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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이 환매권 시효를 3일 앞둔 지난 2014년 10월 29일, 한 수용 토지주에게 토지를 돌려주기로(환매) 결정하면서 작성한 '합의각서'. 각서에는 토지보상법에 규정에 따라, 토지매매 대금을 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승산이 환매권 시효를 3일 앞둔 지난 2014년 10월 29일, 한 수용 토지주에게 토지를 돌려주기로(환매) 결정하면서 작성한 "합의각서". 각서에는 토지보상법에 규정에 따라, 토지매매 대금을 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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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강릉시 강제수용 골프장 조성부지, 18년 보유 후 몰래 매각 http://omn.kr/1xvg2

강원 강릉 샌드파인 골프클럽 운영사인 ㈜승산이 공익사업 목적으로 강제 수용한 사유지를 다른 용도로 몰래 매각해 논란인 가운데, 승산이 토지보상법에 따른 '환매(원소유주들에게 토지를 돌려주는 것)'를 피한 과정이 밝혀졌다. 

법정에서 '허위주장'으로 승소한 승산

㈜승산은 지난 2004년 공익사업인 대중골프장 건설 목적으로 사업 지역 내 토지 매수에 나섰고, 이 중 9명의 소유주가 매매를 거부하자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강제수용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렇게 수용한 토지를 무려 18년간 사용하지 않아 토지보상법에 따른 '환매권'이 발생했지만, 승산은 모두 7차례의 '실시계획' 연장을 통해 사업을 진행중이라며 환매하지 않았다.       

승산에게 사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소유주 9명 중 한명인 A씨는 2년 전인 2020년 사업시행사인 승산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04년 토지를 수용한 승산이 10년째(당시 기준) 공사를 미루던 중 일부 원소유주에게만 토지 환매를 해주고 다른 소유주에게는 '환매권'을 통지·공고 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승산은 2014년 다른 수용 토지주 B씨로부터 환매 요구를 받고 1여 년 후 '환매'를 수용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비밀에 부쳐졌다. 이후 A씨가 이 소식(환매)을 들었을 때는 이미 '환매권'이 상실된 후였다. 환매권은 토지 수용일로부터 10년간 유지된다. 결국 이를 통보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에 나선 것이다 .

토지보상법에는 수용 토지를 5년 이내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환매권'(원소유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발생한다. 사업시행사와 자치단체는 이를 인지하게 될 경우 모든 수용 소유주(협의매수, 강제수용)들에게 이 사실을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재판에서 승산은 B씨와의 거래는 '환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쟁점은 승산이 B씨에게 토지를 매각한 것이 환매에 의한 것인지와 또 비슷한 시기에 B씨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한 강릉시의 행정이 환매에 따른 후속조치였는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승산은 '부동산매매합의서' 작성일자가 환매권 기간이 지난 2015년 7월이고, 강릉시가 사업 부지에서 B씨 토지를 제외한 시점 역시 매각 시점보다 먼저 이루어졌기 때문에 '환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매각 이유도, 강릉시가 먼저 B씨의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했고, 때문에 승산은 원소유자인 B씨에게 단순 매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승산이 법정에서 수용 토지주 B씨에게 토지를 매각한 것은 환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타임라인. 승산은 매매계약 작성일이 환매권 시효가 지난뒤이기 때문에 환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승산이 법정에서 수용 토지주 B씨에게 토지를 매각한 것은 환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타임라인. 승산은 매매계약 작성일이 환매권 시효가 지난뒤이기 때문에 환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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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씨는 법원에 제출한 '부동산매매합의서'가 실제 계약일과는 다른 이면계약서일 가능성이 크고, 강릉시의 사업부지 변경 역시 이 계약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강릉시에 체육시설(사업부지) 변경 이유에 대한 사실관계 요청을 했다. 강릉시는 2021년 1월 19일자 재판부의 사실조회 회신에서 "최초 환경영향 평가 협의에 따라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에 위치한 원지형보존녹지 및 인근농경지를 제척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즉, 강릉시의 판단으로 변경했을 뿐 승산의 '환매'와는 무관하다는 취지였다. 

또 승산의 사업지속 여부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시는 "강릉시장은 현재 이 대중골프장에 대한 실시설계가 완료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시점은, 승산이 골프장을 짓겠다고 시작한 지 17년째 실시계획만 연기만 해온 데다 3년 전인 2018년 3월 이 부지를 다른 용도로 매각한 뒤였다.

해당 손배소송에서 A씨는 패소했다. A씨는 '환매' 사실을 입증 못한 반면, 승산 측은 강릉시의 의견서와 '부동산매매합의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환매' 은폐 위해 비밀각서 요구한 승산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승산은 B씨의 환매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매매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물론 비밀유지 각서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승산이 토지를 강제 수용한 지 10년째가 되던 2014년 1월 B씨는 강릉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10년이 되도록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은 토지보상법상 위반이고, 시가 청문절차를 밟아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9월부터는 승산 측에 '환매권'을 고지하며 답변을 요구했다. 

강릉시는 승산에 환매 의사를 타진했고, 승산은 B씨의 '환매' 요구를 수용했다. 토지 매매 금액은 토지보상법 '환매' 산정 기준에 따라 10년 전 수용당시 금액으로 정해졌다.
     
승산이 환매를 요구하는 수용 토지주 B씨에게 실제 환매 해 준 타임라인
 승산이 환매를 요구하는 수용 토지주 B씨에게 실제 환매 해 준 타임라인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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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이 이렇게까지 환매에 응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B씨가 민원을 제기한 시점과 무관치 않다. 당시 환매 '합의각서'가 작성된 2014년 10월 29일은 승산이 3번째 실시계획에 의한 공사 완공일(2014.12.31)을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환매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2개월 내 골프장을 완공해야 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승산이 처음에는 정상적인 공사진행을 주장하며 환매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실계계획상 공사 준공일이 2개월여 남은 상황이어서, 시작도 하지 않은 공사를 2개월 안에 마칠 수 있는지를 답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후 승산은 강릉시에 B씨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척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릉시는 2015년 3월 19일 B씨 토지 19,384㎡를 체육시설부지에서 해제했다. 또 이로 인해 연결이 끊어진 승산 소유 토지들 역시 체육시설 부지에서 동시에 해제됐다.  

실제 양 측이 환매에 합의한 일자는 2014년 10월 29일이었지만, 법원에 제출된 '부동산매매합의서'가 이보다 9개월 뒤에 작성된 것은 승산의 요구에 의해서다. 승산은 합의각서에 "강릉시의 사업부지 변경 절차가 끝난 뒤 1개월 이 내에 '부동산매매합의서'를 작성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서는 '환매'를 부인하는 결정적 증거로 법원에 제출됐다.

그동안 승산은 지역 주민에게 "라카이샌드파인 증축공사가 완료되 2015년 5월 이후 3단계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반복 설명해 왔다. 승산은 공익사업으로 분류되는 '대중골프장' 건설 투자를 내세워 사유지를 강제수용하고, 결국은 부동산 사업으로 시세차익을 올렸다. 강릉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직권남용의 죄에 해당하고, 형법 제122, 123조에 따라 고의성이 있다면, 충분히 형사책임을 져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송에 패한 A씨를 포함한 수용토지 원소유자들 5명은 승산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 원소유주는 "앞선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재판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 만큼 재소송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해석을 받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승산은 '환매'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오마이뉴스>에 전해왔다. 강릉시 역시 "오래된 자료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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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취재하는 김남권 객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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