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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독도체험관 내부 전경
 인천독도체험관 내부 전경
ⓒ 김대형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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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봄은 찬란하다. 한반도와 함께 460만 년을 도도하게 흘러온 짙푸른 역사와 바닷새, 희귀 풀꽃의 향연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역사·지정학적으로는 물론 생태·경제적으로 귀중한 우리나라의 영토, 독도는 올해도 어김없이 힘차게 봄을 열어젖히는 중이다.

인천에서 독도를 만날 기회가 왔다. 인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1층에 '독도체험관'이 문을 연 것이다. 

강치·섬초롱꽃 등 독도의 속살 '생생'

인천독도체험관에 들어서면 커다란 눈망울에 매끈한 몸이 매력적인 독도 강치(물범)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파도 소리 따라 발을 옮기면, 해저터널 같이 길고 깊은 '독도의 세상'이 열린다. 지난 2월 17일 고만고만한 키의 두 어린이가 폴짝거리며 독도를 탐험하고 있었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인천시교육청 독도체험관은 독도의 마스코트 강치는 물론 독도의 품에 서식하는 무수한 생명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섬초롱꽃, 해국 등 척박한 땅에 기대 사는 풀꽃들이 즐비하다.
 
서도 몽돌해변에서 바라본 동도
 서도 몽돌해변에서 바라본 동도
ⓒ 대한민국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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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북사면 계단의 괭이갈매기떼
 서도 북사면 계단의 괭이갈매기떼
ⓒ 대한민국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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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고서와 함께 독도 연표도 시대별로 정리돼 있다. 찰칵 포토존, AR(증강현실) 체험실에선 눈으로, 몸으로 독도의 역사를 즐길 수 있다.

독도의 옛 이름은 우산도(울릉도에 있었던 고대 소국 '우산국'에서 비롯된 이름), 석도(바위로 이루어진 섬이라는 뜻). 현존하는 역사책 중 가장 오래된 <삼국사기>, 조선 시대 지리지인 <세종실록지리지>는 독도를 우리나라 영토로 기록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독도상설전시관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교육부·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이곳을 체험 중심의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 확장 개관했다. 이솔아(27) 인천시교육청 담당 주무관은 "새 학기부터 초중고 학생 대상의 해설·체험 프로그램(1시간 40분, 오전· 오후 각 1회)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전국 으뜸 독도지킴이, 부평구 세일고등학교

부평구 세일고등학교는 ​지난해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전국 독도지킴이 우수학교' 선발대회에서 전국 1등을 차지했다. 사회과학 융합 동아리 '인피니티스팀'을 주축으로 지난 2019년부터 활동을 펼친 뒤 얻은 값진 결과였다.

개학을 앞두고 찾아간 교정에선 홍석헌(57) 지도교사와 동아리 학생들이 3D 프린터로 독도와 강치 모형을 만들고 있었다. 2000분의 1 크기지만, 사진으로만 보고 상상만 하던 동도·서도 2개 봉우리가 자태를 드러내자 모두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졌다.

김재황(17) 학생은 "지도로 볼 땐 작은 점으로 보여 독도가 작은 줄 알았는데, 모형으로 만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크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독도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활동은 국제적으로도 왕성하다. 동해와 독도를 각각 일본해와 다케시마(竹島)로 잘못 표기한 지도 플랫폼에 항의 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독도는 작고 외로운 바위섬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품고 있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다. 홍석헌(가장 우측)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독도의 생태·경제적 가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독도는 작고 외로운 바위섬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품고 있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다. 홍석헌(가장 우측)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독도의 생태·경제적 가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김대형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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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16) 학생은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우영(16) 학생은 "메타버스에 '독도의 환경과 역사 박물관'을 구현해 전 세계인에게 독도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 로봇공학자가 꿈인 이원진(16) 학생은 "무동력 비행 카메라를 개발해 독도 주변을 지속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포부를 각각 밝혔다.

인피니티스팀은 교내 독도 전시회, 독도 꽃밭 조성, 독도 컵을 만들어 가족과 이웃에게 독도 이야기를 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수면 아래 독도의 진짜 모습, 한라산보다 높은 대자연의 보고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 '독도는 우리 땅'. 홍 교사는 '어떻게 아이들의 관심을 깨울까'를 고민했다. 그가 고민 끝에 다다른 방법은 '아이들이 잘 모르는 독도의 진짜 모습, 일본 야욕의 진짜 이유를 알려주자'였다.

독도는 '작은 바위섬'이 아니라 한라산보다 높은 '2000m의 높은 바다 산맥'으로 해수면 아래 제 모습을 감추고 있다. 동해의 수중 세계는 서쪽으로 울릉도와 안용복해산이, 동쪽으로 신흥택해산, 이사부해산이 이웃해 있다. 모두가 하나로 이어진 거대한 바다 산맥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 2008년 독도 주변에 친환경 대체 에너지로 평가받는 메탄하이드레이트 약 6억t이 매장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제적 가치는 약 150조 원에 이른다. 이는 천연가스가 얼음에 둘러싸여 고체로 변화한 것으로 '불타는 얼음(fire ice)'이라고도 부른다. 독도 주변의 해양 심층수는 청정수로 음료,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일본 야욕의 진짜 이유는 '독도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관광, 해양자원 그리고 메탄하이드레이트 등 해저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요. 독도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입니다." 독도는 작고 외로운 바위섬이 아닌, 우리의 밝은 미래를 품은 거대한 자원의 보고다.

전국 최초 '울릉도~독도 수영 횡단'...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2004년 전국 최초 울릉도~독도 수영 횡단, 그 뒤에는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가 있었다. 길종성(좌) 회장과 김경민 인천광역시본부장.
 2004년 전국 최초 울릉도~독도 수영 횡단, 그 뒤에는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가 있었다. 길종성(좌) 회장과 김경민 인천광역시본부장.
ⓒ 김대형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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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5일 새벽 5시 25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33명의 선수가 울릉도 앞바다에 뛰어들었다. 중학생부터 환갑을 넘긴 사람까지 수영 팬티만 입은 맨몸의 선수들이 차가운 물살을 가르며 울릉도~독도(89km) 수영 횡단을 시작했다. 다섯 척의 오징어 집어등이 어두운 하늘을 대낮같이 밝혔다.

"독도 만세!"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들은 거친 파도와 싸우는 주자를 응원하며 다 함께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오전 10시 40분까지 참가자 중 절반인 17명의 주자가 3분의 1 지점을 돌파했고, 나머지 주자들은 죽을 힘을 다해 28시간 만인 다음날 아침 10시께 독도에 닿았다.

동해를 힘차게 횡단한 선수들의 뒤에는 길종성(60)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회장이 있었다.

"당시 2000명이 넘는 국민이 지원했어요. 제가 운영하던 수영장에서 반년간 연습과 테스트를 거쳐 가장 체력이 좋은 33명을 선발해 성공했지요."

길 회장은 2007년엔 알프스 몽블랑 정상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친 것을 비롯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이름)의 날'을 강행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규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씨 등 많은 이가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독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켜야 합니다.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걸 일본도 알고 있어요. 그래도 잃을 게 없으니까 생떼를 부리는 거예요."

김경민(62)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인천광역시본부장은 "지난해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인천시의회 로비에서 '독도 사진·고지도 전시회'를 열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며 "올해도 인천시청역, 인천대공원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독도의 봄, '강치'를 기다리며
 
3D 프린터로 제작한 독도와 강치 모형
 3D 프린터로 제작한 독도와 강치 모형
ⓒ 김대형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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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바닷속 모습
 독도의 바닷속 모습
ⓒ 대한민국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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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는 460만 년 동안 그 품에 안겨 필사적으로 대를 이어온 무수한 생명이 살아 숨 쉰다.

봄의 첫 손님은 괭이갈매기. 매해 1만여 마리가 일찌감치 둥지를 틀고 사랑의 축제를 벌인다. 이들은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 함께할 만큼 부부애가 각별하다. 이어 쇠가마우지, 후투티, 멋쟁이새, 유리딱새 등 철새가 섬에 찾아들어 쉬어 간다.

섬초롱꽃, 왕호장근, 섬괴불나무, 초종용... 풀꽃들도 제 몫의 싱그러움으로 봄을 노래한다. 흙이 거의 없는 척박한 땅과 거센 바닷바람을 이겨낸 기특한 생명들이다.

해저를 푸른 숲으로 만든 일등 공신은 감태와 대황. 그 속에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깨어나고 성장한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독도 바다에는 180여 종의 어류가 살고 있다.

물개는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손님이다. 옛 친구인 강치와 많이 닮았다. 이 섬의 본디 주인은 강치였다. 1900년대 초까지 수만 마리가 서식했지만,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일제는 강치를 닥치는 대로 잡아갔다.

떠났던 봄 손님이 모두 돌아왔지만 강치는 1970년대 이후 50년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 하지만 언젠가 돌아와줄 거라 믿는다. 올해도 독도의 봄은 '끝나지 않는 기다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에서 발행하는 종합 매거진 <굿모닝인천> 2022년 3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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