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2 15:59최종 업데이트 22.04.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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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박주선 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기자회견장에서 취임식 슬로건과 엠블렘을 공개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검증대상] "취임식 엠블럼, 죽은 사람 염할 때 쓰는 사동심결 매듭" 누리꾼 주장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위원장 박주선)에서 지난 11일 공개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이 모티브로 삼은 '동심결' 매듭이 주로 길일에 쓰는 '생동심결'이 아닌, 죽은 사람 염할 때 쓰는 '사동심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맛 전문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을 사동심결 매듭에서 따왔네요"라면서 "5월 10일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을 장례 치르겠다는 뜻인가 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전통 매듭 전문가에게 확인했다.

[검증내용] 매듭장 전수교육조교 "생동심결 아닌 사동심결 매듭"

대통령취임준비위는 11일 오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계획과 함께 전통 매듭인 '동심결'을 활용한 취임식 공식 엠블럼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취임식 총감독을 맡은 이도훈 위원은 "동심결은 '같은 마음으로 묶다'라는 의미"라며 "과거의 모든 갈등과 얽힌 것을 풀어내고 서로 다른 것을 이어주는 연결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 '무이야'는 지난 11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인 <딴지일보>에 올린 글에서 "동심결 매듭은 두 종류가 있다. 생동심결은 결혼이나 사주단자 등 산 사람에게 쓰는 매듭이고 사동심결은 죽은 사람, 염습에 쓰는 매듭"이라면서 "차이는 4개 매듭을 둘러싼 날개가 4개 모두 있으면 생동심결, 없으면 사동심결"이라며, 취임식 엠블럼이 사동심결 매듭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취임식 엠블럼. 준비위는 취임식의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이고, 엠블렘은 ‘동심결’을 활용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생동심결(왼쪽)과 사동심결 매듭. 생동심결은 혼인 사주단자 등 길일에, 사동심결은 죽은 사람 염할 때 주로 사용한다. 사진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네이버지식백과


실제 <네이버 지식백과>는 생동심결 매듭(왼쪽)과 사동심결 매듭을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생(生)동심결 매듭 : 동심결(同心結)이란 영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맺을 수 있는 매듭으로 사주단자를 싼 사주보, 보석함 비녀함 등을 쌀 때 생동심결매듭을 3개 연달아 맺어 아래위로 끈을 길게 늘어뜨려 묶기도 하며, 회갑, 진갑용 폐백보 싸개끈으로도 맺고, 가롓날 가마섶에 매달기도 한다. 주로 길일에 쓰이는 물건에 이용되었고 부채끈과 쾌자띠를 맺을 때에도 많이 사용하였다.
 
사(死)동심결 매듭 : 생동심결매듭을 맺고 맺어진 생동심결매듭을 뒤집어 생동심결매듭을 다시 한번 맺으면 사동심결매듭이 된다. 사동심결매듭은 생동심결매듭에서 보이는 양쪽 2개의 작은 귀의 날개가 없어진다 하여 사동심결매듭이라 한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싸서 불태울 때 쓰인 매듭으로 죽은 사람을 염한 다음 마지막 당의를 입히고 허리를 맬 때 쓰는데 끈목색은 진회색이나 진고동색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정봉섭) 전수교육조교인 박선경 더매듭 대표는 12일 오후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전통매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보면 취임식 엠블럼을 사동심결 매듭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동심결 매듭은 생동심결 매듭으로 양쪽에 고(고리)가 있고 네 귀퉁이에도 고가 있어 모두 6개의 고가 있다. 반면 사동심결매듭은 양쪽에만 고(고리)가 있고 네 귀퉁이에 고가 없는 형태"라고 말했다.

그는 "생동심결 매듭은 영원, 언약, 사랑 등의 의미가 있어 혼례에 많이 쓰이며, 선비들의 필수품인 부채를 장식하는 선추에 주로 쓰이고 사동심결 매듭은 상례 때 쓰는 매듭으로 전해진다"면서 "동심결 매듭을 모티브로 한 취임식 엠블럼이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 오해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후 대통령취임준비위 입장을 들으려고 박주선 위원장, 이도훈 총감독과 각각 통화했지만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검증결과] "취임식 엠블럼은 장례 치를 때 쓰는 매듭" 주장은 '대체로 사실'

대통령취임준비위는 취임식 엠블럼이 '동심결' 매듭을 응용했다고 밝혔지만, 동심결 매듭은 다시 길일에 쓰는 '생동심결'과 죽은 사람 염할 때 쓰는 '사동심결'로 구분된다. 전통 매듭 전문가도 취임식 엠블럼이 네 귀퉁이에 작은 고리가 빠져 사동심결 매듭이 모티브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취임식 엠블럼이 장례 때 쓰는 매듭"이라는 황교익씨와 누리꾼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 장례 때 쓰는 '사동심결' 매듭에서 따왔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 주장일
    2022.04.11
  • 출처
    4월 11일 황교익 페이스북출처링크
  • 근거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생동심결 매듭'과 '사동심결 매듭'(출처 : '전통 매듭공예. 2006. 교문사)자료링크 박선경 더매듭 대표/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정봉섭) 전수교육조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2.4.12)자료링크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채널 '한국의 장신구, 매듭' 편 동영상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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