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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 경남도교육청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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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 물로 재배한 농작물에서 발암‧생식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나온 뒤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남도교육청이 대책을 내놓았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4일 오전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의 급식 안전은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학교 급식 식자재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10월 낙동강 녹조 물로 실험 재배한 상추, 올해 2월 금강의 쌀과 낙동강의 무‧배추, 3월에는 낙동강 물로 재배된 쌀에서 각각 녹조의 독소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틴이 지난 2월 발표된 낙동강 무‧배추에서는 0.295㎍, 쌀에서는 0.945㎍이 검출되었다. 이는 프랑스 생식 독성 기준의 20.81배가 넘는 수준이다.

학교급식경남연대, 경남환경운동연합,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지난 12일 경남도교육청에 "학교 급식 식자재에 대한 마이크로시스틴 등 녹조 독소 검사를 의무화 할 것"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박종훈 교육감은 학교 급식 식자재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환경단체가 '녹조 독성 농작물' 발표 이후 관련 공공기관에서 대책을 내놓기는 전국 처음이다.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식약처뿐만 아니라 경남‧대구‧경북‧부산 등 광역‧기초지자체와 교육청은 아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중앙부처는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훈 교육감은 회견문을 통해 "최근 낙동강 유역 물로 재배한 생산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으로 인해 학교 급식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의 안전은 경남교육의 시작점이자 경남교육의 바탕이기에 우리 교육청은 엄중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목소리에 주의 깊게 귀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먼저 경남교육청은 정부에 기준 마련과 실태 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녹조와 관련한 허용 기준이 없다.

박 교육감은 "정부 차원의 녹조 독성물질 검출 허용기준안 마련과 실태 조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녹조 독성물질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허용기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이다"며 "이를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청은 정부가 녹조 독성물질에 관해 안전하면서도 객관적인 기준안을 신속히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녹조 독성물질이 포함된 농산물의 생산 현황, 유통 상황 등에 대한 신속한 실태 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청은 빠른 시간 안에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식약처에 공문을 보내 기준 마련 등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박 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에서도 대응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청은 녹조 독성물질의 검출 허용기준안이 국가 수준에서 마련되기 어렵거나, 그 과정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대응안 마련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교육청의 자체 표본조사도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학교 급식에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가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경남교육청은 낙동강 수질 환경교육을 강화하고, 안전한 강‧하천 체험교육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 교육감은 "지구환경과 물 자원의 중요성, 수질 개선을 위한 실천방안을 포함하여 학생 계기 교육을 시행하고, 교직원, 학부모 교육을 통해 그 실천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강‧하천 체험교육은 관련 기관의 확인 등을 거쳐 안전성이 확보된 곳에서 시행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환경단체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필요가 있었다"며 "녹조 관련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일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고, 농가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남교육청은 중앙부처에 대책 마련 요구와는 별개로 학교 급식 식자재에 대한 유통경로부터 조사하기로 했다. 박 교육감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은 제한적이다"며 "경남도, 시군과 협의해서 식자재 유통경로부터 파악하겠다"고 했다.

선거 출마를 위해 오는 18일부터 휴직에 들어가는 박종훈 교육감은 "부교육감이 교육감 직무대행을 하게 되고, 해당 부서에서 빠른 시간 안에 관련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며 "선거 이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의 대책 마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태그:#박종훈 교육감, #낙동강, #녹조, #급식, #마이크로시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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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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