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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하나의 동작이다. 그러나 단순히 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싶을 때, 누군가와 대화의 장을 열고자 할 때, 힐링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우리는 쉽게 '걷기'를 택한다. 무엇보다 천천히 걷다 보면 역사, 자연, 스토리, 사람을 만나게 되니 그 자체가 종합적인 문화인 것이다.

특히 용인은 걷기에 좋은 지역이다. 아파트가 빼곡한 동네에도 저마다 산과 숲길을 끼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에 어디서나 걷는 사람을 마주할 수 있다. 살고있는 동네 마을길도 좋지만, 용인의 아름다운 길인 '청년 김대건길'과 '영남길'을 꼭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숲에서 힐링할 수 있는 청년김대건길
 
용인에는 청년 김대건길 등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용인에는 청년 김대건길 등 걷기 좋은 길이 많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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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김대건 길은 은이성지에서 와우정사를 거쳐 미리내 성지까지 이어진 총 10.3km 도보길로, 한국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사목활동을 전개했던 순례길이다. 순교 후에는 시신을 안장하기까지의 이장 경로이기도 한데 2020년부터 용인시가 숲과 마을을 통해 힐링을 할 수 있는 걷기 코스로 조성했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김대건 신부가 등재되면서 당진 솔뫼성지를 비롯해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에 관심이 높아졌는데, 용인에서 대표적인 곳이 은이성지이다.

은이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첫 사목지이자 순교 전 마지막 미사를 드린 곳이다. 이곳에 '김대건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았던 중국 상해의 김가항 성당을 2016년 은이성지에 복원·건립했다. 숨어있는 동네라는 뜻의 은이마을에 위치한 은이성지에서 신덕고개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치유의 길로 은이계곡의 물소리와 잎갈나무를 비롯해 우거진 숲을 통해 자연의 보살핌을 받으며 힐링할 수 있는 길이다.

신덕고개에서 와우정사로 내려오는 길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도중에 세계의 다양한 불교 모습을 볼 수 있는 와우정사도 가볼 만하다. 청년 김대건 길은 믿음, 소망, 사랑의 덕을 쌓는 삼덕고개(신덕, 애덕, 망덕)를 넘어 미래내 성지까지 연결되는데 망덕고개에서 애덕으로 넘어 가는 길에 장촌마을을 만나게 된다.

장촌마을은 묵3리에 위치하는데 천주교 박해시절 교민들이 함께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곳으로, '묵리(墨里)' 즉 '검은 동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천주교민들이 숨어 살면서 생계를 위해 숯을 만들어 팔다 보니 동네 주변이 검은 빛이기에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장촌마을은 집집마다 가꾸어놓은 정원이 아름답고, 마을주민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카페와 4계절 농산물체험을 할 수 있는 휴양마을이다. 특히 마을주민들이 심어놓은 수양홍도(개복숭아나무)로 봄에는 벚꽃과 함께 꽃이 만발해 꽃축제를 열고 있다. 마을에서 수확한 수양홍도와 블루베리를 이용해 만든 음료와 각종 산나물, 두릅, 표고버섯, 감자, 옥수수로 만든 로컬푸드 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청년 김대건길 코스 중 애덕고개로 가는 길 가까이에서는 석포숲을 만날 수 있다. 석포숲은 손창근 선생이 산림청에 기부한 숲으로, 작은 강원도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청년 김대건길을 걷다 보면 정화되는 마음을 얻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치유의 길'이라 할 만하다.

다양한 문화유적지와 산을 만날 수 있는 영남길

또 하나 대표적인 용인의 걷기 길로 영남길이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옛길 프로그램을 통해 3갈래 길을 조성했는데, 한양에서 출발해 대륙의 경계인 의주까지 가는 의주길과 한양에서 부산 동래까지 연결된 영남길, 한양에서 제주까지 가는 길에 충청, 전라, 경상의 삼남 지방을 지나가는 삼남길이 그 길이다.

그 중 영남길은 조선시대 6대로 중 하나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은 약 960리에 달해 천리길이라고도 불렸다. 길 형성은 신라시대로 추정하며 일찍이 국제적인 문화와 경제 교류의 허브로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길로 사용되었다. 영남길은 성남, 용인, 안성, 이천을 지나가는데 영남길 총 10구간 중에 용인에는 3, 4, 5, 6, 7구간이 있다.

영남길은 다양한 문화유적지와 산을 만나게 된다. 3구간은 민영환묘, 용인향교, 법화산을 통하고, 4구간은 석성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코스로도 훌륭하다. 5구간은 과거 수여선 기찻길을 따라 전통시장인 용인중앙시장을 거쳐 가고, 6구간에서는 청년 김대건길인 은이성지부터 와우정사, 법륜사, 농촌테마파크까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용인의 마지막 7구간은 독성리에서 조비산을 통하는 길로 수려한 경관을 지니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조성 시 일부 구간이 사라질 수 있어 그 전에 꼭 한번 걸어보면 좋겠다.

곧 벚나무가 꽃봉오리를 터뜨릴 것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용인의 길을 걷다 보면, 사계절을 느끼며 자연을 마주하게 되고 특별한 만남, 그 중에서도 특히 나 자신과 만날 수 있다.

- 도금숙(공정여행마을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용인관광두레PD)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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