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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1] 아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것은 부모의 오해라고만 볼 수는 없는데 실제 사회의 10대에게 요구하는 시간표가 이러하다. 보통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하이스쿨의 롤콜(출석체크)은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밴드나 스포츠 등 과외활동은 꼭두새벽이나 마찬가지인 7시 20분인 곳도 있다.

자녀가 일찍 학교에 가서 맑은 정신으로 수업을 준비하기를 바라는 것이 보통 부모의 마음인 것은 인지상정이다. 수면시간 갈등은 부모들이 보통 갱년기에 접어드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아뿔싸. 부모는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지며 눈꺼풀이 천만근같던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잊는 것이다. 

10대의 아이들은 수면을 관장하는 멜라토닌 자체가 늦게 분비되어 일찍 잠을 자기가 어렵다. 청소년들이 어린이들보다 성인들보다 늦게 자는 것은 완전히 정상적이다. 아침에 일찍 깨운다 하더라도 거기에 맞춰 멜라토닌이 저녁에 일찍 분비되지도 않는다. 9시만 되면 아이가 불을 끄고 내일을 위해 꿀잠 자기를 기대하는 것은 실패와 실망을 차례로 부른다. 

안 그래도 아이들은 자신 나이대의 신체 시계와 맞지 않는 학교와 사회의 시간표로 만성적인 수면박탈 상태에 있다(10대의 뇌, 프랜시스 젠슨, 에이미 엘리스 넛, 웅진지식 하우스 참조). 수면이 부족하면 질병에 잘 걸리고 공격성이 증가하며 충동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게 된다.  

아이들이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충분히 자는지 신경 쓰자. 밤에 늦게 잔다면 낮에 잘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침실은 아늑하게 불필요한 자극을 최대로 줄여, 컴퓨터나 전자기기 등을 되도록이면 없애는 것이 좋다. 휴일에는 늦잠을 충분히 잘 수 있게 하자.  

[오해 2]  10대 아이는 약속을 지키는 것을 지금 배워야 한다

2차 성징으로 몸이 커진 청소년들은 사실 몸만 커진 건데 어른들처럼, 그것도 아주 책임감 있는 어른들처럼 행동하리라는 기대를 받는다.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이 부모들이 흔하게 갖는 불만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가. 많은 경우 그 약속은 부모가 기대에 차서 혼자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또는 사회의 룰에 그대로 순응하라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사실 약속이 아니라 통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신경을 뺏기지 않으면서 정한 시간만큼 공부를 하고, 연습하기로 한 만큼 악기를 연주하고, 운동도 정기적으로 나가서 땀 흘리며 열심히 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친구들과도 좋은 사이를 유지하며 항상 웃는 얼굴로 어른들에게 인사하기로 약속한 10대가 있다고 하자. 아이들도 이런 걸 원하며 가끔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살 수 있는 청소년은 드물다. 어른들도 똑같이 못하지 않는가. 다른 것은 아이는 는 아직 부모의 통제 안에 있으니 시키면 가능할 거라고 부모가 믿는다는 것이 다른 것이다. 이런 약속은 아이의 용량을 벗어나는 일인데 어른들은 약속을 안 지킨다고 화를 낸다. 

[오해 3] 아이가 예의 없고 툴툴거리는 것은 어른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13세 조나단은 축구를 하러 갔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수업이 취소되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면서 운동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집에 오니 엄마가 시간이 남았으니 바이올린 연습을 하라고 했다. 원래 연습하는 시간도 아니었고 기분도 좋지 않아 소리가 엉망으로 났다. 엄마는 소리를 듣고 화를 내며 열심히 연습하지 않고 태도가 불량하다고 건방지다고 혼을 냈고 조나단은 울며불며 대들었다. 

엄마는 '이왕 축구도 취소되었으니 놀면 뭐해. 원래 연습하기도 되어 있는 악기 연습하는 건데 태도도 불량하게 불만이 가득해서 정성도 없고… 차라리 하질 말지, 아주 애가 버릇이 없어'라고 생각한다. 

조나단은 어떤 입장일까. '친구들과 놀고 싶었고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도 풀 기회였는데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다. 실망스럽고 우울한데 집에 와서 악기 연습까지 해야 한다. 안 한다고 한 것도 아니고 하고 있는데 엄마는 화를 낸다.' 자, 조나단은 억울하지 않겠는가. 

아이는 다시 말하지만 로봇이 아니다. 자기가 하기 싫은 행동을 웃으면서까지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불만에 가득 찬 태도로라도 실제로 하고 있으면 그러면 되는 거다. 학교도 가고 숙제도 한다면 된 것이다. 그걸 할 때의 아이의 감정과 태도는 아이의 고유의 것이다. 부모가 건드릴 수 없다. 

"조나단, 축구하고 싶었다가 못해서 속상했을 텐데 악기 연습도 하고.. 좀 훌륭한데? 엄마 감동받았어. 자 같이 맛있는 거 먹자" 이러면 바로 공손하고 행복한 아이의 얼굴을 볼 것이다.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존중을 받고 싶다면 아이의 감정을 먼저 존중하시라. 태도와 감정은 코칭의 대상이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덧붙이는 글 | 김지현 Mina Kim
호주 부모교육 라이선스 프로그램 Tuning into Teens, 미국 라이선스 Circle of Security 교육 이수. 현재 NSW릴레이션쉽스 오스트레일리아 www.relationshipsnsw.org.au에서 10대 자녀 양육 세미나 진행. *이 칼럼의 내용은 멜번 대학 University of Melbourne에서 개발한 Tuning into Teens의 교육내용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질문이나 의견은 nodvforkorean@gmail.com 트위터@nodvforkorean
  
이 칼럼은 호주의 한국어 매체 한호일보 hanhodaily.com 에도 같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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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24년째 거주중인 한인동포입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여러 호주의 커뮤니티 서비스 기관에서 일해왔고 있고 현재는 한인 부모를 상대로 육아 세미나를 진행 중입니다. 호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주로 기사로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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