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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그리고 새롭게 들어 설 윤석열 정부의 정책들이 구체화 되어 가고 있다. 52시간 논쟁,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으로도 일 하고 싶은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 등 대선 정국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노동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4월 5일 첫 전원회의가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차등적용 문제를 두고 격돌했다.

최저임금위원회와는 별개로 윤석열 정부는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에 비해 경영계에 상대적으로 친화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 유길상 한국기술교육 대학교 명예교수는 월간 <노동법률> 인터뷰에서 경영계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언급들을 했다.
 
"기본적으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서 노동권 보호가 같이 가야 한다. 기득권, 소수, 강성, 귀족노조의 이득을 위해 조직화 되지 않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 일부 강성노조가 "노동갑질"을 한 사례가 꽤 있지만 현 정부는 눈감아 왔다." (월간 <노동법률>, 2022년 4월호, p19)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노동시장 유연화로 일자리가 창출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공정성을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선진화하는 일자리 창출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월간 <노동법률>, 2022년 4월호, p21)

비단 대선 정국에서의 발언이나 고용노동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는다고 해도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고용노동 정책이 보다 친 시장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은 시민들 모두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변화는 옳은 방향일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정책도 바뀌기 마련이지만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될 고용노동 정책만의 '정신'이 존재할까. 이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제시하는 국제선언과 이를 다룬 저서가 존재한다.
 
『필라델피아 정신』, 알랭 쉬피오 저, 박제성 옮김, 2019, 매일노동뉴스
 『필라델피아 정신』, 알랭 쉬피오 저, 박제성 옮김, 2019,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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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 정책이 가져야 할 정신에 대한 이야기

 2차대전 당시 인류는 전체주의에 의해 인류가 피괴되는 과정을 목도하였다. 이후 인류는 사회정의를 지켜낼 수 있는 국제적 규범을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물이 필라델피아 선언("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필라델피아 선언", ILO Declaration of Philadelpia, Declaration concerning the aims and purposes of ILO, 1944)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필라델피아 선언의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필라델피아 선언

I
총회는 ILO가 근거하고 있는 기본 원칙들, 특히 다음 원칙들을 재천명한다.

a)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b)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는 부단한 진보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c) 일부의 빈곤은 전체의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
d) 결핍과의 투쟁은 각국에서 불굴의 의지로, 그리고 노동자 대표와 고용주 대표가 정부 대표와 동등한 지위에서 공동선의 증진을 위한 자유로운 토론과 민주적인 결정에 참여하는 지속적이고도 협조적인 국제적 노력으로 수행돼야 한다.

II
총회는, 항구적 평화는 사회 정의에 기초해서만 가능하다는 ILO헌장속의 선언의 정당성이 경험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었다고 확신하며, 다음을 확언한다.

a) 모든 인간은 인종, 종교 또는 성별과 상관없이 자유와 존엄, 경제적 안전 속에서 그리고 평등한 기회 속에서 자신의 물질적 복지와 정신적 발전 둘 다를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
b) 이를 가능케 할 조건의 실현은 모든 국내 및 국제 정책의 핵심 목적이 돼야만 한다.
c) 모든 국내 및 국제적 정책과 조치들, 특히 경제‧금융 영역에서의 그것들은 이런 관점에서 판단돼야만 하며, 이 근본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아니라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에 따라서만 채택돼야 한다.
d) 이 근본 목적의 견지에서 모든 국제적인 경제‧금융 정책과 조치들을 검토하고 심의하는 것은 ILO의 책무이다.
e) ILO는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련된 경제‧금융 요소 일체를 고려한 후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규정들을 결정과 권고 속에 포함시킬 수 있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필라델피아 선언은 항구적 평화는 사회정의 위에서만 가능하며 일부의 빈곤은 사회전체의 위협임을 담고 있음에 주목한다. 또한 저자는 필라델피아 선언에서는 사회정의 실현이 모든 국가의 경제정책에 있어 본질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의 시장전체주의는 필라델피아 선언에 담긴 정신을 외면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제 국가는 사유화 되어 법과 제도를 통해 많이 가진자들을 보호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유무역의 보편화 속에서 경제적 경쟁이 법질서의 목적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과정에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은 무너졌음을 지적하며 필라델피아 정신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회가 되었다는 점을 꼬집는다. 이러한 시장전체주의에서 법은 세계시장 속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상품이 된 것이다.
 
"시장 전체주의에서는 돈이 자리를 분배하는 반박할 수 없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사람 사이 또는 사물 사이 또는 나아가 (인간 신체의 상품화와 함께) 사람과 사물 사이의 모든 질적 차이가 제거된다."(112)  

게다가 정치, 경제, 사회의 종속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은 정의로운 법질서 아래에서 스스로 자유로운 존재임을 천명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의 개인들은 실질적으로 종속된 상태지만 법적으로는 평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는 봉건시대로의 회귀와 마찬가지라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제는 분배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분배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필라델피아 선언이 제시하고 있는 사회정의라는 목적과 사회적 민주주의(산업민주주의)라는 목적을 저자는 제시한다.

쉽게 말하자면 다수결이나 불변진리에 의한 사회운영이 아닌,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여 가장 덜 부정의 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현재 사회가 경쟁과 연대 모두가 필요하며 연대를 법적질서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사회정의 실현을 도모해야 함을 주장한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해야 할 고용노동정책의 본질

물론 전술한 바와 같이 보수정부에서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해 시장에 더 큰 힘을 주는 게 정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은 언급을 한다.
 
"19세기 말 비스마르크는 태동하는 사회보험을 독일 통일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지혜로움을 보여줬다. 왜 유럽은 21세기 초입에 노동자들의 능력을 고양하기 위한 새로운 연대 수단을 가질 수 없단 말인가? 왜 유럽은 필라델피아 선언이 정한 목적과 수단의 위계를 재정립하는 본보기가 될 수 없단 말인가?" (199)

향후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나갈 고용노동 정책은 전술한 바와 같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 시장적인 성격을 띨 확률이 높다. 그러난 경제의 논리, 성장의 논리가 최상의 가치이자 곧 상식인 사회가 된 시장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실질적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본질적인 정신을 다룬 저서가 바로 <필라델피아 정신>이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1. "윤석열정부 노동정책 첫 시험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놓고 신경전 ,국민일보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9345&code=11131800&cp=du", 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9345&code=11131800&cp=du

2."유길상 교수가 그린 ‘尹의 노동’...“일자리 창출 생태계 만들어야”", 월간 노동법률
- https://www.worklaw.co.kr/view/view.asp?accessSite=Naver&accessMethod=Search&accessMenu=News&in_cate=104&in_cate2=1004&gopage=1&bi_pidx=34085


필라델피아 정신 - 시장전체주의 비판과 사회정의 복원을 위하여

알랭 쉬피오 (지은이), 박제성 (옮긴이), 매일노동뉴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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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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