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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의 재판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의 재판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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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검언유착 의혹의) 증거로 추정되는 (한동훈 검사의) 휴대전화를 2년 2개월간 열지 않았다. 소환조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6일)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 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징역 1년 살라는 것 아니냐. ...(중략)... 사실 저는 억울한 피해자가 될 뻔한 사람이다. 만일 이철 전 대표가 이동재 기자의 편지를 받고 접촉하는 과정에 한 검사의 목소리를 듣고 저한테 뭐라도 줬다고 했다면 그때 제 인생은 끝났다."

7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사건 결심공판 법정(서울 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찬민 판사). 유 전 이사장은 작심한 듯 긴 분량의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한동훈 이름을 거론한 게 징역 1년을 살 범죄냐"는 항변이었다.

자신이 평소 자주 인용하는 미국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의 말 '국가의 가장 큰 선은 정의'라는 말을 끌어오며 "한 검사장이 날 비난하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나를 이 법정에 세운 검찰에 대해선 유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과의 일련의 갈등에 국가 기관인 검찰이 자신에게 징역형을 구형한 것은 '정의 구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동훈 이름 거론 이유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녹취록에 굉장히 모욕감"

초점은 자신을 고소한 한 검사장과 또 기소한 검찰을 향해 있었다. 검찰은 이날 유 이사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가짜 뉴스를 만들어 피해자인 한 검사장을 권력을 남용한 검사로 비치게 해 도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죄목이다.

유 전 이사장은 자신이 문제의 발언을 하게 된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3월 31일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직후인 그해 4월 3일과 7월 24일에 출연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검사장을 직접 거론한 것은, '노무현재단 계좌 열람'에 대한 의혹보다 당시 불거진 검언유착 의혹에 중점을 두고 나온 비판이라는 취지다.

2019년 12월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서 검찰의 계좌 추적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는 한 검사장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 방송 당시엔) 그 분을 잘 알지도 못하고 의식하지도 않았다"면서 "한 검사가 재단 계좌정보를 열람했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문제의 '한동훈 거론' 방송에 대해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항변을 이어갔다. 당시 한 검사장의 부산고검 집무실에서 한 검사장과 이 기자 간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신라젠 사건과 자신의 이름을 거론한 보도가 불거지자 "날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구나 느꼈고, (인터뷰 당시) 진행자가 계좌 열람 건을 물어보니 별 계획없이 '날 해치려 하는 것 보니 그랬지 않았겠냐' 했는데 내가 기소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녹취록 보도에 따르면 이 기자가 신라젠 대주주인 이철 전 대표 취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그건 해볼만 하지"라고 답하는 대목이 나온다. 한 검사장은 이에 대해 지난 1월 증인으로 출석해 "그냥 추임새였을 뿐" 별뜻 없이 지나간 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유 전 이사장은 관련 대화들을 접한 뒤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한 검사를 저격했다. 그는 "지금 피해자라고 하는 한 검사에 분노하는 건 이 전 기자의 말을 듣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 기자 그러면 안 되요' 해야 하는데 내가 느끼기엔 더 부추겼다"면서 "제가 처벌 받아도 어쩔 수 없지만, 다시 그런 상황이 생겨도 그럴 수밖에 없다. 그 검사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걸 밝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열람 오해한 검찰엔 사과해도 한동훈한텐 피해 안 줬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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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 "피고인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다수 방송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 이슈에 논평해 왔다. 이 사건 방송 당시엔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고, 많은 구독자의 유튜브 진행자였다. 경력과 지위를 보면 공개 발언의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발언 이전에 진실 여부를 검토하고 신중히 발언할 책임이 있지 않나."
- 유시민 : "그렇다."
- 검사 : "이 발언 이전에 자신의 발언 사실 여부를 충분히 검토했나?"
- 유시민 : "검토하지 못했다. 그 점은 인정한다."


최후진술에 앞서 검찰의 피고인 신문도 진행됐다. 검찰은 검언유착 의혹 보도 자체엔 재단 계좌 추적 사실이 없음에도, 한 검사장 등 대검찰청에서 해당 행위를 했을 것이라 추단한 이유를 재차 추궁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에 계좌 제공 내역 제공 여부를 주거래 은행측에 문의했지만, 관행과 달리 통보를 거부해 검찰의 열람을 의심하게 됐다고 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하면서 사과문을 올린 경위도 함께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대해선 사과해도 한 검사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이 "한 검사는 관련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어떤 검찰권을 남용했다고 봤느냐"고 묻자, 유 전 이사장은 "한 검사가 검사로써 대단히 심각한 권력 남용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오히려 유 전 이사장이 검언유착 의혹의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왜 만난 적도 없는 검사와 기자의 대화에 등장해 취재와 수사의 표적이 됐어야 했나"라면서 "왜 그런 발언들을 (유 전 이사장이) 하게 됐는지 봐야한다. 왜 사과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한 검사는 왜 (유 전 이사장에게) 사과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한 검사가 지난 기일 증언에서 '좌천 4번' 등 자신의 피해사실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 이유는) 피고인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기자와 나눈 (당시) 대화 때문이다. (그러한) 수사를 공모한 의혹 때문"이라면서 "(한 검사를 향한) 사회적 비판은 언론 보도로 알려진 스스로의 행위때문이지, 피고인의 발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재판부 변경' 이후 증거조사와 신문을 모두 마쳤으나 최종 결정을 위해선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도 그렇고 변호인 측도 그렇고... (재판부가) 생각할 부분이 많아 선고기일을 넉넉하게 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2달 여 뒤인 오는 6월 9일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 유시민, 한동훈 검사 저격... "난 이철과 금전적 관계없다" http://omn.kr/1n54v
- 판사 '합의' 3번 물었지만, 한동훈 거부 "유시민 피해자 저 뿐 아냐" http://omn.kr/1x2z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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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기자입니다. 서류보다 현장을 좋아합니다. 제보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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