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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다. 대선 결과에 따른 반응이 아니다. 대선의 과정 속에서 여실히 느낀 것은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혐오가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 혐오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은 몇 년 전부터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정해둔 선을 기준으로 그 선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네 편 내 편을 가르며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것 같았다.

혐오는 구분 짓기를 만들어내고, 구분 짓기는 언어를 통해 고착화되었다. '맘충', '급식충(잼민이)', '틀딱', '김치녀', '한남충' 등 다양한 혐오 표현은 인터넷의 많은 곳에서 자연스레 '그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무분별한 혐오 표현의 생성과 사용이 문제라고 느낀 것은 재작년부터이다. 2020년에 청소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청소년들의 관심이 많은 '유튜브'를 활용하여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해보는 유튜브 동아리를 작년까지 운영했다.

청소년들과 함께 동아리를 운영하며 알게 된 것은 앞서 언급한 혐오 표현이 기존에는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만 사용되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 틱톡 등의 발달로 인해 청소년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혐오 표현이 생겨난 배경 등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혐오 표현을 자연스레 내뱉으며 그저 자신보다 연장자인 사람들, 심지어는 자신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형 누나들에게도 '틀딱'이라 표현하는 등 혐오 아닌 혐오를 일삼고 있었다.

지역감정 조성에서 '성별 갈라치기'로

혐오 표현을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것은 청소년뿐만이 아니었다. 나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인터넷상에서 시작된 '여혐', '남혐'은 내 또래 친구들에게는 이미 많이 스며들어 일상생활에서도 단순히 '밥을 사지 않는다', '얻어먹는다' 등의 사소한 이유들로 "쟤는 한남충이다", "쟤는 김치다" 등의 표현을 서슴없이 입 밖으로 내뱉는다. 이러한 혐오 표현들이 온라인을 넘어 일상생활 속으로까지 스며드는 것에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혐오와 갈등은 예부터 정치적 도구의 일환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호남지역과 영남지역 간의 지역감정을 조성하여 두 지역민들 사이 갈등을 부추겨 정치의 판으로 이용해왔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그에 한술 더하여 이른바 '성별 갈라치기'로 대선이 전개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실제로, 대선이 가까워질 때 즈음 대학생들의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바탕으로 여성과 남성, 서로를 향한 혐오 글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고 진절머리가 나 그 앱을 대선 기간 동안 삭제해두기도 했다.

최근 들어 혐오의 시대라고 느낄 만큼 혐오가 만연한 이유는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이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분노 표출 대상은 실체가 없는 사회구조에 대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특정 집단에 대한 분노로 표출을 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번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0.73%p의 표차로 신승을 거두며 당선 소감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하셨다. 대선의 성별 갈라치기 양상을 만들어낸 장본인께서 그런 말씀을 하셔서 그 말의 진실성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부디 본인 말씀대로 국민 통합을 이뤄내어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이 잦아드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시길 빌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홍세화님은 인권연대 회원입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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