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탁구공은 역시 둥글기는 마찬가지였다. tvN <올 탁구나!> 마지막 라이벌 매치에선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집는 대이변이 펼쳐졌다. 지난 12일 방영된 <올 탁구나!> 11회에선 '전설의 강호'팀 대 '퐁당퐁당'팀이 또 한번 자체 평가전을 갖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이날 대결 결과를 토대로 대한탁구협회장배 제 1회 '올 탁구나!' 탁구 리그전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를 선정하게 된다.

​그동안 연예인 고수, 초등학교 탁구팀 등 여러 외부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이번엔 협회 주최 정식 대회 출전권이 걸린 만큼 <올 탁구나!> 멤버들로선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이 악물고 마지막 자체 평가전에 나서게 되었다. 이날 방송에선 IOC 선수위원회 부위원장 선출로 인해 해외 출장을 떠난 유승민 위원을 대신해 김택수, 현정화 등 한국 탁구 전설들이 특별 감독으로 등장해 양 팀 선수들의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제공했다.

선수는 10명, 대회 출전권은 '단 7명'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올 탁구나!> 양 팀 선수들은 팀장 포함 총 10명 조합이지만 탁구 동호인들과 리그전으로 진행될 전국 대회 참가 엔트리는 7명으로 줄어든다. 즉, 3명의 선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멤버들로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자체 평가전에 임하게 되었다.

당일 경기 대진표를 4주 전에 미리 통보받고 연습을 진행할 만큼 <올 탁구나!> 멤버들은 마치 프로 선수들 마냥 다양한 방식으로 강훈련을 소화하며 상대방 공략을 위한 필살기 마련에 매진한다. 이번 라이벌 매치 첫 번째 대결은 박은석과 이진호가 맞붙었다. 그동안 연습 내용에 비해 실전 시합에선 매번 아쉬운 결과를 냈던 이진호와 박은석으로선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었다.  

​1세트 초반 상대를 몰아붙이며 이진호는 손쉽게 승리를 얻을 듯했지만 그대로 물러날 박은석이 아니었다. 착실하게 점수 차이를 줄이면서 이진호의 약점인 연이은 범실을 이끌어 냈다. 11대 7로 1세트를 승리한 박은석은 기세를 담아 2세트 역시 우위를 점한다. 한때 8대 8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착실한 공격으로 2세트에서도 11대 8로 승리를 차지한다.

이진봉, 팀 내 1위 강승윤에 역전승... 최대 이변 연출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두 번째 대결 주자는 이진봉과 강승윤이었다. 그동안 방영된 <올 탁구나!>에서 가장 탁월한 경기력을 과시했고 강호동을 제치고 팀 내 랭킹 1위에 오를 만큼 강승윤은 시청자들도 인정할 만큼의 실력자다. 반면 이진봉은 앞서 2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할 만큼 전력 면에선 한 수 아래로 평가를 받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강승윤의 다양한 서브와 포핸드 드라이브의 벽에 막힌 이진봉은 잦은 범실 끝에 1세트를 8대 11로 내주게 된다. 이때까지의 흐름만 본다면 큰 이변 없이 강승윤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그런데 2세트 들어 경기의 양상은 180도 달라졌다. 김택수 감독의 지시를 받은 이진봉은 커트 중심 서브로 경기 진행에 변화를 가져왔다.

반면 강승윤은 잦은 범실로 여러 차례 역습을 허용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진봉은 포핸드와 백핸드 공격을 적절히 섞으며 상대 진영에 골고루 공을 내보내며 주도권을 빼앗았다.  그 결과 2세트는 11대 8로 이진봉의 차지.  3세트는 듀스까지 이어지는 명승부 속에 14대 12로 마무리 되었다. 세트 스코어 2대 1로 강승윤을 제압한 이진봉의 승리는 이날 방송의 최고 백미가 아닐 수 없었다. 이어진 제3경기 강호동과 은지원의 대결은 1세트 강호동의 승리와 함께 다음주 최종 승부 결과가 소개될 예정이다.

전력 분석 그래프까지 등장... 이쯤되면 프로급​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tvN '올 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여타 스포츠 예능과 달리 <올 탁구나!>는 자체 평가전 및 외부팀 대결을 병행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매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박진감 넘치는 승부의 세계를 선호하는 시청자 입장에선 더 할 나위 없는 최상의 내용을 끊임없이 접할 수 있다는 특징을 마련해왔다.

​그런데 이번 11회에선 여기에 더해 전국 대회 진출권 부여라는 특전이자 자존심이 걸린 사항까지 추가해 내부 연습경기의 한계를 넘어선다. 뿐만 아니라 각종 공격 데이터까지 그래프로 소개, 프로 선수들의 실제 시합 이상의 전문성까지 추가했다. 관련 업체의 도움을 받아 주요 공략 지점, 타구 속도, 공격 점유율 등을 상세히 분석해 해당 선수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경기에 임하는 멤버들의 각본 없는 드라마에 기술적인 요소까지 추가하며 <올 탁구나!>의 진정성을 더욱 강화시킨 것이다. 일부 예능이 성의 없는 진행으로 인기 하락세를 겪고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출연진들이 잠시 본업을 뒤로 하고 연일 라켓을 쥐고 구슬땀을 흘리는 것에 보조를 맞춰 제작진은 나름의 방식으로 경기 내용에 세밀함을 더했다. <올 탁구나!>가 연일 쏟아지는 스포츠 예능 홍수 속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올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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