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김경애 선수. 절륜한 테이크아웃 샷을 선보이고 있다.

2022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김경애 선수. 절륜한 테이크아웃 샷을 선보이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이탈리아를 꺾고 세계선수권대회 6연승을 달성해 예선 공동 1위를 수성했다. '팀 킴'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캐나다 프린스조지에서 열린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7-4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뒀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전반 마무리 극적인 두 점 스틸로 먼저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반 스틸을 내주며 위기에 놓였던 선수들은 자신의 공격 기회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뽐냈다. 

김경애의 활약도 빛났다. 김경애 선수는 특유의 장기인 테이크아웃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김경애 선수는 이날 던진 16개의 테이크아웃 샷을 모두 명중시키며 98%의 성공률을 보였다. 하우스 앞 가드 스톤도 깨끗하게 비우고, 하우스 안쪽의 다른 색 스톤까지 비워내는 테이크아웃 샷은 김경애답다는 말이 나올 법했다.

초반 잠깐의 어려움, 5엔드 스틸로 풀었다

이탈리아는 '팀 스테파냐 콘스탄티니'가 나섰다. 스킵 스테파냐 콘스탄티니는 지난 올림픽 믹스더블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이기도 했다. 부담되는 메달리스트와의 혈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시작을 알렸다. 경기 전 드로우 샷 챌린지에서 이탈리아를 이기며 첫 엔드 해머, 즉 후공권을 쥔 것.

그렇게 시작한 경기는 1엔드 탐색전으로 흘러갔다. 서로의 샷을 쳐내고 쳐내며 아이스를 탐색한 가운데, 1엔드는 블랭크 엔드로 '팀 킴'이 2엔드 후공권을 쥐었다. 2엔드는 '팀 킴'에 아쉬웠다. 상대의 공세 속에 한국이 하우스 안 스톤을 많이 지켜내지 못했다. 김은정 선수의 막판 드로우로 한국은 1점을 올리는 데 만족했다.

이어 3엔드는 한국에 기회였다. 이탈리아가 2점을 따낼 수 있는 기회에서 웨이트 조절에 실패하며 한 점만을 올리는 데 그친 것. 한국 역시 4엔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팀 킴' 선수들에 기회가 5엔드 찾아왔다.

선수들은 5엔드 초반부터 가드 스톤을 세우고 드로우를 하는 데 집중하며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발판을 세웠다. 특히 김경애 선수 역시 이번 경기의 유일한 드로우를 5엔드에서 두 번 만들어냈다. 한국은 특히 김은정 선수까지 무려 다섯 개의 스톤을 하우스 안에 밀어넣으며 라스트 샷을 이탈리아에 넘겼다.

철옹성 같은 한국의 스톤을 뚫어낼 방법이 없었다. 스테파냐 콘스탄티니는 버튼에서 멀찍이 떨어진 스톤 하나를 놓는 데 그쳤다. 1번, 2번 스톤은 한국의 것이었다. 한국은 두 점의 스틸을 따내며 이번 경기 승리의 교두보를 놓는 데 성공했다. 전반 종료 시점 스코어는 4-1.

김경애 '테이크아웃'... 당해낼 수 없었다
 
 2022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김선영 선수와 김초희 선수.

2022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김선영 선수와 김초희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후반전에도 대표팀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6엔드 초반부터 버튼 싸움을 이어나간 '팀 킴'이었다. 특히 김초희·김경애 선수는 상대 스톤을 싹싹 쳐낸 뒤 슈터(상대 스톤을 테이크아웃 한 뒤 굴러가는 자신의 스톤)를 그대로 남기며 상대에게 많은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역시 한 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7엔드 위기가 찾아왔다. 하우스 안에서 난전이 벌어진 상황 김경애 선수가 두 개의 스톤을 던져 상대의 스톤 세 개를 밀어내는 효율적인 테이크아웃에 성공했지만, 김은정 선수의 마지막 스톤이 아쉽게도 1번 스톤이 자리하는 데 실패한 것. 한국은 이탈리아에 연속 득점을 내주며 4-3 스코어, 위기에 놓였다.

8엔드, 드디어 '팀 킴'의 빅 엔드가 터졌다. 김선영·김초희가 센터 싸움을 건 데 이어, 김경애는 하우스 안 이탈리아의 스톤을 두 번 연속 더블 테이크아웃 해내며 상대의 스톤을 치워버렸다.

이탈리아 역시 스킵 샷에서까지 공격을 시도했지만, 김은정이 상대 스톤을 모두 치워버리며 하우스 안에 자신의 석 개의 스톤만을 남겨놓았다. 그렇게 점수를 석 점 올린 '팀 킴'은 스코어를 7-3으로 벌려놓았다. 사실상의 승리 확정이었다.

9엔드 김선영 선수를 대신해 김영미 선수가 투입된 가운데 이탈리아가 한 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10엔드 해머를 한국이 쥔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 악수를 청했다. 7-4 스코어로 승리, '팀 킴'의 세계선수권 무패 행진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덴마크·스웨덴... 어려운 상대들 뚫어라

김경애 선수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최고의 폼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드로우와 샷을 포함해 99%의 성공률을 보여준 데 이어, 전체 성공률로 봐도 88%의 성공률을 지니고 있다. 이는 서드 성공률 1위를 차지한 스웨덴의 사라 맥마누스의 성공률 92.1%에 이은 2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팀 킴' 선수들 앞에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다. 이제는 플레이오프권에 가까운 다른 국가들과 한판을 벌여야 하기 때문. 한국 시간으로 24일 새벽 덴마크와의 경기에 이어, 스웨덴·캐나다·일본 등 우승권에 가까운 국가들과 남은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이제 어려운 상대들만 앞에 남았지만,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달려온 기록을 통해 충분한 자신감을 얻은 '팀 킴'이다. '팀 킴'은 국제대회 최대 연승의 꿈을 넘어 자신들의 꿈이었던 세계선수권 첫 메달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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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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