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산 베어스 불펜에는 든든한 '필승카드' 홍건희가 버티고 있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두산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를 거두면서 키움을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섰다. 6회초 2사까지 투구를 펼친 선발 투수 이영하는 3경기 만에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3위에 위치해 있는 두산(2.84)은 이날 경기서도 임창민(⅔이닝)-장원준(⅓이닝)-홍건희(1⅓이닝)-김강률(1이닝)로 이어지는 투수가 모두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박계범을 비롯해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는 덤이었다.
 
 16일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두산 홍건희

16일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두산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직전 경기에서의 아쉬움 털어낸 홍건희

7회초 2사 1루에서 장원준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홍건희는 야시엘 푸이그를 중견수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8회초에는 송성문-박동원-전병우를 차례로 범타 처리해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 홍건희의 투구수는 총 16구로, 피안타나 사사구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홀드를 한 개 챙기면서 서진용, 장지훈(이상 SSG 랜더스), 정우영(LG 트윈스), 김재웅(키움), 임창민(두산)과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직전 등판이었던 14일 kt 위즈전에서 김민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던 홍건희는 키움전 호투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지난해 65경기에 등판해 74⅓이닝 동안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ERA 2.78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홍건희는 올해도 9경기 9⅓이닝 1승 1패 4홀드 ERA 2.89를 기록해 팀의 상승세에 기여하는 중이다.

특히 17일 현재 KBO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정규시즌 개막 이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는데, 아직까지는 크게 무너진 경기 없이 잘 버텨주고 있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조금 떨어진 홍건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조금 떨어진 홍건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 두산 베어스

 
2년간 많이 던졌던 홍건희, 올핸 관리도 잘해야

그러나 성적과는 별개로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148.1km)보다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146.9km)이 소폭 하락했다. 16일 키움전에서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146.4km)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1km 이상 낮았다.

슬라이더 평균 구속 역시 감소세(지난해 136.7km→올해 135.3km)를 보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패스트볼 평균구속에 140km 후반대까지 나왔던 지난해 4월 후반보다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이다.

물론 시즌 초반 두산이 이기는 경기들을 돌아봤을 때 여유 있게 대량 득점을 뽑기보다는 경기 후반까지 접전을 이어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팀이 승리를 가져간 8경기 중에서 3점 차 이내 경기가 무려 7경기나 될 정도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확실하게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홍건희 카드를 아낄 수만은 없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아는 김태형 감독 역시 홍건희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시즌이 한참 남은 만큼 2020년(68⅔이닝)과 2021년(74⅓이닝) 모두 60이닝 이상 책임진 홍건희에 대한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투고타저의 영향으로 다득점 경기가 어려운 시즌이다. 매 경기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권휘 등 팀 내 불펜 투수들이 함께 홍건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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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홍건희 야구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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