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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4월 12일 오후 7시 55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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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 젊은 여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예산 지출이 남성과 여성 삶의 차이와 특성을 반영하여 남성과 여성에게 평등하도록 분배한다는 성 인지 예산(gender budget)을 국방 예산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시켰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폭력을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한정하여 남성 피해자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중략)... 그러나 성 인지 예산 확대로 양성평등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있지도 않으며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남녀를 차별하는 입법이 되고 말았다.

김현숙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조선일보>에 쓴 칼럼 '남녀 편 가르기를 양념으로 추가한 文 정부'(2021.4.16)에서 언급한 성인지 예산과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관한 주장이 사실관계가 틀렸거나 가짜뉴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성인지 예산'의 경우 별도 목적으로 편성·집행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 예산편성 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도록 성인지적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는 예산은 별도로 분류해서 점검하는 제도다. 즉, 이미 각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던 사업들 중 성인지적 분석 대상이 되는 예산 항목만 모은 것을 '성인지 예산'이라고 재분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성인지 예산을 마치 임의로 편성할 수 있는 것처럼 썼고, 예산 확대가 '양성평등'을 얼마나 진전시켰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위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성가족부를 비난할 때 근거로 사용되는 '가짜뉴스' 내용과도 유사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성인지감수성 예산 30조원 중 일부만 써도 북핵 위협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가 '성인지 예산'의 개념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성차별 입법? 법안 심사 과정 살펴보니...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원안과 심사 과정에서 수정된 현재 법안 비교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원안과 심사 과정에서 수정된 현재 법안 비교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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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의 사실관계를 왜곡하기도 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법안에 '남성 피해자'를 포함시키려고 했으나, 오히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남성 의원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축소시켜 입법하는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2018년 2월 21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은 당초 폭력을 '성별에 기반한 폭력'으로 정의하면서, 남성 피해자 역시 해당 법의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려 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원안의 제3조에는 "'여성폭력'이란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라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

2018년 8월 여성가족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여성폭력방지기본안 검토보고서 역시 "개정안의 '여성폭력' 정의에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할 때, 법률의 제명에서는 '여성폭력'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정의규정에서 여성폭력의 개념 속에 젠더폭력의 개념을 포괄하는 제정안의 방식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라는 법안명에 대해서는 여가위 위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 법에서 규정하는 '여성폭력'은 '여성을 향한 폭력'이 아닌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라는 점, 즉 남성 피해자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거치면서 '여성폭력'의 정의는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축소된다. 이유는 이 법안을 심사했던 2018년 12월 3일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당시 정부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참석한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지금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긴 하지만 일부 남성들도 포함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여성폭력 등 방지 기본법'으로 법 제명을 변경하는 수정의견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완영, 주광덕 의원 등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법안명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이에 표 의원이 '성별에 기반한 폭력'은 어떻냐는 의견을 내고,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발의의 취지가 '여성폭력이라는 작은 개념이 아니라 '성별에 기반한 폭력 그 자체를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당시 소위원장이었던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초점에서 다소 벗어난 발언을 한다.
 
"지금 백혜련 위원님께서 아주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셨는데 그렇게 가자고 하니까 발의한 정춘숙 의원님의 입법 취지에 맞는지 의논을 해 봐야 된다 이런 거예요. 소위 말하는 동성 간의 문제에 대해서도 접근하는 시도가 아닌가 이런 의심이 가는 법이에요."

"(전문위원에게) 신체적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떤 여건이든 여성이 폭력 피해를 입는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제명을 여성폭력피해방지 및 피해자 지원·보호에 관한 기본법이든 특별법이든 이렇게 하자는 제안을 했고요. 거기에 맞게끔 피해자가 생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여성일 경우에 한정하는 거로 정리한다고 그러면 3조 2항의 여성폭력의 정의 규정을 피해자가 여성인 것으로 한정하면, 그렇게 수정안을 내는 게 어려운 건 아니지요?"

"법안에서 '남성 뺀 것은 국민의힘... 이게 왜 문재인 정부 탓인가"
 
김도읍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8년 12월 3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 질의하는 김도읍 의원 김도읍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8년 12월 3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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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의원의 '수정안' 주장에 대해 백혜련 의원은 "여성폭력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라 지금은 소수지만 이후에도 더 발생할 수 있는 남성에 대한 폭력까지 포괄해서 진일보한 개념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숙진 차관은 "가해자는 항상 남성이고 피해자는 항상 여성이다라는 것을 법체계 안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오히려 김도읍 의원이 이 차관의 발언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라며 일축했고, 주광덕 의원도 "남성 피해자를 여가부에서 다 보호하려고 욕심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송기헌 의원만이 "여가부에서 얘기하는 내용을 정확히 법안에 담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결국 대표발의자인 정춘숙 의원에게 발의 취지와 수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물은 뒤, 법안이 수정되어 의결되었다. 이후 KBS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은 '성별에 기반한 폭력' 규정 수정을 법안 심의 과정에서 바뀐 내용 중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도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문재인 정부의 '성별 편 가르기'라고 지적한 김 후보자의 칼럼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권김 소장은 "성폭력, 성희롱 등 관련법이 피해대상을 특정 성별에 국한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위법 개념으로 만들어진 여성폭력방지법에 피해 대상 범주가 여성으로 한정된 건 당연히 매우 문제다"라며 "그런데 남성 피해자가 원천적으로 법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묵살한 것은 누구인가? 김도읍 의원이 주도해서 남성을 피해대상에서 빼기로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자만 피해자로 못박는 것을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반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남자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법에서) 남자를 뺐다"라며 "이걸 어떻게 문재인 정부 실책으로 만들 수 있는가. 정작 젠더갈등을 조장해서 표를 빼먹은 것은 국민의힘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나간 후에 김도읍 의원실은 "해당 법안 심사 과정에서 회의록의 일부를 발췌하여 마치 남성피해자도 반영한 법안을 만들 수 있었는데 김도읍 국회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해서 하지 못했으며, 젠더갈등을 조장했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안의 출발 자체가 각종 폭력 및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법안의 목적에서부터 기본이념 등도 여성을 위한 폭력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법의 목적 자체가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남성도 포함하게 된다면 이는 법안을 발의한 정춘숙 의원의 발의 취지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체계자구 수정 및 미비점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선, 즉 법사위의 법안심사 역할을 넘어서는 부분이기 때문에 할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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