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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별일'들, 한국에 의미있는 캐나다 소식을 전합니다.[편집자말]
3월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한 쇼핑몰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3월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한 쇼핑몰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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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주 전이었다. 온타리오주가 3월 21일(아래 캐나다 현지시각)부로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폐지하면서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됐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 물론 그때도 반응은 엇갈렸었다. 이제야 숨통이 트였다면서 반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시기상조라며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의료 전문가 중에도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마스크 의무 규정을 좀 더 유지할 걸 주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캐나다 주 정부들이 백신접종 증명 및 인원 제한 규정, 그리고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까지 폐지하겠다고 나선 데엔 크게 세 가지 근거가 있었다. 높은 백신 접종률, 안정적인 코로나 확진율, 오미크론이 정점을 기록했던 1월 이후 지속적인 입원환자 감소와 같은 공중보건 지표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6차 유행 조짐

그런데,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캐나다는 지금 코로나 '6차 유행'에 들어섰다고들 말한다.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의 비율은 약 85%로 높은 편이나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보기엔 부족한 수치인 데다가 3차 부스터샷까지 맞은 사람들의 비율은 캐나다 인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안정적이라고 했던 코로나 확진자 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입원환자수 역시 마찬가지다. 불행히도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코로나 방역 규제를 해제한 시기와 오미크론 서브 변이(BA.2) 확장 시기가 맞물려 버렸다.

여러 가지 암울한 지표들이 이러한 상황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온타리오주의 코로나 입원환자는 10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 이전 7일 동안에 비해 38%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날 온타리오주의 확진자는 1991명이었고 7일 현재 감염자수는 약 2만5000명,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경우 현재 감염자수는 약 4만3000명인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수치는 그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코로나 PCR 검사가 고위험군과 의료계 종사자 등 몇몇 집단에 국한해 행해지고 있고, 가정에서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반응을 얻은 사람들은 별달리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은 바로 전 오미크론 유행 때만큼 확진자가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이전의 다른 유행들보다는 분명 확진자가 많을 것"으로 본다. 확진자가 늘면서 또 한 번 우려가 되는 것은 학교와 병원 시스템의 붕괴다.

퀘백주 교육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학생들의 코로나 관련 결석이 3월 22일 1만4000명, 29일 2만4500명, 그리고 4월 5일에는 2만7119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온타리오주를 비롯한 다른 주들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퀘백에서 학부모 이사회 대표를 맡고 있는 벤틀리는 현지 언론에 '두 자녀 모두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려 아플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보다는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고 갑작스레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게 되는 등 학교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더욱 염려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수업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어린 자녀들을 둔 뉴브런스윅의 신생아학자 알래나 뉴만 박사는 "가장 시급한 것은 치료를 요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의료진, 학교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교사와 교육진이 충분한가"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뉴만 박사는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결석과 병원 방문 증가, 확진 혹은 격리로 인한 교사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을 다시금 가까이에서 목도하고 있다.

'마스크를 벗었던 건 과연 적절했나'라는 의문
 
3월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탑승해 있다.
 3월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탑승해 있다.
ⓒ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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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하니, 3월 캐나다 대부분 지역에서 행해진 마스크 의무 규정 해제(백신접종 및 인원제한 등의 규제는 그 이전에 해제됐다)에 대해 과연 시기상으로 적합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많은 전문가들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핵심도구 중 하나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는 성급했으며, 상황이 통제불능 상태로 가기 전에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만 박사는 어른에 비해 거리두기가 어려운 아이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더욱 도움이 되며, 아이들의 보호는 곧 공동체 보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황을 재평가하며 함께 일해온 의료계, 교육부, 정부가 이번에도 지난 3월 펼쳐진 상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방침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토론토시 응급의 카시프 퍼자다 역시 캐나다 현지 언론에 "하루 빨리 마스크 의무 규정을 되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많은 확진자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라이어슨 대학의 감염병 학자 팀 슬라이는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자유가 주어진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한 것은 실수였다고 평가한다.

사실 그랬다. 쇼핑몰이나 마트를 가보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절반은 돼 보였고, 우리 아이들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간다. 그렇긴 하지만, (실제로 하든 안 하든) 인원에 상관없이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할 수 있고, 제약 없이 아이들 과외활동을 등록할 수 있으며, 마스크 없이 장을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은연중에 '잘하면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한 줄기 희망을 품게 했던 것 같다.

팬데믹이 종식된 것도 아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겠지만 감기처럼 대하면서 살 수 있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라는... 그렇게 사람들은 규제가 해제된 후, 마스크를 쓰든 쓰지 않든 2년이 넘도록 지긋지긋하게 머물러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조금은 안이해져 있지 않았을까.

다시, 마스크
 
마스크를 쓴 사람.
 마스크를 쓴 사람.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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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곳곳에서 시작된 코로나 6차 유행 앞에 일상회복의 희망은 또 한 번 유보되고, 마스크 의무화를 재도입하는 지역들이 생기고 있다.

퀘백 주정부는 최소 4월 말까지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금 의무화하기로 했고 P.E.I 또한 "마스크는 분명 중요하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규제 중 하나다"라며 당분간 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노바스코샤는 학교 내 마스크 착용 규정을 되돌렸다. 뉴만 박사를 비롯한 뉴브런스윅의 소아과 의사들도 정부에 그와 같은 규제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상태다.

다만, 온타리오 주지사 더그 포드는 현재의 확진자 증가를 예기됐던 "소규모 급증" 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온타리오 보건부 장관 크리스틴 엘리엇은 "지금 시점에서 더이상의 대책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생활을 지속해가며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마스크 의무 규정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되돌리려는 움직임과 함께, 캐나다 백신 자문단은 4차 접종(혹은 2차 부스터샷) 대상을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전 백신접종으로 인한 면역력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고 더욱 전염성이 강하다는 오미크론 서브 변이(BA.2)의 장악력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차례의 접종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온타리오주는 이미 12월 말부터 고령층과 요양시설 거주자 등 감염 취약계층에게 4차 접종을 실시해오고 있고, 이제 그 대상은 60세 이상으로 확대됐다.

코로나는 다시 번지고 있다고 하고 규제는 대부분 완화돼 있는 지금, 토론토시 응급의 퍼자다의 절묘한 표현에 헛웃음 마저 난다. 그는 "정부는 더이상 우리를 보살펴주지 못한다" "병원 의료진들은 오래된 번아웃과 늘어나는 환자들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두 잇 유어셀프 팬데믹'(do-it-yourself pandemic)'이라 불렀다. 번역하자면 '스스로 팬데믹' 혹은 '셀프 팬데믹' 정도가 되겠다.

증상이 있으면 사람들을 멀리하고, 실내에서는 알아서 마스크 챙겨 쓰고, 가정에서 신속항원 검사를 이용하며, 직장과 학교에서는 환기시설을 살피는 등 각자 조심하고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고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많은 재외동포들이 올 여름 항공편을 예매해놓고 방문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 자가격리가 면제됐고 캐나다에 돌아올 때는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등 한-캐나다 양국의 규제가 상당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다. 비행기 탑승 이틀 전에 받아야 하는 PCR 검사에서 혹시라도 양성반응이 나오면 어쩌나 벌벌 떨고 있긴 하지만. 비행기를 타게 될 여름이면 6차 유행도 셀프 팬데믹도 다 사라지고 한국의 친구들과 격하게 포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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