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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훈 기획자
 윤재훈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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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편견과 싸웠고, 편견에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편견에 부딪힐 때마다 사명(社名)에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빼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지만, '우리는 춤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예술단체다'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인천 서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기획자 윤재훈(34)씨는 요즘 핫한 댄스와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단체 '윌유엔터테인먼트(Will You Entertainment)'의 창립멤버다. 윤재훈씨의 춤은 인천 가정동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시작됐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춤이 좋아서, 춤을 추다가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고 2017년 윌유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졌다.

윤재훈 기획자는 스트릿댄스가 오랜 시간 무용의 한 장르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인천에서 무용은 발레와 현대 무용뿐이고, 스트릿댄스는 무용으로 인정받지 못해 어떤 지원 사업에서도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광탈'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야말로 광속탈락의 연속이었어요. 서류를 통과하지도 못한 게 부지기수고, 어쩌다 면접에 들어가도 저희에겐 아무 것도 묻지 않으시더라고요."
 
2019년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작품 '탈피'. '전통과 현대를 잇다'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 작품은 비보이, 전통 타악, 전통 무용, 캘리그래프, 비트박스 등을 융합한 복합 무대공연이다.
 2019년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작품 "탈피". "전통과 현대를 잇다"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 작품은 비보이, 전통 타악, 전통 무용, 캘리그래프, 비트박스 등을 융합한 복합 무대공연이다.
ⓒ 윌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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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작품 '탈피'. '전통과 현대를 잇다'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 작품은 비보이, 전통 타악, 전통 무용, 캘리그래프, 비트박스 등을 융합한 복합 무대공연이다.
 2019년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작품 "탈피". "전통과 현대를 잇다"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 작품은 비보이, 전통 타악, 전통 무용, 캘리그래프, 비트박스 등을 융합한 복합 무대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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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인천에서 활동을 이어나가려 애썼지만 결국 인천의 지원 사업에서는 모두 고배를 마시고 안산에서 첫 지원을 받았다. 안산에서도 스트릿댄스, 국악, 미디어아트의 융복합을 시도했는데, 전통(국악)과 스트릿댄스를 섞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았다. 스트릿댄스가 진지한 문화의 대상이라고 여겨지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스트릿댄스와 미디어, 그리고 다른 문화 장르의 융복합이라는 윌유엔터의 기본을 바꿀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열정 하나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갔고, 결국 '스트릿댄스와 미디어아트가 함께 하는 신선한 팀을 만났다.는 심사평과 함께 2022년 인천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육성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한다.

"이젠 스트릿댄스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어요. 한국 비보잉이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거든요. 거기다 작년 스트릿우먼파이터가 엄청난 흥행을 거두면서 스트릿댄스에 대한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기쁘고 긍정적인 일이죠."

안산, 서울, 세종시 등에서 일을 했고 인천으로 오고 싶었지만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인천 서구문화재단이 생기면서 기회가 생겼다. 서구문화재단에서 청년예술가와 청년기획자를 발굴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거기에 윌유엔터의 대표인 임현태(35)씨가 서예와 타악, 비보잉, 미디어아트의 융복합으로 청년예술가 섹션에, 윤재훈씨는 춤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자 섹션에 선정되면서 다시 인천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윤재훈 기획가는 서구문화재단과 협업이 재미있고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간 인천 서구는 연극, 음악이 강했고, 무용은 인천시티발레단만이 대표성을 띠고 있었는데 스트릿댄스라는 새로운 장르가 윌유엔터를 통해 문화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주체와 대상, 객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얻은 것이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화공감 방방곡곡 사업에 선정된 작품 '기록'
 2022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화공감 방방곡곡 사업에 선정된 작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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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받은 지원금이 500만 원이었는데 결과물이 좋았는지 재단에서 어떻게 이런 결과물을 만들었느냐고 오히려 물으시더라고요. 인천으로 다시 올 수 있었고, 우리를 알아봐주는 사람들과 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이대로 10년만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많은 단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정말 중요한데,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장래가 있어 보이는 단체나 청년들에게 장기적인 지원을 해주는 거예요. 제가 인천 서구에서 매년 청년기획자 사업을 통해서 3년 동안 지원을 받았는데 1년차, 2년차, 3년차, 이렇게 해를 거듭하면서 깊이가 달라졌거든요.  

연차가 쌓이면서 지역과 주민의 필요에 대한 이해가 점점 쌓이더라고요. 제가 서구에서 살았지만 검여 유희강(劍如 柳熙綱)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재단과 협업을 하면서 검여 선생을 알게 됐고, 그런 부분을 우리 기획에 새롭게 더할 수 있게 됐죠. 또 서구 주민들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더 큰 호응을 불러올 수 있는지도 더 잘 알게 됐고요. 이제 서구가 전과는 다르게 보여요."
 
2019년 세종시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로봇+춤을 결합한 퍼포먼스
 2019년 세종시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로봇+춤을 결합한 퍼포먼스
ⓒ 윌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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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아트스쿨
  2021년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아트스쿨
ⓒ 윌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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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서울에서 문화욕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 문화 발전이 뒤처지곤 했던 현상들은 곧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여기저기에서 차오르고 있다. 월유엔터테인먼트가 인천 문화의 달라진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로, 달라질 인천 문화의 미래로 오랫동안 인천과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글·사진 송수연 문학평론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태그:#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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