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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해저터널 6927m을 통과하는데 1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천장이나 벽이 지상 터널과 다르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동차 행렬들이 눈에 띈다.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했다는 소식에 바닷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친 상상이었을까.    

4월 9일 토요일 오전 9시, 광주를 출발했다. 남녘은 벚꽃이 눈처럼 휘날린다. 마지막 안간힘이다. 사이사이 연초록 새순이 돋아난다. 봄에는 꽃도 꽃이지만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새 순도 아름답다. 화사한 꽃들이 간헐적으로 보인다. 노란 개나리꽃과 어울리니 '봄이구나' 느낌이 온다.     

보령까지는 2시간 정도 걸렸다. 집을 벗어나면 해방감, 기대감, 상상 등으로 설렘을 느끼게 마련이다. 보령은 나에게는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직장 생활을 해서다. 대천, 보령이 통합하기 전 대천 시내에 있는 직장에 다녔다. 보령 소식을 접할 때마다 고향 소식을 보는 듯 반가움이 앞선다.     
 
4월9일 부터 5월 9일까지 태안 튤립 축제가 열린다. 몇 년전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기름 유출로 어민들의 피해도 컷지만 관관객이 칮지 않아경기가 침체되었을 때다. 자원 봉사자의 현지 응원도 엄청났다.
▲ 꽃 조형물 4월9일 부터 5월 9일까지 태안 튤립 축제가 열린다. 몇 년전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기름 유출로 어민들의 피해도 컷지만 관관객이 칮지 않아경기가 침체되었을 때다. 자원 봉사자의 현지 응원도 엄청났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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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지나는데 단 10여 분...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곳이 바닷속 80m겠거니 생각했다. 안면도를 향해 무작정 달렸다. 원산 안면대교를 거쳐 영목항을 지났다. 곳곳에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4월 9일~5월 9일까지 열리는 '태안 튤립축제'다. 이건 행운이다. 보령 해저터널을 보고 싶었는데 튤립 축제까지 볼 수 있다니. 

태안 튤립축제가 열리는 꽃지에는 차량들로 넓은 주차장이 가득 찼다. 간단히 소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요기를 했다. 매표소에 들렀더니 입장료(성인 1인 1만 2천 원)를 오늘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튤립 축제도 보고 요금도 면제라니 행운이 배가 되는 기분이다. 쌀쌀한 날씨 탓에 꽃이 개화가 되지 않은 탓이라나... 하긴 남녘에는 벚꽃이 막바지인데 이곳은 꽃망울만 머금은 듯했다.
  
두 손으로 무엇인가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할배,할매바위와 함께 일몰의 포토존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확인하지는 못했다. 만약 석양에 붉게 떨어지는 해가 가운데 들어갈 수 있다면 생각했다.
▲ 손 조형물 두 손으로 무엇인가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할배,할매바위와 함께 일몰의 포토존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확인하지는 못했다. 만약 석양에 붉게 떨어지는 해가 가운데 들어갈 수 있다면 생각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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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예상 밖의 태안 튤립축제를 볼 기회를 얻었지만 꽃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것 같다. 전동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아직 개관 준비가 끝나지 않은 듯 여기저기 작업이 한창이다. 

준비하는 분들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지만 관람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꽃이 없는데 축제를 계획한 것은 십분 이해한다 치고 화장실이 보이지 않거나 깨끗하지 못하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봤던 '우리나라 화장실'에 대한 긍지가 싹 가시고 만다. 물론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 중일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여행, 다음 행선지는 자연휴양림이다. 수목원도 인접해 있어 볼거리가 많다. 특히 안면도에서 자라는 안면도 소나무는 줄기가 굵고 수고가 높아 아름답다. 산책코스 A, B, C, D와 안면송 '무장애 나눔길'이 있다.     

가장 짧은 코스인 '무장애 나눔길'을 걷기로 했다.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에 쇠기둥을 높이 세우고 산책로를 만들었다. '스카이워크'는 그야말로 하늘 길이다. 수직으로 뻗은 소나무를 동무삼아 하늘 길을 걸었다. 맑은 공기를 뱃속 깊이 들이마신다. 

주차장에서 스카이워크, 데크로드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인 '무장애 나눔길'은 20여 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심신 정화로는 최고다. 다소 언짢았던 기분이 싹 풀린다. 평상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 식사를 위해 수산시장을 찾았다.   
       
추억이 서려 있는 대천해수욕장     

안면도에서 보령 해저터널을 거쳐 대천까지는 20여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터널의 위력이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주변이 펜션, 모텔 등 숙박 시설로 가득 찼다. 대천해수욕장은 시내에 인접하여 전국에서 손꼽히는 여름 피서 장소 중 하나다. 최근에는 머드체험장을 운영하여 찾는 사람들이 많다.  
   
대천 해수욕장은 서북에서 동남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어 그 길이가 3.5km, 폭이 100m 정도로 물이 맑아 가족 여행지로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일몰 때는 붉게 물든 노을과 더불어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해변을 서서히 거니는 여유로움이다.  
 
바다를 등지고 기타를 치며 해가 질 때까지 공연하고 있다. 해외 나가면 부럽기 까지 하던 길거리 공연을 바닷가에서 보게 됬다.
▲ 버스킹 바다를 등지고 기타를 치며 해가 질 때까지 공연하고 있다. 해외 나가면 부럽기 까지 하던 길거리 공연을 바닷가에서 보게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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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우리 가족이 도착한 시각이 오후 6시, 다소 쌀쌀한 느낌이었지만 한 친구가 바다를 등지고 버스킹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다소 의외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응한다. 길거리 문화 등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용기가 없어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저녁 시 50분에 해가 떨어졌다. 갈매기와 하얀파도, 조차 불게 물들었다.
▲ 일몰 저녁 시 50분에 해가 떨어졌다. 갈매기와 하얀파도, 조차 불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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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모래사장... 사람들이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쫓겨 오고, 다시 따라가기를 반복한다. 갈매기와 하얀 파도, 아이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꼬맹이들은 모래성 쌓기에 한창이다. 마음껏 바다를 즐긴다. 저녁 6시 50분 해가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하루 일을 마감한다.    
  
1박 2일 마지막 날이다. 전날의 석양과는 전혀 다르다. 햇볕이 따사롭게 들어온다. 널브러진 페트병 등 쓰레기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어디로 갔는지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다. 해변에 텐트를 쳤다.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번 대천 1박 2일 여행은 나에게는 추억 여행인 셈이다. 광주에서 익산, 군산에서 버스를 바꿔 타고 장항, 서천, 웅천 대천을 향하는 데는 무려 5시간 여가 걸렸다. 다른 친구는 광천, 홍성을 거쳐 서산까지 가야 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아내가 파도에 휩쓸려 고막 수술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도로 사정이 안 좋아 몇 번이고 버스를 갈아타고 대천에 오곤 했다. 그때마다 들르던 곳이다. 길다란 모래사장과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가 좋았다. 파도 타기를 즐겼다. 변화된 대천의 모습이 너무나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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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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