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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돌바내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내다본다”라는 모토로 출발한 진보정치의 플랫폼으로 정책생산과 입법활동, 정치활동을 하는 국회등록 사단법인이다. 이에 한국사회의 정치·사회적 내셔날 어젠다(국정과제) 형성에 일조하고자 매월 격주 정책칼럼을 연재한다.[편집자말]
대한민국이 무소불위의 사법 권력으로 고통받은 역사는 매우 길다. 미군정 이후 친일 인사들은 검·경에 고스란히 남아 독립군을 고문했던 제 식구 감싸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검찰은 반민특위에서 고소한 559명의 친일파 중 221명만 기소하였고 38명만 재판에 넘겼다.

피의자들은 무죄 판결을 잇달아 받고 6·25전쟁이 일어나며 석방도 되면서 결국 단 한 명의 친일파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게 되었다. 이 일은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린 수많은 애국자와 국민에게 큰 상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검찰 불신의 시초가 되었다.

이후 검찰은 대공 및 정치 수사에서 기획 사정을 통해 '죽이는' 수사로 악명을 떨치며 무고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면서 힘없는 국민은 전관예우라고 불리는 공공연한 악습에 희생되어야 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국민은 검찰개혁을 열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의 요구에 맞추어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고 공수처가 설치되었으나 기소권과 수사권의 완전한 분리에는 이르지 못했다. 여전히 6대 범죄(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수사권은 검찰에 있으며 사법권력은 건재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을 사랑하는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법권력은 갈수록 기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우려된다. 윤 당선인은 '검찰의 독립성'을 이유로 예산편성권까지 얹어 검찰 권한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오수 총장까지도 직을 걸고 검찰 권한 축소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기관이 권력적으로 비대해진 국가 기관에 대해 권력을 분산할 견제 방안을 도입하는 정상적인 국가 기능 실행에 정치적 프레임까지 만들어 반발하고, 온 언론매체에 기사를 뿌리며 여론전과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공적 기관은 아마 대한민국 검찰밖에 없을 것이다.

검찰은 스스로 더 많은 권한을 주고 견제 장치를 없애버리는 시도를 하면서 그것을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고 호도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말하는 대로 모든 권한을 전부 소유하며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독립된' 개체가 되겠다는 것인데,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의 분산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권력 분립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검찰이 이제껏 포장해 온 헌법 정신, 사법 정의라는 주장의 실체가 검찰 권력의 절대화임을 이번 기회에 스스로 자복하고 있다.

검찰로 대표되는 사법 기관은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정의를 실현하는 제일의 기관이 되어야 하지만 슬프게도 대한민국에서는 재갈 없는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검찰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부르짖는 힘없는 국민의 피눈물을 양분 삼아 전관예우와 온갖 커넥션으로 막대한 혜택을 챙기는 이익집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한민국 역사에 오점으로 존재하는 자신의 권한을 하루빨리 내려놓는 것이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다. 그것이 고문실 안에서 죽어간 독립운동가와 민주주의자,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의에 사죄하는 길이다.

'검찰 정상화'를 위한 민주당의 검찰 기소권과 수사권의 완전 분리 입법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다. 이미 여당으로 확정된 국민의힘은 검찰이 장악한 '검찰당'이 되었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 규정한다. 그러나 지금 국민과 국회가 투쟁하고 입법하지 않는다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검찰공화국'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 또한 없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통한 진정한 '검찰 개혁'과 '검찰 정상화'가 절실하다.

태그:#검찰개혁, #검수완박, #검찰정상화, #박영기,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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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사는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는 성남사람 박영기입니다. 노동조합 활동가로,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으로,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을 역임한 공인노무사로, 노동자와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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