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는 사과할 일이 없고요."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을 촉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애인단체에 대해 연일 날이 선 비판을 쏟아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 측에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과 의향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한 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행동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대해 평가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 시위에 참석해 "헤아리지 못해서, 공감하지 못해서 죄송하고, 적절한 단어 사용이나 적절한 소통을 통해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정치권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이동권 시위에서 무릎 꿇은 김예지 의원 "이준석 대신 사과").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 전장연 시위에 대해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다"라며 '탑승 제한'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 밝히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어 주말 동안에만 관련 글을 9개나 올렸다.
 

큰사진보기
▲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지하철타기 출근 선전전에 동참해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전장연, 투쟁 방식만 강력... 불편 야기해 뜻 관철, 문명사회서 수용 어렵다"

"(전장연과) 만나 대화할 의향은 없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준석 대표는 "저는 이미 전장연과 만나 대화했고, 약속했다. 전장연이 요구한 것보다 굉장히 진일보한 공약을 냈다"며 "전장연이 이동권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어볼 생각이 있지만, 지금의 탈시설이라든지 (이 사안은) 장애인 단체 내에서 이견이 많은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사실 투쟁 방식이 강력한 것이지 5개 법정 단체에 비해 대표성이 약하다"며 "저는 그곳의 의견을 꼭 항상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전장연을 맹비난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있을 때는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윤석열 당선인에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자기 주장이 관철된다는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장애인 이동권 시위라는 주장을 통해 지하철에서 투쟁하지만 서울시는 94%의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했으며, 나머지 6%의 역사는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난해한 곳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벽히 완료하겠다고 했음에도, 출퇴근 시간을 볼모 잡고,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넣는 방식으로 운행을 막았다"며 "이미 국민의힘은 대선 과정에서도 장애인 이동권에 관해 광역 교통수단에 대한 휠체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말을 59초 쇼츠 공약으로 발표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 예산과 탈시설 예산 6224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전장연은 조건을 걸지 말고 현재의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시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다는 방식은 문명사회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다. 이것이 용납되면 사회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합리적인 논의와 대화가 아닌 가장 큰 공포와 불편을 야기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시위 방식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