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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지도로 표시하였고 장소명은 점자로도 적혀 있다.
▲ 여의도생태공원의 휠체어길 안내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지도로 표시하였고 장소명은 점자로도 적혀 있다.
ⓒ 강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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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서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 '무장애나눔길'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었다. 안내판 이름은 생소한데, 내용은 공원 내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지도로 알리는 것이다. 곳곳의 장소명은 점자로도 표기해 놓았다. 보행 장애인과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설치물이다.  

전에 없던 일이라 안내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간혹 장애인을 동반하지 않은 사람들이 안내판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모두 같은 마음이 든 것이 아닌가 한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은 작년 하반기에 장애인의 공원 진입을 돕기 위해 휠체어길을 새로 내기도 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쪽에서 공원에 들어서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했는데, 그 옆에 보행장애인도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낸 것이다. 최근 이곳에 무장애나눔길 안내판도 설치해두었다. 이로써 장애인 배려 작업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느낌이 든다. 
 
여의도성모병원 건널목 근처에 있다. 작년 하반기에 계단 옆에 새로 만들었다.
▲ 여의도생태공원에 휠체어길이 났다 여의도성모병원 건널목 근처에 있다. 작년 하반기에 계단 옆에 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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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은 겉모양과 다르다. 실제로는 이 휠체어 진입로의 완성도는 매우 낮다. 길을 따라 내려올 수는 있지만, 그다음은 주차장 차도와 만나게 된다. 휠체어가 공원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차 차량의 차도를 같이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른바 '무장애나눔길'로 공원에 진입하자마자 장애인은 위험에 노출되고, 이곳 이동 차량 또한 운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의도성모병원 쪽에서 휠체어 진입로로 내려오면 주차장 차도와 만난다.
▲ 휠체어 진입로 끝은 주차장 여의도성모병원 쪽에서 휠체어 진입로로 내려오면 주차장 차도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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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애인 배려와 관련하여 이 공원에는 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휠체어 이용길은 전보다 줄었다. 보수공사를 하면서 휠체어 이용이 가능했던 길에 야자매트를 깔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일부 산책로에는 자갈도 깔았다.
     
야자매트 깔린 산책로는 휠체어가 다니기 어렵다. 결국 휠체어 이용객은 공원 내부를 가까이서 감상할 기회를 잃고 만다.
▲ 야자매트를 깔면 산책로는 무장애인 전용길이 된다 야자매트 깔린 산책로는 휠체어가 다니기 어렵다. 결국 휠체어 이용객은 공원 내부를 가까이서 감상할 기회를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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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길이었다. 작년 침수된 이후 보수했는데, 자갈을 깔았다.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하니 보행장애인의 공원 이용 범위도 그만큼 줄었다.
▲ 휠체어가 다니던 나무데크 길, 자갈길로 변신 나무데크길이었다. 작년 침수된 이후 보수했는데, 자갈을 깔았다.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하니 보행장애인의 공원 이용 범위도 그만큼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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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나눔길'을 안내하고, 휠체어 진입로를 설치한 것을 보면 공원당국도 장애인 배려를 의식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휠체어 진입로의 완성도는 낮고 휠체어 이용로는 줄어들었다. 그러므로 공원 당국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에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겉은 그럴 듯하지만, 속은 그와 다르기 때문이다. 

요즘 공원에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흔하다.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다 지팡이를 짚고 산책에 나선 노인들도 보인다. 야자매트나 자갈길은 휠체어 이용객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또한 생태공원을 거닐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흙길을 밟고 싶어 한다. 산책로를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야자매트는 이용객들의 이러한 자연친화적 욕구에 방해가 된다. 야자매트 길에는 예외 없이 그 옆에 흙길이 나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이용객들의 욕구가 야자매트와 충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야자매트길에는 거의 예외없이 옆에 흙길이 난다. 야자매트를 거부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길이다.
▲ 야자매트길에는 그것을 거부하는 흙길이 난다 야자매트길에는 거의 예외없이 옆에 흙길이 난다. 야자매트를 거부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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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휠체어 이용객도 공원 내부의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샛길을 다니며 숲을 가까이 느껴보기도 하고, 천변에서 물고기나 오리의 활동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공원 당국은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도록 길을 내주어야 한다. 당장은 깔려 있는 야자매트부터 걷어내 길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뿐 아니라 여타 이용객의 불편도 해소해야 한다.   
 
산책길에 나선 휠체어 이용객의 모습이 평안해보인다.
▲ 봄이 완연해지면 산책길에 휠체어 이용객이 늘어난다 산책길에 나선 휠체어 이용객의 모습이 평안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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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애인 이동권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휠체어 이용로를 줄이는 것은 장애인 이동권을 제한하는 일이다. 봄이 완연해질수록 상춘의 욕구는 증대된다. 장애인의 정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올봄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 휠체어의 이동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공원 당국이 장애인 배려를 보다 내실 있게 실천해주면 좋겠다.
 
이 사진을 찍을 때 휠체어의 주인은 보호자와 함께 인근 나무데크 쉼터에 앉아  볕을 쐬고 있었다.
▲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산책로에 놓여 있는 휠체어 이 사진을 찍을 때 휠체어의 주인은 보호자와 함께 인근 나무데크 쉼터에 앉아 볕을 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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