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파티 토마스 파티(아스날)가 지난 3월 나이지라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 2차전에서 가나의 본선행을 이끈 득점을 터뜨렸다.

▲ 토마스 파티 토마스 파티(아스날)가 지난 3월 나이지라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 2차전에서 가나의 본선행을 이끈 득점을 터뜨렸다. ⓒ 유로스포츠 홈페이지 기사 캡쳐

 
월드컵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 한국 축구는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모든 팀들이 어렵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을 알아야 승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가나는 마이클 에시엔, 설리 문타리, 스테판 아피아, 아시모아 기안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2006 독일 월드컵 16강,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에 오른 아프리카의 강호다. 2006년 대회부터 2014년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가나는 4년 전 세대교체 실패로 지역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뚜렷한 하향세를 걸은 가나의 현재 피파랭킹은 60위로 H조 4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에 있다. 하지만 이번 아프리카 최종예선에서 나이지리아를 제치고, 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부활의 서곡을 울렸다.
 
황금세대 퇴장 이후 흔들리는 가나
 
한국은 가나와의 역대 전적에서 3승 3패로 호각세다. 하지만 가나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을 앞둔 최종평가전에서 1-3으로 완패했으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직전에 펼친 평가전 역시 0-4로 대패한 바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가나는 조던 아이유(크리스탈 팰리스), 토마스 파티(아스널),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 다니엘 아마티(레스터 시티), 이드리수 바바(마요르카), 기데온 멘사(보르도), 펠릭스 아페나 기안(AS로마)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할 이유는 없다.
 
가나가 이번 아프리카 2차 예선 도중에 지휘봉을 잡은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 체제에서 남아공을 제치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열린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모로코, 가봉, 코모로스와 한 조에 속해 1무 2패에 그치며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특히 피파랭킹 128위 코모로스전 2-3 패배는 아프리카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이에 가나축구협회는 라예바치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예선 홈 앤 어웨이를 앞두고 내린 극단의 처방이었다. 공석이 된 감독직을 오토 아도 코치가 대신맡았다. 우려섞인 전망과는 다르게 나이지리아전에서 1, 2차전 합계 1-1로 비겼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답답한 빌드업 체계-공격 세부 전술 부족
 
비록 본선에 오르긴 했지만 2경기에서 보여준 가나의 경기력은 대체로 실망스러웠다. 가나의 홈 1차전에서는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빌드업과 짜임새 있는 팀 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개인 전술에 의존하는 형태였다. 후반에는 전방으로 빠르게 직선적인 패스를 구사했는데 세밀함 측면에서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미드필드를 지키는 파티의 포지셔닝과 아마티가 이끄는 수비진들의 집중력은 괜찮았다.
 
1차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가나는 원정 2차전에서 수비적인 전술로 임했다. 가나의 공격 장면은 전반 10분 파티의 중거리 슈팅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나이지리아 골키퍼의 어설픈 실수가 뒷받침된 골이었다. 이후 나이지리아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준 가나는 다시 공격을 이어갔지만 조던 아이유가 상대 수비에 완전히 집중견제를 당하면서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또, 가나의 수비진은 빌드업 상황에서 불안한 볼처리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볼 점유율 36%와 슈팅 1개만으로 전반을 마친 가나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오도 감독 대행은 조던 아이유, 이사하쿠, 바바 대신 키예레, 오우수, 이아돔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포메이션을 3-5-2로 바꿨다. 그렇다고 경기력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가나는 후반 들어 3~4명만 공격에 가담시키는 등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유지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 가나 아프리카 최종예선 2경기 선발 라인업
vs 나이지리아(홈 1차전 0-0무)
4-3-3 : 월러콧 – 오도이, 아마티, 지쿠, 멘사 – 바바 – 쿠두스, 파티 – 이사하쿠, 기안, J.아이유
 
vs 나이지리아(원정 2차전 1-1무)
4-3-3 (선발 명단) : 월러콧 – 오도이, 아마티, 지쿠, 멘사 – 바바 – 쿠두스, 파티 – 이사하쿠, 기안, J.아이유
 
3-5-2 (후반전 명단): 월러콧 – 지쿠, 아마티, 멘사 – 이아돔, 파티, 오우수, 키예레, 오도이 – 쿠두스, 기안

 
가나는 단조로운 공격 전술과 후방 빌드업시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포백 라인과 수비형 미드필더 바바를 압박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UAE, 이란을 상대로 주도하는 경기를 펼친 바 있다. 후방에서 점유율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벤투 감독이 신경쓰는 것은 전방 압박이다. 벤투 감독은 공 소유권을 잃는 즉시 상대 진영에서 재빠르게 역압박을 가하는 전술을 구사한 바 있다.
 
그리고 파티가 버티는 중앙보단 공격 방향 설정을 좌우 측면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나의 측면 수비는 타 포지션에 비해 비교적 약한 편에 속한다. 좌우 풀백 기디온 멘사(보르도), 데니스 오도이(클럽 브뤼헤) 모두 스피드와 일대일 마크에서 약점이 뚜렷하다. 좌우 윙포워드 손흥민과 황희찬을 활용한 공격에 집중한다면 가나전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가나전 최대 변수, 이중 국적 선수들의 귀화
 
그렇다고 현재의 가나가 100%라고 볼 수 없다. 오도 감독 대행 체제를 유지할지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가나축구협회는 각 국의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이중국적 선수들을 가나대표팀에 합류시켜 전력 강화를 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은 만 21세 이하 선수가 최대 A매치 3경기를 소화했더라도 국가대표팀 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이에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3경기를 뛴 칼럼 허드슨 오도이(첼시)가 최근 가나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가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에디 은케티아(아스날), 타릭 램프티(브라이튼),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 이나키 윌리엄스(빌바오) 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리거 5명이 한꺼번에 가나 대표팀 소속으로 뛸 경우 한국으로선 매우 껄끄러운 경기가 될 수 있다.
 
*가나,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경기 일정
vs 포르투갈 (11월 25일 오전 1시)
vs 한국 (11월 28일 오후 10시)
vs 우루과이 (12월 3일 오전 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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