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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층이 한꺼번에 붕괴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의 다른 아파트 동도 위험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203동(오른쪽)의 모습.
▲ 국토부 사조위 "옆 203동도 붕괴 위험" 16개 층이 한꺼번에 붕괴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의 다른 아파트 동도 위험한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201동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203동(오른쪽)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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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가장 엄중한 처분을 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퇴출이 실제 이뤄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실제 건설사가 부실 시공 사고를 사유로 등록이 말소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법적 소송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후속조치 브리핑에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사고에 책임 있는 시공사(현대산업개발)와 감리자에 대해 관할관청인 지자체에 관계법령에 따른 가장 엄중한 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산업개발이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는 부실시공으로 시설물 구조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한 경우에는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처분은 현대산업개발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 관청인 서울시가 최종 결정한다. 이에 따라 '엄정한 처분'이라는 언급은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에 현대산업개발의 퇴출(등록말소)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붕괴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인근 상가와 차량에 대한 물적피해가 발생했고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의 이런 방침에도 당장 현대산업개발 퇴출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까지 건설사가 부실시공 사고로 인해 등록이 말소된 사례는 성수대교 붕괴사고(동아건설) 1건 뿐이다. 다른 부실시공 사고 19건은 모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단장은 "법령상 등록말소라고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 결정에 따라 영업정지 혹은 과징금이라는 경징계 처분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국토부의 공식적인 행정처분 요청이 오면 6개월 이내에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처분은 사고에 대한 자료 수집과 의견 청취, 청문회를 거치도록 돼 있다" 면서 "행정처분은 6개월 내 신속히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등록말소는 영업정지보다 중한 사안인데, 시행령상 등록말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국토부의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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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여론의 바람처럼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의 근거는 과거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를 낸 대림산업(DL이앤씨)에 대해 아무런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토부는 당시에도 대림산업에 대한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검찰이 해당 사안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유감을 표할 정도로 논란이 됐지만, 결국 처벌이 이뤄지진 않았다. 

건설노조 관계자도 "차기 정부에 대해 안전 관련 법안이나 규제를 풀어달라고 워낙 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설업계 저항이 워낙 거세고, 차기 정부 입장도 그런 의견을 기울이는 만큼 서울시가 행정 처분을 엄정하게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퇴출 행정처분 내려도... 실효성 담보까진 산 넘어 산

만약 서울시가 국토부의 요청대로 현대산업개발 퇴출이라는 행정처분을 결정해도, 현대산업개발이 빠져나갈 구멍은 많다. 현대산업개발은 법원에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내면서 동시에 효력정지 신청을 내, 당장 등록말소를 피할 수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집행위원(변호사)는 "행정처분 효력정지는 결정의 정당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행정처분으로 인한 손해가 얼마나 되느냐를 따지기 때문에, 등록말소 같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렇게 되면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정비사업 수주 등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사 퇴출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자회사를 신규 등록해 실적을 승계하는 등 명맥을 유지할 방법은 있다. 행정 처분 이전에 수주했던 공사는 계속 시공이 가능하고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랜드도 양도나 공유 형태로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 이후에도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를 수주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영철 단장은 "과거 물의를 일으켰던 건설 기업들이 사업 부문을 떼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재기를 해왔다"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인해 현대산업개발이 실질적인 존립 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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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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