 오달수는 가해자의 부모이자 병원장 도지열을 연기했다.
 
김지훈 감독은 "개봉이 미뤄지면서 아이들의 세상이 더욱 힘들어지는 걸 봤다. 영화를 찍었지만 전반적으로 일이 반복되고 확대되는 게 괴롭다"며 "아이들 폭력 장면을 찍을 때 부모님을 오시게 해서 장면을 함께 결정해 촬영하곤 했다. 아역 배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자극적으로 폭력을 보여주기보단 해당 장면에서 관객분들이 함께 아파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민하며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설경구 성유빈 천우희 학교폭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