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관련사진보기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일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재 부재 속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강수를 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4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p 인상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1.50%를 기록한 건 지난 2019년 7월(1.50%)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제로금리 시대의 끝'을 알렸던 지난해 8월 금리인상을 포함해, 지난 8개월간 네 번째 금리인상이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 속에 아홉 번 금리를 동결하다가 지난해 8월 26일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이날까지 0.25%p씩 금리를 인상했다. 

물가 상승 위기감에... 총재 부재 속에 금리 인상

당초 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번엔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통위 의장을 겸하는 한은 총재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총재로 지명했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 측과 이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인사 갈등'이 빚어지면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9일로 늦춰졌다. 이로 인해 총재 공백 속에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런데도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한 건 인플레이션을 잠재워야 한다는 금통위원들의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은 금통위 직후 이어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총재 공석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 배경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총재 공석 중에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주 대행은 앞으로도 물가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초 2분기가 지나면 소비자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실히 예단하기 힘들다"며 "연간으로 4%나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물가가)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께 조금 낮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국내 물가는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까닭이다. 물가가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건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 담긴 통화정책방향에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큰 폭 상승,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 확대 등으로 4%대 초반으로 크게 높아졌다"며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 역전돼도 자금 대량 유출 가능성 낮아"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한국은행

관련사진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 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한은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연준이 지난 6일 공개한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의 FOMC 위원들은 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자는 의견에 이미 찬성표를 던지고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실제론 0.25%p 인상에 그쳤지만 다가올 5월에는 0.5%p 인상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기준 금리를 '중립금리'(2.25~2.5%)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립금리는 경제 활동을 촉진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금리다.

문제는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한국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이른 바 '머니 무브'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1월 이후 1.00%p 차를 유지해왔던 한미 금리 차(한국 1.25%, 미국 0.00~0.25%)는 지난달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0.75%p(한국 1.25%, 미국 0.25%~0.50%)로 좁혀졌다. 그러다 이날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다시 1.00%p(한국 1.50%, 미국 0.25%~0.50%)로 회복됐다. 

그러나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에 곧 한미 금리 차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연준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주 대행은 "한국 경제 펀더멘탈이 양호해 (한미간) 금리 차 축소 혹은 역전이 환율 상승과 자본 유출 압력을 높여도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는 양호하고 물가도 높지만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며 "경상수지 흑자도 계속 이어나가고 있고 정부 부채비율도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역전 현상이 일어났던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도 채권 자금은 오히려 순유입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은, 5월에도 금리 인상 나설까

이처럼 고 물가가 계속되는 데다 미국이 빠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나선 만큼, 한은이 5월을 포함해 앞으로도 계속 금리 인상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대행은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선 "노동 시장 상황이 완전 고용에 가까울 만큼 좋은데 물가 상승 압력은 굉장히 높은 만큼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적어도 지금의 판단으론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려야 할 정도의 한계 상황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상황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보다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주의 깊게 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성장이 둔화되지 않도록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주 대행은 "원칙적으론 물가와 경기를 균형있게 봐야 하는데 (이번엔) 물가 상방 압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물가 상승 압력이 지금 수준에서 유지되는데 성장 하방 위험이 더 커지는 경우엔 경기 하방 위험을 중점적으로 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상황이라는 건 항상 변하고 그에 따라 통화 정책도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통화정책방향에는 "금년 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가 담기기도 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