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성하훈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영화계 지원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회복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피해를 보충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넷플릭스 등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재편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갈 수준에 들어가고 있는 영화발전기금에 대한 처방이 임시방편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현실이다. 새로 출범할 정부가 이에 대해 아무런 고민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영화계가 답답함을 나타내고 있다.
 
3년간 1192억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박기용, 아래 영진위)는 6일 침체된 국내 영화제작업계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영화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화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영화사의 고용인력 1000명의 인건비를 최장 6개월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정했던 코로나19 지원사업이 '영화제작인력 지원사업'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되는 것이다. 상영관의 경우 지난 2월 영화관 인력운영지원사업을 공지하고 접수를 진행해 왔고, 한국영화 개봉 촉진을 통한 영화관람 확산을 위한 '영화관 특별기획전 지원사업(164억)'을 시행 중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부터 지난 3년간 투입된 예산은 모두 1192억 원이다. 2020년에 313억, 2021년에 303억이었고, 올해는 576억으로 가장 많다. 2020년~2021년은 영화발전기금(영발기금)에서 지원됐다면 올해는 국고에서 지원되는 것이 차이점이다.
  
 서울 시내 한 상영관 모습

서울 시내 한 상영관 모습 ⓒ 성하훈

 
지원사업 대상자들은 도움이 된다며 반기고 있다. 영화관 인력지원사업의 수혜자인 극장들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CGV의 한 관계자는 "영화관 정상화를 준비하면서 인력 추가 등이 필요한 시점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영관들이 대부분 경영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받는 지원이라 가뭄에 단비처럼 인식되는 모습이다.
 
이번 지원 예산이 영발기금이 아닌 국고지원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문체부가 별도로 편성한 예산으로 영진위가 사업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지원은 처음부터 영발기금이 아닌 국고지원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국고지원 대신 영발기금이 사용되면서 코로나19 과정에서 급격히 소진된 영발기금은 남은 금액이 350억 원 정도에 불과할 정도다.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800억을 차입해 왔으나, 10억 정도의 이자 부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책없이 기금만 고갈시킨 데 따른 부담만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산업 자체가 붕괴수준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징수할 수 있는 기금은 크게 줄었다. 지원이 요구되는 곳이 상당한데도 얼마 남지 않은 영발기금의 한계는 영화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박기용 영진위원장은 "영발기금이 남아 있지 않아 내년 예산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영화계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금 확대 방안 없이 부담만 강요
 
 영화관 관람료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

영화관 관람료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 ⓒ 성하훈

 
기금 확대 방안이나 국고 출연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지난해 만료된 기금 징수 기한을 7년 연기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제작자나 상영관들은 "언제까지 우리가 기금을 부담해야 하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상영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금 징수를 동의해 주기는 했으나 보완 대책없이 일방적인 부담만 강요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문제는 5월 출범하는 새 정부조차 영화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한 영화계 인사는 "인수위에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선거 과정에서 1천억 원 국고 구상이 제안 형태로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영화산업은 새 정부의 현안에도 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소속 한 감독은 "지난해까지 '일자리 연계형 온라인·뉴미디어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았는데, 올해는 그런 사업 자체가 없고, 지원사업도 다 끝났다니 서운한 마음이 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진위 영화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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